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사랑이 사라진 '버뮤다 삼각지대'를 찾아나서던
"Sunflower'"의 소피아.로렌을 기억하시나요?
기차역에서 남편의 사진 한 장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내보이던
궹한 눈의 무표정한 여인.
전사한 병사들이 묻혔다는 러시아의 키큰 해바라기 벌판을 헤매고 다니면서
남편은 절대 여기 묻혔을 리 없다고, 살아있을 거라고 되뇌어보지만...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찾아낸 남편은 기억상실증으로 자신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다른 여인과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지요.
한적한 시골집, 마당 가득 햇빛에 마르고 있는 하얀 빨래들...
남편을 찾아온 여인의 정체를 모를 리 없는 새아내는
괜시리 아이를 다그치며 불안한 속마음을 엿보이고
집안 구석구석에서 남편의 흔적과 일상의 행복을 엿보는 옛아내는
흐르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세면대로 달려가 얼굴을 씻어냅니다.
시골 기차역에서 퇴근하는 한 남편을 기다리는 두 아내...
그러나 그토록 그리워한 사람이 다른 가족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막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차에 뛰어 올라타는 장면... 흑~
목숨처럼 사랑했던 남자를 뒤로 하고 달리는 기차 안에서 비로소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서럽게 흐느끼지요. ㅜㅜ
열여섯인가 일곱때... 가장 친한 친구 영진이랑 이 영화를 보았는데,
극장 안에 조명이 켜지고 보니 둘 다 눈이 퉁퉁 부었더군요.
그 여운에 취해 휘청거리며 남포동 거리(지금의 피파광장)를 걸었었지요.
그후 딱 한 번 더 OCN에서 볼 수 있었는데 너무도 강렬했던 장면들과 주제곡...
이제는 떠난 사람 마르첼로.마스토로얀니와 실제 현모양처라는 소피아.로렌....
늘 내가 열손가락에 꼽는 영화 첫번째랍니다.
첫댓글 그녀의 눈동자 그녀의 눈빛이 가슴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