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엄에서 묵고 로마인들이 개척해 활용했던 온천도시인 < 바스>로 향한다
미네랄 온천수로 유명했던 바스 시내엔 로마 시대의 목욕 시설이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어
박물관으로 만들어 개방하고 있다
로마인들은 세계 어딜 가나 자신들의 흔적을 남겼다
도시 이름조차도 바스로 지은 걸 보면 유명한 목욕문화가 뿌리깊이 내린 지역인 게다
이번 여행의 특징은 아침이 무척 여유 있는 일정이었다
스테나 라인 크루즈 시간에 맞추느라 하루 호텔식이 아닌 도시락을 갖고 출발한 날을 제외하면
꽤 여유 있게 8시나 8시 30분경에 호텔을 나서니 부담이 없었다
오늘 바스로 이동하는 중 휴게소에 들렀는데
이 휴게소 안에는 아침 식사용 간편식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다
먹음직 스런 음식들
초코를 입혀놓은 미니케이크나 초콜릿 등을 보고 놀랐다
하나만 먹어도 체중이 1킬로는 늘어날 것 같다
배 고픈 상태로 이 음식들을 만난다면 얼마나 달콤한 유혹이겠는가
휴게소에 들르면 화장실을 이용하고 천천히 둘러보게 되는데
기념품도 재미있고 이곳 사람들의 먹거리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입구 반대편으로 나가니 휴게소 건물이 아주 독특하다
앞에서 볼 때는 평범한 건물이었는데 뒤에 나오니 자연친화적인 건물이다
노르웨이에서 보았던 풀이 자라는 지붕이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지혜다
널찍한 정원을 끼고 있는데 한적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휴게소라니..
오전일정 포기하고라도 이곳에서 커피 마시며 유유자적하고 싶어진다
맑은 공기, 고소해지는 햇살, 적당히 찬기운이 묻어있는 바람이 날 유혹한다
그냥 이 작은 정원에서 오전을 다 보내도 좋을 듯하다
여행 8일 차이니 그런 마음 들기 십상이지
바스에 도착하니 중세 시대로 다시 들어온 느낌이 든다
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 예스러움이 그대로 남아있다
난 왜 영국여행 중 그리도 많은 굴뚝 사진을 찍어댔는지 모르겠다
저 굴뚝은 신축건물에선 볼 수 없는 것이다. 거의 모든 건물에 굴뚝이 남아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는 말이다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인들의 문화에서 참으로 강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도 해 본다
이 영국인들에게 보일러를 전파해 주면 완전 신세계를 경험할 텐데....
로마인들의 공중목욕탕 유적지 로만바스는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휴양을 목적으로 이곳에 목욕탕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건물 자체가 너무나 우아하고 아름답다
기둥이나 기둥을 받치고 있는 조형물도 정교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귀족들이 사용했을 화려한 욕조와 모자이크로 멋을 낸 바닥이 그렇게 화려할 수가 없다
나병에 걸렸던 왕자가 이곳 광천수에 몸을 담그고 다 나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이 온천수는 치유의 효능이 있다 하여 그 후에도 많은 귀족들이 찾아와 이 영험한 물에 몸을 담갔다고 한다
귀족들이 즐겼을 거대한 대중탕이나 작은 가족탕 등을 천천히 구경하며
귀족으로 살아갔던 사람들의 향유를 잠시 내게 대입해 본다
로마시대의 복장을 한 남녀가 서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박물관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하는 걸까
아님 이것도 버스킹의 일종인 행위예술일까
실제 이 박물관을 벗어나 거리구경을 할 때 많은 버스커들이 곳곳에서 우릴 행복하게 해 주었다
버스커도 오디션을 보아 선발하는 것인지 너무나 고퀄리티 음악을 들려준다
여행 중 버스킹을 들으며 잠시 걸음을 멈추는 것은 여행 중 최고의 여유다
벤치에 앉아 버스커의 음악을 감상하며 햇살을 즐기는 노인들의 모습이
여유 있고 따뜻해 보인다
거리 전체가 예쁘고 따사롭다
어느 골목엘 들어서도 다 예쁘다
천천히 구석구석 걸어 다니며 관심 가는 가게에 들어가 물건도 구경하고
기념품 가게에서 소소한 기념품도 사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 있는 수도원이나 성당에 단체로 관람하는 프로그램이 없어 나는 다행이다 싶었다
이렇게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만끽하는 시간이 난 더 좋다
이제 세계 7대 불가사의 솔즈베리 평원의 스톤헨지를 찾아 이동한다
스톤헨지가 있는 솔즈베리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영국식 로스트비프라고 해서 두툼한 스테이크를 생각했는데
으잉?
샤브샤브처럼 얇은 고기 2장이 겹쳐있는 요리다
음식점 이름도 스톤헨지 inn이다
정원엔 미니 스톤헨지를 만들어놨다
뜰엔 강렬한 컬러의 꽃이 근접하기 어려운 방어자세로 피어있다
이제 솔즈베리 평원으로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