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철학과 현대물리학과의 만남 /코스모스
* 양자론의 인간원리와 불교의 心卽佛
지금으로부터 약 150억년 전 우리의 우주는 바늘끝 보다도 수 천억 배나 더 작은 아주 뜨거운 불구덩이에서 갑자기 대폭발을 일으키는 사건이 있었다.
이 초미니 우주는 그 후 고무풍선처럼 팽창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은하계를 만들었으며,
지금도 고무풍선처럼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기초로 한
우주의 빅뱅이론과 우주의 팽창이론이다.
20 세기 초만 하더라도 이 사실을 믿는 물리학자들은 아무도 없었지만,
지금은 위성이나 천체망원경을 통해서 실험적으로 관찰된 사실이라 오늘 날은
이 사실을 믿지 않는 물리학자가 아무도 없을 정도로 우리의 우주는
과거의 정지된 우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동적인 우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인간이 현재 몸담고 있는 이러한 동적인 우주도 다음에 나오는 이야기와 비교해 볼 때
이것도 별로 신기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없는 데,
이것은 아인슈타인과 같은 일급물리학자들도 부정하는 양자물리학자들의
'인간원리'라는 것이다.
이 원리를 인간의 삶의 방식과 연관시켜 좀 더 알기쉽게 말한다면 이 이야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보통 하나의 예술방식인 시와 그림,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법률이나 도덕 같은 것은
우리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없다면 그러한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면서도
우리의 우주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인간이 없다면 이러한 정신적인 산물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우리의 우주는 인간이 없더라도 영원히 존재하는 그런 객관적인 실재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우주는 인간에 앞서 있다”는 논리로 인간원리를 부정한다.
그러나 인간원리를 받아 들이는 양자물리학자들은 인간이 발견한 電子(전자)나 원자와 같은 물질들은
인간의 마음이 없더라도 존재하는 그러한 객관적인 실재로 보지 않고 인간의 마음과 자연과의 상호관계에
의해서 생겨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전자를 이용해서 만들어 낸 제품인 반도체, 컴퓨터,T .V...
그리고 원자핵을 이용해서 만들어 낸 제품인 핵폭탄과 같은 그러한 물질들도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이 없다면 그러한 제품들도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본다.
즉 “인간은 자연과학에 앞서 있다”는 논리로 인간원리를 받아들이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도 그렇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들도 그 근원이 되는 미시세계로 내려가 보면 그것은 모두 현미경으로도 관찰될 수 없는 원자들이나 소립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달과 같은 물질들도 양자물리학자들은 이것을 인간과 무관한 그러한 객관적인 실재로 보지 않고, 그것은 인간과의 상호관계에 의해서 존재하는 그런 사물로 본다.
그러나 자연의 객관성을 의심하지 않았던 아인슈타인은
양자론의 코펜하겐해석( 양자물리학자들이 제창)을 비판하면서
“개가 달을 보지 않았다면 달은 개에게 객관적인 대상물이 아니라는 것이 되는데 나는 이 철학을 믿을 수 없다 ”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전 세계의 고전과학사상(객관성)을 신봉하는 사람들도 양자론의 코펜하겐철학을 비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물리학자들도 “서울해석”이라는 이름으로 아인슈타인의 고전과학사상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닐스 보어와 더불어 코펜하겐철학의 중심에 있었던 하이젠베르그는 그들의 비판에
아랑 곳 하지 않고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질문방식 속에 나타난 자연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대물리학의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는 양자론의 코펜하겐철학이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아닌 일체의 사물은 상호의존해서 존재하고 있다는 불교철학의 緣起論(연기론)과 이론적으로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며,
심지어 양자론의 “인간원리”는 그 용어만 다를 뿐 삼라만상의 모든 만물은 마음이 만드는 것이고
마음이 곧 부처이다는 <心卽佛>의 사상과도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의 고전과학사상을 버리고 불교철학과 양자론의 코펜하겐철학으로
21세기의 자연관을 새롭게 고찰해 본다면,
그것은 ‘인간이 없다면 자연이라는 것도 없으며, 마음이 없다면 우주라는 것도 시공간이라는 것도 없다’ 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데카르트 철학의 물심 이원론처럼 육체와 마음, 자연과 인간의 마음은 분리시킬 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도저히 분리시킬 수가 없다는 것을 2500년 전에 불교철학자들이 깨달은 것을 이제 양자물리학자들도 깨달았다는 것이다.
출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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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오월의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