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광주극장에 영화를 보러 고흥에서 출발한다.
광주에 쌓아 둔 겨울 옷 등을 챙길 겸 해서다.
예당 뒤 방장산을 넘어오는 보성강의 구름을 잘 못 살린다.
사흘 연속 오도재를 넘는다. 짙은 안개 속이다.
복내 시천리 이정표를 보고 방죽 지나 덕산정사 있을까 들어갔다
그냥 나와 부지런히 운전한다.
카드를 내미니 두분 2,000원을 결재하겠다고 한다.
왜 그러냐니 코로나 위문으로 조조는 1,000원, 일반은 2,000원이라고 한다.
우린 바쁘게 올라가며 또 오자고 한다.
박혁지라는 감독이 일본을 무대로 만든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다.
박비혁이 누군지는 모른다.
실제 두 주인공의 가족은 실제 가족같기도 하다.
오젠의 습지 산장에 지게로 짐을 져 나르는 일본청년보부하대 이야기다.
1년에 6개월 일할 수 있는 그들은 나름 잘 산다.
난 농담으로 북한산이나 지리산 산장 짐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난 20kg도 지지 못하고 빌빌댄다.
차도 곁의 40, 50의 속도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속도를 생각한다.
그나마 난 국도나 지방도를 더 탄다고 변명해야 하나 자랑해야 하나
한번 사는 인생인데.
존경스러운 건 그들의 2세이고 그들의 부모다.
부모는 염려하지만 간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부모를 닮아 자연(인간본성)의 모습으로 커 간다.
코로나로 담요도 없다.
바보는 춥다고 웅크리먄서도 참 좋은 영화를 보았노라고 한다.
줄이 없거나 멈춘 손목시계를 충장지하상가 가게에 맡기고
은행나무 노란 길을 따라 원각사 뒤 부길추어탕을 8,000원에 먹는다.
예술의 거리를 지나 시계찾으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