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그림의 배경
ㅡ올여름은 불안한 여름이다. 특히 어제 8/4일은 최악의 여름이다.
이미 백기를 들어 열어놓은 에어컨에 온몸의 더위를 씻어내지만 신선치 못하고 골이 띵하다.
우리 조상들은 여름은 서민의 계절이라 예찬했다. 지천으로 널린 먹을 거리, 한방에 더위를 식히는 소나기, 무지개와 낭만들,
무엇을 덥지 않아도 입지 않아도 해결되는 의생활의 여름, 한 밤중 개울가에서 아낙네들 모여 옷벗는 소리, 참외 수박 익어 골마다 가득찬 단내, 시원한 원두막에서 라디오 듣는 낭만, 밤새 연인과 만나 하늘의 별자리를 찾아내며 딩굴러도 좋은 산소-. 강낭콩, 감자 베킹파우다로 만든 별식 범벅, 오이냉국, 열무 막국수, 비 맞으며 구경하는 앞개울 장마霖雨, 말매미, 참매미, 쨰람 과 숲에서 우는 여치 날개짓 소리 합창 경연, 장마 때면 지붕에서 떨어지는 눈부신 살찐 굼벵이를 봉당에서 개떡 먹으며 웃어대는 어머니 특유의 음색, 장마에 비 맞으며 들판에 소끌고 들어오는 점순이 젖은 베적삼에 드러난 속살 ㅡ.
지금은 불안하다. 북쪽 찬공기와 적도에서 태어난 태풍이 꿈틀대고, 엄청난 난기류가 한반도 위에 멈춰 장마 뒤 아직도 열흘간 폭염은 계속된다고 한다.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폭우로, 차들이 장난감처럼 물에 동동 떠 가고, 에어컨 없으면 버티기 힘든 아파트 생활에 물가는 그야말로 고공행진이니 무엇을 마음놓고 먹을 것인가!
정박해 있는 저 배들은 언제 폭풍이 칠지 몰라 아우성이다. 갈매기들도 그 불안을 호소하는 작금의 세상에 존재한다.
모두 인간이 무분별하게 지구를 망친 결과란다. 북극 만년 설이 녹아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정녕 떠도는 북극곰이리라.
소용돌이 치는 여름, 불안한 여름이다. 옛조상들이 이 그림을 보면 정신나간 후손이라고 하겠지ㅡ.
여름나기가 참 힘들다.( 8/4德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