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 새벽 5시 30분 알람소리에 잠을 깨자마자 창문을 여니 눈이 내리고 있다.
출발해야 하나 망설이다 또 주저 안나 싶은 자신에 다소 실망도 하지만 곧바로 마음을 다져먹는다.
아침을 먹고 산행준비물 마지막 점검을 하고 집을 나서니 07시가 되었다.
도로는 제설이 되지 않아 차들이 조심스레 서행한다.
내 애마 프린스는 후륜구동이라 겨울철 눈만 오면 쥐약이다.
4박 5일 일정으로 오늘 출발은 하지만 기상 상태 여하에 따라 어찌 될지....
산행 시작점이 주로 오지의 고개마루 이기때문에 눈이 아무리 와도 제설을 하지 않는다.
하기사 나같은 사람이 한달에 한두번 찾을까말가 한 길을 누가 제설하겠는가?
차량 접근이 안되면 산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 산행코스는 무등산자락이 끝나는 안양산 다음부터 시작한다.
안양산휴양림이 있는 둔병재가 시작점이다.
둔병재-1.3km-622.8봉-2.8km-어림마을-2.0km-별산-1.2km-묘치삼거리-1.1km-385.8봉-2.4km-천왕산-3.5km-서밧재 총 14.3km
화순에서 안양산 휴양림 가는길에 바라본 무등산의 모습이다.
산행 시작점 안양산 휴양림이 있는 둔병재
팔각정에서 바라 본 안양산의 모습이다.
간밤에 약간 눈이 뿌려진 듯 산죽통과가 장난이 아니네요.
남사면은 눈이 녹았지만 북사면은 눈밭이다.
622.8봉
622.8봉에서 바라본 무등산
앞으로 가야 할 별산
내 꼬리표다.
개는 보이지 않고 짖는 소리는 들린다.
곳곳에 임도가 등산로와 만난다.
송전철탑 아래를 지나며 바라본 무등산과 파아란 하늘
어림마을 어림고개
어림마을에서 조금 오르자 아람드리 소나무 숲이다.
별산은 암봉으로 되어있다.
별산에서 조망하는 무등산의 모습
지나온 정맥길
앞으로 가야 할 능선이다.
별산 바로 아래 산불감시 무인 초소
벌써 새봄을 준비하는 꽃봉우리. 오늘 가장 춥다는데........
동복호의 모습이다.
묘치삼거리까지 왼쪽으로 동복호를 보면서 진행을 한다.
무등산의 모습
묘치 삼거리 도착
환기구 같기도 하고...입구까지는 찾았으나 무슨용도인지는 알지 못하겟다.
이곳에서 가시덩쿨이라 길 찾기가 다소 어렵지만 저 환기구 너머로 산행이 시작된다.
새집에도 눈이 있네요.
385.8봉 삼각점이다.
천왕산 정상
맹감열매는 멧돼지도 안 먹나 봅니다.
통신탑을 돌아 왼쪽 보이는 산으로 무심코 들었다가 잠시 알바를 한다.
요 표시기 보고 따라 갔다가 한시간 가량 발품을 팔아야 했다.
표식지 제거했다.
통신탑에서 여기까지 올라와서
이 지점에서 직진하지 말고 우측 표식지 달린 곳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직진 능선이 잘 발달되어 있어 자칫 방심하면 길을 잘 못든다.
발품 판 덕일까 눈속에 영지가 반겨준다.
내일 가야할 천운산의 모습이다.
15번 국도가 지나는 서밧재로 화순과 보성을 연결한다.
서밧재는 버스가 다니는 큰 재이다.
버스로 화순으로 이동(요금800원 수시로 버스가 많이 다닌다.)
화순에서 택시로 안양산 휴양림에 있는 애마를 회수 (택시비는 8000원.)
산행을 마치고 화순읍에 들어가 추어탕으로 저녁을 먹고
카페에서 맥주 2병을 마시고 잠자리를 고민하다가 읍내 외곽 충의사 에서 텐트를 쳤다.
텐트를 치는 도중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눈내리는 밤 텐트안에서 집에서 가져온 복분자로 자정까지 마시다 내일을 위해 잠을 잔다.
둘째 날 구간
서밧재-3.9km-천운산-1.7km-돗재-2.6km-태악산-1.9km-노인봉-2.5km-말머리재-3.0km-촛대봉-1.6km-두봉산-2.2km-488.6-1.0km-개기재 총20.4km
다음날 아침 6시 알람에 일어나서 아침을 해먹고 점심도 준비하고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버스를 타기위해 이동을 한다.
버스로 서밧재를 가는데 차비가 만원짜리다.
기사님 불퉁거리더니 서밧재 전 정거장에서 나를 내려준 것이다.
우리 산사람들은 재 이름으로 통하는데 현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러니 광주 학생교육원옆에 잇는 재요. 그러니가 광주학생교육원에다 내려 준 것이다.
아침부터 뻘뻘거리며 재를 향해 올라간다.
이런 아스팔트길은 한시간만 걸으라도 짜증이 나서 못 할 짓이다.
일출장면이다.
학생교육원앞에서 버스를 내렸을때 바로 이쪽으로 올라올까 하고 한 순간 고민도 햇지만
그러면 안되지 마음을 다시 잡고 서밧재로 낑깅대고 올라갔다가 30분만에 다시 이곳을 통과한다.
여기가 정상인줄 알았더니 아니라네...
제일봉은 여기서도 1.7km나 더 가야한다니
몇개의 고개를 더 넘어서야 통신기지국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제 1봉에 도착한다.
천운산에서 돗재로 하산하는 길에 암릉지대가 있다.
한천 자연휴양림이 있는 돗재다.
한번 읽어보세요. 박정희대통령각하께서는 하사금을 내려 주셨고 고건도지사...
직접 현지를 찾아 ...
요즘 이런 비석 세운다면 세계적 웃음거리가 될거겠지요?
돗재에서 태악산까지는 약간 지루한 구간이다. 저 봉이 태악산 이겠지하면 아니고,....
수차에 걸쳐 전위봉들에 속다가 도착한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간간이 눈발이 흩날린다.
지나온 능선길
맨 뒷 능선이 촛대봉~두봉산으로 이어지는 가야 할 능선길이다.
노인봉 정상 아래에서 점심을 먹고 막 내려서는데 10여m 앞에서 2사람이 점심을 먹고 있다.
아침에 돗재에서 출발햇다는데 말머리재까지 간단다.
베낭을 보니 완전무장으로 짐무게 때문에도 원만한 산행이 안 될 성 싶다.
남원 지리산 실상사 스님으로 백두도 마치고 호남을 한다고...
실상사는 생명평화운동하시는 도법스님이 계신곳이라 하니 친구란다.
다음에 실상사 한번 찾아뵙겟다는 인사로 대신하고 좀더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가야할 길이 아직도 멀기만 하고 이제 겨우 반절을 왔기에 서둘러 길을 떠난다.
성재봉 삼각점
말머리재 도착
이곳에서 스님이 비박을 하신다는 곳이다.
얼마를 갔을까?
시간상으로 지금보니 1시간 10분인데 상당이 지루한 구간이다.
피곤이 몰려와서 더 그랫나보다. 촛대봉에 도착.
오늘은 하루종일 눈발이 날리다가도 햇볓이 나고....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면 하산을 재촉하게 되다가도 햇볕이 나면 또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오늘 산행 중 최고봉 631m다
서남해안의 산들은 해발고도가 비교적 낮다고 얕잡아보면 큰 코다친다.
해안에 가깝기때문에 해발고도가 거의 평지에서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즉 1000m이상의 봉우리와 하등 다를바 없는 산들이란 얘기다.
18시가 다 되어 개기재에 도착한다.
차량이 한산하게 지나는 도로지만 악착같이 손을 들어보지만 세워주는 차는 없다.
날이 저물고 눈발이 거세지는데......누구 좀 착한 사람 없나요.
보름달이 떠오르고...
아무도 서주지않는 고개길을 걸어 내려와 버스가 하루에 몇대 다닌다는 옥리마을까지 하산.
화순교통(062-373-5666)에 전화를 하니 6시 40분 막차가 있다네.
화순에 들어오는길에 눈발이 거세지고 이 정도면 내일 버스 운행을 안한다네요.
그러면 나는 어떡하라고요?
개기재에 새벽에 가야는데....
화순에서 버스를 내려 차량 회수를 하고 한참을 고민하다 아내가 낼 베트남을 간다는데
작별 인사라도 하자 하고 저녁도 안 먹고 정읍으로 출발하여 달려옵니다.
2월 2일 다시 화순으로 출발해서 현지 사정을 알아보고 4박5일 일정을 계속 하려는데
돌아오고 보니 또 주저안게 되네요.
첫댓글 추운데 고생많으십니다.그래도 참으로 뜻있는 산행 뿌둣하시겠어요.~부러버요~~ㅎㅎ 파랑새님 덕분에 편안하게 좋은곳 구경 자~~~알 했슴니다..
파랑새님의 꼼꼼한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천운산 꼭,가보리라 마음 먹고 있는 산이라 꼼꼼히 읽어 보고 참고 하겠습니다.
파랑새님의 활화산 같은 정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언제나 건강 하세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항상 안산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