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암흑과 추위를 견뎌야 하는 자국민을 위해 자유를 쟁취
했던 9년 전 유로마이단 혁명 사례를 소환했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헤르손=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최근 탈환한 헤르손을 방문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2.11.15.© 뉴시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화상 정례연설에서 "오늘은 마이단 혁명이 시작된 지 9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우크라이나인들은 1000년 넘게 자유와 존엄성을 지켜왔지만 이것(마이단 혁명)은 기억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에게는 (그동안) 자유와 존재 자체에 많은 위협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잘 극복해왔다"면서 "그리고 이제 우크라이나인의 자유를 완전히 지킬 역사적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m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돈과 휘발유, 뜨거운 물과 전기가 없는 상황에 놓일 수는 있지만 자유 없이는 살 수 없다.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돈을 지불했고 계속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빼앗고 싶어했던 모든 사람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혹독한 겨울 속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을 지속할 수 있도록 대중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자유를 택했던 9년 전 유로마이단 혁명 사례를 언급했다고 풀이했다.
[오데사=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대형 우크라이나 국기를 든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오데사에서 8년 전 100여 명이 숨진 마이단 시위를 추념하며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여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국기와 각종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러시아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유사시 도시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2022.02.21.© 뉴시스 유로마이단 혁명은 2013년 11월21일부터 이듬해 2월23일까지 수도 키이우에서 3개월 가량 지속된 반(反) 정부 시위를 말한다. 유럽연합(EU) 가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철회한 친(親)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대통령은 유로마이단 혁명으로 축출됐다. 당시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시민은 키이우 독립광장에 모여 EU 가입과 야누코비치 정권 퇴진을 외쳤다. 5만 명에서 시작된 인파는 군부의 유혈 진압 속에서도 80만명 가까이 늘어났으며 부담을 느낀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났다. 당시 축출된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들의 신변이 위태로워지자 이듬해인 2014년 2월 수도 키이우를 버리고 러시아로 도주했다. 친러 세력의 도움을 받아 동부 도네츠크를 거쳐 러시아로 밀입국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2019년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을 반역죄로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전직 대통령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한 점을 인정해 징역 13년 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