|
주일무적(主一無適)
정신을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主 : 주인 주(丶/4)
一 : 한 일(一/0)
無 : 없을 무(灬/8)
適 : 알맞을 적(辶/11)
출전 : 박지원의 연암집 제7권 별집 종북소선(鍾北小選)
성리학에서, 경(敬)을 풀이한 말이다. 정이(程頤)가 주창하고 주희(朱熹)가 이어받은 풀이로서, 정신을 집중하여 외물(外物)에 마음을 두지 않음을 뜻한다.
박지원의 연암집 제7권 별집 / 종북소선(鍾北小選)
환성당기(喚醒堂記)
당(堂)의 액호(額號)를 '불러서 깨운다'는 뜻의 '환성당(喚醒堂)'으로 한 것은 어째서인가? 이는 주인옹(主人翁)이 손수 쓴 것이다. 주인옹은 누구인가? 서봉(西峰) 이공(李公)이다.
부르는 대상은 누구인가? 바로 자신을 부른 것이다. 무엇 때문에 불렀는가? 공은 평소에 경이직내(敬以直內)하고 잠깐 사이라도 주일무적(主一無適)하여, 언제나 삼가고 독실하여 하나의 공경할 '경(敬)' 자로써 힘쓰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온 세상 사람들이 무지몽매하여 취생몽사(醉生夢死)하니 어느 한 사람도 이러한 도리를 간파한 자가 없었으므로, 아무리 불러 보았자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였고 아무리 깨워 보았자 취기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이에 기거하는 당에다 편액을 걸어서 좌우명(座右銘)으로 대신하고 아침저녁으로 스스로를 깨우치며 항상 볼 수 있게 하였으니, 어찌 옳은 일이 아니겠는가.
지금 공의 후손인 판서공(判書公)이 집을 짓고자 한 선조의 뜻을 잊지 아니하고 훌륭한 집을 이처럼 빛나게 지어 능히 선조의 미덕을 계승하였으니, 그 집안의 어진 자손이요 조상을 욕되게 아니한 사람이라 할 만하다.
나는 이 당에 대하여 거듭 감회가 있다. 이른바 오래된 가문이라는 것은 거기에 교목(喬木)이 있다고 해서 이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대로 공신이 이어져 온 집에는 반드시 수백 년 된 교목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그 정원을 두루 살펴보면, 늙은 나무가 우람하고 큰 가지 작은 가지가 새로 나서 울울창창하니, 이는 단지 비와 이슬만 먹고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만약에 나무를 배양하는 노고가 없었더라면 어찌 이처럼 무성할 수 있겠는가.
계속해서 이 당에 사는 후손이 진실로 거경(居敬)하여 몸가짐을 지켜가지 않는다면, 뜰을 뒤덮은 늙은 나무를 보고 왕씨(王氏)의 세 그루 홰나무에 부끄러움이 없을 수 있겠는가. 이를 힘써야 할진저.
[註]
○ 서봉(西峰) 이공(李公) : 이시방(李時昉)의 호가 서봉(西峰)이다. 본관은 연안(延安)이고 시호는 충정(忠靖)이다. 연평부원군(延平府院君) 이귀(李貴)의 아들이요 영의정을 지낸 이시백(李時白)의 아우였다. 인조반정(仁祖反正)에 부친과 함께 가담하여 연성군(延城君)에 봉해졌으며, 이괄(李适)의 난과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때에도 공로가 있었다.
○ 경이직내(敬以直內)하고 … 주일무적(主一無適)하여 : 주역 곤괘(坤卦)에 "군자는 경으로써 마음을 바르게 하고 의로써 행동을 바르게 한다(君子 敬以直內 義以方外)"고 하였다. 논어 학이(學而)에서 공자가 천승(千乘)의 제후국을 통치하는 방법으로서 "그 일을 공경하고 인민들에게 신임을 얻어야 한다(敬事而信)"고 했는데, 주자(朱子)의 주(註)에 "경이란 주일무적을 이른 것이다(敬者 主一無適之謂)"라고 하였다. '주일무적'은 정신을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성리학에서 '경이직내'와 '주일무적'은 수양(修養) 방법을 나타내는 표어로 흔히 쓰였다.
○ 판서공(判書公) : 연암과 교분이 있었으며 공조 판서와 형조 판서를 지낸 이민보(李敏輔)가 아닌가 한다.
○ 이른바 … 마련이다 : 맹자 양혜왕 하(梁惠王下)에 맹자가 제(齊) 나라 선왕(宣王)을 만나서 "이른바 오래된 나라라는 것은 거기에 교목이 있다고 해서 이르는 것은 아니다. 대대로 이어져 온 공신들이 있기에 그렇게 이르는 것이다(所謂故國者 非謂有喬木之謂也 有世臣謂之也)"라고 하였다. 연암의 말은 맹자의 이 말을 조금 변형한 것이다.
○ 거경(居敬) : 경으로써 마음을 바로잡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거경궁리(居敬窮理)는 성리학에서 수양과 학문의 요체로 간주되었다.
○ 왕씨(王氏)의 세 그루 홰나무 : 송(宋) 나라 때 왕우(王祐)가 뜰에다 홰나무 세 그루를 심어 놓고서, "내 자손 가운데 반드시 삼공(三公)이 나올 것이다" 하였는데, 그 후에 아들 왕단(王旦)이 정승이 되었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그들을 '삼괴왕씨(三槐王氏)'라 하였다. (宋史 卷282 王旦傳) 삼괴(三槐)는 주 나라 때 삼공이 천자에게 조회할 때 궁정 뜰의 세 그루 홰나무를 바라보고 서 있었으므로 '삼공'을 상징한다.
주일무적(主一無適)의 경(敬)
주일무적(主一無適)이라고 할 때 주일(主一)이란 '하나를 위주로 한다'는 것이며, 무적(無適)이란 '이리저리 변하여 옮겨감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오직 하나를 향하게 되면 이것이 나아가 심신(心身)의 통일 혹은 집중상태를 가져오게 되니 마음의 일심(一心)상태가 곧 경이 된다.
주(主) 자와 같은 용법으로 전(專) 자가 쓰이기도 하는데 주일(主一)과 전일(專一)은 같은 뜻이라 하겠다.
유학자 정이천(程伊川)은 이러한 주일(主一)이 곧 경이 됨을 말하고 이것이 곧 일심(一心)이며 정제(整齊) 엄숙(嚴肅)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二程貴書 권 15)
오로지 그 마음에 정성을 다하고 참된 것을 지닌 자세를 변치 않았을 때 주일(主一)이 되며 전일(專一)이 되는 것이다.
대학혹문 (大學或問)에 이르기를 경(敬)이라는 글자 한 자는 성인(聖人)의 학문에 있어 사작과 끝이 된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경은 한 마음의 주재(主宰)가 되고 만사(萬事)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 공부하는 자는 마땅히 경(敬)에 힘쓸 것을 강조하였다.
경(敬)이 '하나를 위주로 한다'는 것은 하나에 집중한다는 말과 통한다. 하나의 집중된 마음이란 곧 '본래 타고난 선(善)한 마음'이다. 이는 참된 마음으로서의 성(誠)과 통하는 것이다.
퇴계 이황(李滉)은 말하기를, 경(敬)이란 '주일(主一)'이라고 하고, 심(心)이 일신(一身)의 주재가 되면서 경(敬)이 또한 일심의 주재가 된다고 하였다. (퇴계전서)
이 말은 경(敬)이 정신을 하나에 집중 수련하는 것이고 마음을 방만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경(敬)은 일신(一身)의 주재인 마음을 다시 주재한다고 말한 것이다.
참된 것은 성(誠)이고 참되려고 하는 데는 다른 방법이 없고 오직 경(敬)에 힘쓰는 길 밖에 없음을 가리킨 것이라 하겠다. 퇴계에 있어서 경(敬)은 공경 또는 존경(尊敬)보다 더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음이 리(理)를 위주로 하면 고요하여지고 통일되나, 기(其)를 위주로 하면 걷잡을 수 없이 동요되므로 경(敬)을 지님은 궁리(窮理)의 근본이라고 본 것이다.
이 때 경(敬)은 한 가지에 전념하는 것, 한 가지에 집중하여 방만하지 않는 것, 즉 주정적(主靜的)인 마음의 고요한 상태이다.
그리고 경(敬)은 동(動)을 반대하고 정(靜)을 위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동정(動靜)을 꿰뚫은 관동정(寬動靜)이며, 앉아서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마음을 정하는 것이라 하였다. (進聖學十圖 剳)
이렇게 해서 안과 밖이 합일하는 행동을 쌓게 되면 마음의 욕심이 씻기고 착한 행위가 이루어져서 인격이 완성되는데 이러한 경지에 이르기까지 사람은 진지(眞知)와 실천(實踐)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행(知行) 병진(竝進)론을 내세웠다.
요약하자면 퇴계는 경(敬)이 수도의 자세일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일관하는 실천의 자세라고 본 것이다. 말을 할 때에도 경(敬)해야 할 것이며 앉아 있을 때에도 모름지기 경(敬)해야 한다는 것이다.
▶️ 主(금 주/주인 주)는 ❶상형문자로 등잔 접시 위에 불이 타고 있는 모양을 본떴다. 문자의 윗부분의 丶(주)는 등불이 타는 모양이고, 王(왕)은 촛대의 모양이며 임금이란 王(왕)과는 관계가 없다. 主(주)는 처음에 丶(주)로만 쓴 것을 더욱 자세하게 쓴 자형(字形)으로, 나중에 그 뜻으로는 炷(주)를 쓰고 主(주)는 등불의 중심(中心), 주인, 군주(君主)의 뜻이다. ❷상형문자로 主자는 ‘주인’이나 ‘주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主자는 王(임금 왕)자에 丶(점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主자는 본래 촛대를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 나온 主자를 보면 긴 촛대 위에 심지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主자의 본래 의미는 ‘심지’였다. 그러나 후에 主자가 ‘주인’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火(불 화)자를 더한 炷(심지 주)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한 집안을 밝혀야 할 사람은 가장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主자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主(주)는 (1)주인(主人) (2)임금 (3)임자 (4)주장(主張), 근본(根本)이 되는 것을 이르는 말 (5)천주(天主) (6)구세주(救世主) (7)만백성(萬百姓)의 주인(主人)이라는 뜻으로, 여호와 또는 예수를 이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임금 ②주인(主人), 임자, 소유주(所有主) ③우두머리 ④상전(上典) ⑤여호와, 하느님, 알라(Allah) ⑥주체(主體) ⑦당사자(當事者), 관계자(關係者) ⑧결혼(結婚) 상대자(相對者) ⑨자신(自身) ⑩위패(位牌) ⑪주견(主見), 줏대 ⑫자신의, 주관적인 ⑬가장 주요한, 가장 기본적인 ⑭주관하다, 책임지다 ⑯주되다 ⑯주장하다 ⑰예시(例示)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종 복(僕), 손 객(客),백성 민(民), 신하 신(臣), 손 빈(賓)이다. 용례로는 신하가 임금을 높여 이르는 말을 주상(主上), 한 집안의 책임자를 주인(主人), 직장이나 단체에서 어떠한 일을 주로 담당함을 주임(主任), 어떤 일의 주장(主將)이 되어 움직임을 주동(主動), 중심되는 힘을 주력(主力), 주창하여 개최함을 주최(主催),주의나 주장을 앞장 서서 부르짖음을 주창(主唱), 주인과 손을 주객(主客), 주장이 되어 이끎을 주도(主導), 어떤 일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주역(主役), 자기 의견을 굳이 내세움을 주장(主張), 주되는 것으로 삼는 것을 위주(爲主), 한 집안의 주장이 되는 주인을 호주(戶主), 남의 보호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하여 행함을 자주(自主), 영업에 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가지는 주인을 업주(業主), 가게나 식당 따위의 손님을 화주(華主), 붙어사는 동식물을 제 몸에 붙여서 그에게 양분을 주는 동식물을 숙주(宿主), 황후 몸에서 태어난 임금의 딸을 공주(公主),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맹약을 서로 맺은 개인이나 단체의 우두머리를 맹주(盟主), 나와 대상이 일체가 됨을 주객일체(主客一體),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주객전도(主客顚倒), 주인은 손에게 술을 권하고 손은 주인에게 밥을 권하며 다정하게 먹고 마심을 주주객반(主酒客飯) 등에 쓰인다.
▶️ 一(한 일)은 ❶지사문자로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一자는 '하나'나 '첫째', '오로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一자는 막대기를 옆으로 눕혀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막대기 하나를 눕혀 숫자 '하나'라 했고 두 개는 '둘'이라는 식으로 표기를 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래서 一자는 숫자 '하나'를 뜻하지만 하나만 있는 것은 유일한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오로지'나 '모든'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러나 一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숫자와는 관계없이 모양자만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一(일)은 (1)하나 (2)한-의 뜻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나, 일 ②첫째, 첫번째 ③오로지 ④온, 전, 모든 ⑤하나의, 한결같은 ⑥다른, 또 하나의 ⑦잠시(暫時), 한번 ⑧좀, 약간(若干) ⑨만일(萬一) ⑩혹시(或時) ⑪어느 ⑫같다, 동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가지 공(共),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전체의 한 부분을 일부(一部), 한 모양이나 같은 모양을 일반(一般), 한번이나 우선 또는 잠깐을 일단(一旦), 하나로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음을 고정(一定), 어긋남이 없이 한결같게 서로 맞음을 일치(一致), 어느 지역의 전부를 일대(一帶), 한데 묶음이나 한데 아우르는 일을 일괄(一括), 모든 것 또는 온갖 것을 일체(一切), 한 종류나 어떤 종류를 일종(一種), 한집안이나 한가족을 일가(一家), 하나로 연계된 것을 일련(一連), 모조리 쓸어버림이나 죄다 없애 버림을 일소(一掃),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란 뜻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장춘몽(一場春夢), 한 번 닿기만 하여도 곧 폭발한다는 뜻으로 조그만 자극에도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태를 이르는 말을 일촉즉발(一觸卽發), 한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맞추어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을 해서 두 가지 이익을 얻음을 이르는 말을 일석이조(一石二鳥), 한 번 들어 둘을 얻음 또는 한 가지의 일로 두 가지의 이익을 보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일거양득(一擧兩得), 한 사람을 벌주어 백 사람을 경계한다는 뜻으로 한 가지 죄와 또는 한 사람을 벌줌으로써 여러 사람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킴을 일컫는 말을 일벌백계(一罰百戒), 한 조각의 붉은 마음이란 뜻으로 한결같은 참된 정성과 변치 않는 참된 마음을 일컫는 말을 일편단심(一片丹心), 한 글자도 알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자무식(一字無識), 한꺼번에 많은 돈을 얻는다는 뜻으로 노력함이 없이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일확천금(一攫千金), 한 번 돌아보고도 성을 기울게 한다는 뜻으로 요염한 여자 곧 절세의 미인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일고경성(一顧傾城), 옷의 띠와 같은 물이라는 뜻으로 좁은 강이나 해협 또는 그와 같은 강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접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의대수(一衣帶水), 밥 지을 동안의 꿈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부귀영화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취지몽(一炊之夢), 화살 하나로 수리 두 마리를 떨어 뜨린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득을 취함을 이르는 말을 일전쌍조(一箭雙鵰),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하루가 천 년 같다는 뜻으로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일일천추(一日千秋), 그물을 한번 쳐서 물고기를 모조리 잡는다는 뜻으로 한꺼번에 죄다 잡는다는 말을 일망타진(一網打盡), 생각과 성질과 처지 등이 어느 면에서 한 가지로 서로 통함이나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일맥상통(一脈相通), 한 번 던져서 하늘이냐 땅이냐를 결정한다는 뜻으로 운명과 흥망을 걸고 단판으로 승부를 겨룸을 일컫는 말을 일척건곤(一擲乾坤), 강물이 쏟아져 단번에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조금도 거침없이 빨리 진행됨 또는 문장이나 글이 명쾌함을 일컫는 말을 일사천리(一瀉千里), 하나로써 그것을 꿰뚫었다는 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음 또는 막힘 없이 끝까지 밀고 나감을 일컫는 말을 일이관지(一以貫之), 기쁜 일과 슬픈 일이 번갈아 일어남이나 한편 기쁘고 한편 슬픔을 일컫는 말을 일희일비(一喜一悲), 한 입으로 두 말을 한다는 뜻으로 말을 이랬다 저랬다 함을 이르는 말을 일구이언(一口二言)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아무도 도와 줄 사람이 없는 외로운 처지를 이르는 말을 무원고립(無援孤立),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능통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능(無所不能), 못 할 일이 없음 또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엇이든지 환히 통하여 모르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불통지(無不通知),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기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아버지도 임금도 없다는 뜻으로 어버이도 임금도 모르는 난신적자 곧 행동이 막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부무군(無父無君),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자기에게 관계가 있건 없건 무슨 일이고 함부로 나서서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불간섭(無不干涉),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몹시 고집을 부려 어찌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가내하(無可奈何),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나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용지물(無用之物) 등에 쓰인다.
▶️ 適(맞을 적)은 ❶형성문자로 适(적)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啇(적)으로 이루어졌다. 適(적)은 상대방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일, 몇 개의 길이 있는 중에서 어느 것인가를 골라서 나아감, 또 '상대방을 향하다', '적중하다', '적당'이란 뜻에도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適자는 '맞다'나 '마땅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適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啇(밑동 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啇자는 화초 아래에 입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適자는 본래 '길을 골라가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여러 갈래의 길 중에 내가 가야 할 적합한 길을 고른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適자는 '맞다'나 '마땅하다'와 같이 '적합하다'라는 뜻만 남아있다. 그래서 適(적)은 ①맞다 ②마땅하다 ③가다 ④시집가다 ⑤즐기다 ⑥꾸짖다 ⑦전일하다(마음과 힘을 모아 오직 한 곳에만 쓰다) ⑧마침 ⑨맏아들 ⑩큰마누라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맞추어 씀이나 쓰기에 알맞음을 적용(適用), 꼭 맞음으로 어떤 기준이나 정도에 맞아 어울리는 상태를 적절(適切), 걸맞아서 서로 어울림을 적응(適應), 사물의 정도나 상태 등이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또는 잘 어울려 마땅함을 적당(適當), 꼭 합당함을 적합(適合), 알맞고 바름을 적정(適正), 무엇에 알맞은 성질을 적성(適性), 법규나 법률에 맞음을 적법(適法), 마침 알맞은 때나 적당한 시기를 적시(適時), 적당함과 부적당함을 적부(適否), 알맞은 시기를 적기(適期), 지나치거나 부족함이 없이 똑 알맞음을 적중(適中), 어떤 격식이나 자격에 맞음을 적격(適格), 음식의 맛이 구미에 맞음을 적구(適口), 잘못을 나무람을 적과(適過), 눈여겨 봄이나 확실히 봄을 적관(適觀), 향하여 감이나 따라감을 적귀(適歸), 꼭 알맞은 정도를 적도(適度), 알맞은 분량을 적량(適量), 심신에 적합하여 기분이 썩 좋음을 쾌적(快適), 가장 적당하고 적합함을 최적(最適), 마음에 들어 매우 즐거움을 가적(佳適), 무엇에도 속박됨이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생활함을 자적(自適), 한가하여 자적함을 한적(閑適),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맡김을 이르는 말을 적재적소(適材適所), 목적은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꾸미고 실상은 그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나아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적본주의(適本主義), 입에 맞는 떡이라는 뜻으로 제 마음에 꼭 드는 사물을 이르는 말을 적구지병(適口之餠),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음을 이르는 말을 적지적수(適地適樹), 훌륭한 음식이 아니라도 입에 맞으면 배를 채움을 이르는 말을 적구충장(適口充腸), 여유가 있어 한가롭고 걱정이 없는 모양이라는 뜻으로 속세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을 유유자적(悠悠自適), 속세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을 유연자적(悠然自適), 나릇을 북쪽으로 향하게 해 놓고 남쪽인 초나라로 가려 한다는 뜻으로 의도하는 바와 행하는 바가 서로 어긋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북원적초(北轅適楚), 발꿈치를 잘라 신에 맞춘다는 뜻으로 본말이나 주객을 뒤집음 또는 좋게 하려다 도리어 더 나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월지적구(刖趾適屨),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친구를 좋아하면 먼 곳이라도 피로를 잊고 따라간다는 말을 수우적강남(隨友適江南), 활과 과녁이 서로 맞았다는 뜻으로 기회가 서로 들어맞는다는 말을 궁적상적(弓的相適), 세력이 서로 엇비슷하며 힘이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세균역적(細菌力適)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