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주연 기자] 지난 6일 대표적인 진보좌파 언론인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이 각각 상반된 의미의 칼럼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경향신문은 이대근 논설위원의 <그림자 좇는 문재인>이란 칼럼이고, 한겨레신문은 정석구 편집인의 <핵심은 박근혜 대선자금이다> 제목의 칼럼이다. 두 논객은 양 신문을 대표하는 논설위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각각의 칼럼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재와 미래방향을 시사하는 하나의 근거로도 삼을만했다. 두 칼럼은 같은 날 두 신문사 인터넷판에 나란히 올랐다. 흔히 경향신문은 이른바 PD계열로 분류되고 한겨레신문은 NL계열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양 신문의 대표적 칼럼니스트들의 칼날 방향도 흥미롭다. 한쪽은 리더십 논란을 빚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로 향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칼럼에는 바로 야권이 현재 겪는 심각한 갈등 상황과 이에 출구방향 제시도 내포하고 있다. 최근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 간 막말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 원인도 두 칼럼에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당 내면의 환부를 직시한 이대근 논설위원의 칼럼과, 외부의 적을 향해 ‘돌격 앞으로’를 외치는 정석구 편집인의 칼럼을 통해 야권이 과연 현재 어느 지점에서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지 가늠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 | | ▲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의 대표적 논객인 이대근 논설위원과 정석구 편집인의 칼럼 |
‘박근혜와의 전면전’이 해법이 아니라는 이대근 논설위원의 독한 쓴소리, 새정연이 받아 삼킬까? 이대근 논설위원의 <그림자 좇는 문재인>을 통해 정치는 권력을 쥐기 위해 시민의 관심과 지지를 모으는 일이라면서 언어를 통해 드러나는 그런 명분과 이념, 가치가 새정연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논설위원은 “새정치연합에 승리는 예외적이고 일시적 현상이었다. 그걸 승리 전략으로 일반화 할 수는 없다.”며 “승리 규칙을 배우고자 한다면, 항상 이긴다고 믿으며 이길 방법을 찾고 이길 준비를 하고, 결국 이기는 새누리당에 눈을 돌려야 한다. 새누리당은 이기는 데 모든 걸 건다.”고 썼다. 투박한 자기욕망만 가득할 뿐 이길 줄 모르는 새정연을 비판하기 위해 새누리당을 끌어들인 것이지만 이 대목에선 새누리당에 대한 일종의 ‘공포심’도 엿보인다. 그걸 뒷받침하는 대목은 이런 대목에서다. 이 논설위원은 “평소 계파 싸움을 해도 선거를 앞두면 결속한다. 4·29 재·보선에서도 김문수·나경원·오세훈은 열심히 뛰었다. 평소 기득권에 안주하다가도 선거 때만 되면 화려한 변화의 깃발로 유혹한다.”며 “승리라는 최고 가치 앞에 모두 복종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 논설위원 개인의 새누리당에 대한 공포심과 경멸이 함께 녹아든 복합적인 심리가 엿보인다. 이 논설위원은 새정연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그 반대로 한다. 평소 단합, 파벌 해체를 주장하다가 선거를 앞두면 파벌 싸움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며 “평소 혁신한다고 애쓰다가 선거가 다가오면 다 잊고 알량한 기득권을 둘러싸고 사투를 벌인다. 새정치연합에게 선거란 계파·개인 이익 챙기기 좋은 계절을 의미한다. 새누리당엔 살아있지만, 새정치연합엔 사라진 게 조직 규율”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진 대목에서부터 문재인 대표를 향한 이 논설위원의 비판은 더욱 신랄하다. 그는 “새정치연합에는 이기는 지도력이 없다.”며 “문재인은 높은 지지율의 대선주자라는 이점을 살리지 못했고, 후보도 전략공천 대신 경선으로 선출했다. 공천방식의 장단점을 떠나 책임을 적게 지는 쪽을 고른 것이다. 그러나 경선도 그의 선택이다. 면책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완종 사면 문제에 대해서도 연거푸 실수했다. 박근혜 대통령조차 남들이 박정희를 비난한다고 그렇게 흥분하지 않는다.”라며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 자만 나오면 평정심을 잃는 그는 정말 대책이 없다. 그는 이미 새누리당의 가장 쉬운 상대가 되어가고 있다. 그가 그런 상태에서 대선주자가 된다는 건 야당 지지자에게 불운”이라고 힐난했다. 문 대표에게는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는 대목이다. 이 논설위원은 현재 새정연의 지는 당의 체질이 문 대표가 물러나느냐 마느냐에 그치는 수준에 그쳐선 희망이 없다는 취지로 “그가 물러나도, 이대로 눌러앉아도 새정치연합의 문제는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며 “그의 진퇴가 당을 나쁘게 하거나, 더 나쁘게 하거나의 차이를 만들 수는 있어도 당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꾸지는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은 당대표로 선출되자마자 박근혜 정권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번 패배 직후에는 호남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전면전과 마찬가지로 호남 달래기 역시 초점을 외부로 돌린다는 혐의를 받기 쉽다.”면서 “정권을 견제하는 주체인 당의 신뢰 문제, 동교동을 무덤에서 불러내고 친노세력을 정리하지 못하는 문재인의 문제를 호남문제로 치환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권 견제 실패, 호남과의 불화는 당과 문재인이 드리운 그림자다. 그림자를 좇아서는 그림자를 잡을 수 없다.”며 “문제는 밖이 아닌 안에 있다. 안의 그것과 전면전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돌격 앞으로’ 박근혜 정부 타격만이 승리의 해법이라는 친노의 시각 그대로를 보여준 한겨레 정석구 편집인 칼럼 한겨레신문의 정석구 편집인 칼럼 <핵심은 박근혜 대선자금이다> 초점은 새정연의 내부 갈등이 심각한 상황 가운데서도 여전히 성완종 리스트 정국에 시선을 뺏기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 편집인은 이 칼럼에서 검찰 소환을 앞둔 홍 지사와 관련해 “검찰로서는 박근혜 정권의 골칫덩이가 된 홍 지사를 사법처리하는 데 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편집인은 이어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검찰이 2차로 넘어야 할 관문은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 3명이다. 만만치 않다. 성 회장의 메모나 녹취만으로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이병기 현직 비서실장은 더 높은 장벽”이라며 이병기 비서실장을 검찰이 수사하기에 어려움이 겪을 것이라는 취지의 지적에 이어 “마지막 3관문은 박 대통령의 대선자금과 관련된 것”이라고 박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정 편집인은 “이미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불법 선거개입이 확인된 마당에 이들에게 불법 자금이 흘러들어간 게 확인되면 박 대통령은 불법으로 얼룩진 선거를 통해 당선된 ‘불법 대통령’이 된다.”며 “대통령으로서의 정통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이 대목에 대한 수사가 갖는 의미는 막중하다”고 분석했다. 정 편집인은 문무일 특별수사팀과 김진태 검찰총장의 각오를 상기시키면서 “그런 말이 빈말이 안 되려면 성완종 리스트의 핵심인 박 대통령 대선자금까지 파헤쳐 드러내야 한다. 문 팀장으로서는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건 어차피 검사로서는 마지막 수사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면서 “그가 즐겨 쓰는 말대로 ‘명징하게’(깨끗하고 맑게)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겨레신문 정석구 편집인의 이러한 칼럼은 친노세력의 시각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야당 내부의 문제보다 박근혜 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성완종 리스트 이슈를 끝까지 파헤치겠다는 의도다. 여기엔 지지기반인 호남의 친노패권주의에 대한 원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도 현 정권만 몰락하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다는 시각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성완종 리스트의 종착역이 어느 지점이 될진 모르지만 경향신문의 문제의식과 한겨레신문의 이 같은 방법론이 내년 총선과 이후 대선까지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두 칼럼니스트가 새정치민주연합에 제시한 해법 중 어느 게 맞을지 그리고 새정치연합은 어떤 방법론을 택할지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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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영작 박사가 그러더군요.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도부가 전면 교체되지 않으면 지금 상태로 그대로 간다. 문재인이 물러나야 새정치연합이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책임정치가 있는거죠.
정치 평론하는 사람들 중에 문재인 대표가 이러이러하게 변하면 된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럴 수 없다는 현실을 설명하지 않더군요. 문재인 대표가 그렇게 혁신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면 이렇게 되지도 않았어요, 이미 대통령하고 있겠죠. 문재인은 친노의 꼭두각시고 그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없는 인물이란게 여러번 증명된 겁니다. 안 바뀝니다. 말로는 혁신 개혁 얼마든지 외칠 수 있지만 그게 다에요.
언론의 수준이 이러니, 언제나 마이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