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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방금 마니보 하고 바다 비유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나눠드린 유인물 한 번 짚어보겠다.
화엄경 십지품을 다시 공부한다 생각하고 하겠다.
제가 사는 절이 친절이다 보니까 한문만 해 놓은 것이 아니고 옆에 대역으로 친절하게 해석해 놓았다.
유인물
十地功德의 譬喩 p.1
海喩大果功德
佛子야 譬如大海가
以十種相으로
得大海名하야 不可移奪이니
何等이 爲十고
一은 次第漸深이요
二는 不受死屍요
三은 餘水入中에 皆失本名이요
四는 普同一味요
五는 無量珍寶요
六은 無能至底요
七은 廣大無量이요
八은 大身所居요
九는 潮不過限이요
十은 普受大雨호대 無有盈溢인달하야
菩薩行도 亦復如是하야
以十相故로 名菩薩行이라
不可移奪이니 何等이 爲十고
所謂歡喜地는 出生大願하야 漸次深故며
離垢地는 不受一切破戒屍故며
發光地는 捨離世間假名字故며
焰慧地는 與佛功德同一味故며
難勝地는 出生無量方便神通과
世間所作衆珍寶故며
現前地는 觀察緣生甚深理故며
遠行地는
廣大覺慧로 善觀察故며
不動地는 示現廣大莊嚴事故며
善慧地는
得深解脫하야 行於世間호대
如實而知하야 不過限故며
法雲地는 能受一切諸佛如來의
大法明雨호대 無厭足故니라
큰 과위果位의 공덕을 바다에 비유하다
불자여, 마치 큰 바다는
열 가지의 모양으로
큰 바다라는 이름을 얻어 고치거나 뺏을 수 없느니라.
무엇이 열인가.
하나는 차례로 점점 깊어짐이요,
둘은 송장을 받아두지 않음이요,
셋은 다른 물이 그 가운데 들어가면
모두 다 본래의 이름을 잃음이요,
넷은 모두 다 한 맛이요,
다섯은 한량없는 보물이 있고,
여섯은 바닥까지 이를 수 없고,
일곱은 넓고 커서 한량이 없고,
여덟은 큰 몸집이 사는 데요,
아홉은 조수가 기한을 어기지 않고,
열은 큰 비를 모두 받아도 넘치지 않음이니라.
보살의 행도 그와 같아서
열 가지 모양으로써 보살의 행이라 이름하며
고치거나 뺏을 수 없느니라.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환희지歡喜地는 큰 서원을 내어
점점 깊어지는 연고요,
이구지離垢地는 모든 파괴한 송장을 받지 않는 연고요,
발광지發光地는 세간에서 붙인 이름을 여의는 연고요,
염혜지焰慧地는 부처님의 공덕과 맛이 같은 연고요,
난승지難勝地는 한량없는 방편과 신통인
세간에서 만드는 보배들을 내는 연고요,
현전지現前地는 인연생멸의 깊은 이치를 관찰하는 연고요
원행지遠行地는
넓고 크게 깨닫는 지혜를 잘 관찰하는 연고요,
부동지不動地는 광대하게 장엄하는 일을 나타내는 연고요,
선혜지善慧地는
깊은 해탈을 얻고 세간으로 다니면서 사실대로 알아서
기한을 어기지 않는 연고요,
법운지法雲地는 모든 부처님 여래의
큰 법의 밝은 비를 받으면서 만족함이 없는 연고이니라.
十地功德의 譬喩 p.2
珠喩堅固功德
佛子야 譬如大摩尼珠가
有十種性하야 出過衆寶하나니
何等이 爲十고
一者는 從大海出이요
二者는 巧匠治理요
三者는 圓滿無缺이요
四者는 淸淨離垢요
五者는 內外明徹이요
六者는 善巧鑽穿이요
七者는 貫以寶縷요
八者는 置在瑠璃高幢之上이요
九者는 普放一切種種光明이요
十者는 能隨王意하야 雨衆寶物하며
如衆生心하야 充滿其願인달하야
佛子야 當知菩薩도
亦復如是하야
有十種事하야 出過衆聖하나니
何等이 爲十고
一者는 發一切智心이요
二者는 持戒頭陀에 正行明淨이요
三者는 諸禪三昧가 圓滿無缺이요
四者는 道行이 淸白하야 離諸垢穢요
五者는 方便神通이 內外明徹이요
六者는 緣起智慧로 善能鑽穿이요
七者는 貫以種種方便智縷요
八者는 置於自在高幢之上이요
九者는 觀衆生行하야 放聞持光이요
十者는 受佛智職하야 墮在佛數하야
能爲衆生하야 廣作佛事니라
견고한 공덕을 마니주에 비유하다
불자여, 큰 마니구슬은
열 가지의 성질이 다른 보배보다 지나가나니,
무엇이 열인가.
하나는 큰 바다에서 나왔고,
둘은 유명한 기술자가 다듬었고,
셋은 둥글고 원만하여 흠이 없고,
넷은 청정하여 때가 없고,
다섯은 안팎이 투명하게 밝고,
여섯은 교묘하게 구멍을 뚫었고,
일곱은 보배실로 꿰었고,
여덟은 유리로 만든 당기幢旗 위에 달았고,
아홉은 갖가지 광명을 널리 놓고,
열은 왕의 뜻을 따라 모든 보물을 내며
중생들의 마음과 같이 소원을 만족케 하느니라.
불자여, 보살도
그와 같아서
열 가지가 여러 성인보다 뛰어나는 줄을 알라.
무엇이 열인가.
하나는 온갖 지혜를 얻으려는 마음을 냄이요,
둘은 계행戒行을 가지어 두타행頭陀行의 밝음이요,
셋은 여러 선정과 삼매가 원만하여 흠이 없고,
넷은 도행道行이 청정하여 때를 여의었고,
다섯은 방편과 신통이 안팎으로 사무치게 밝고
여섯은 연기緣起의 지혜로 잘 뚫었고,
일곱은 갖가지 방편과 지혜의 실로 꿰었고,
여덟은 자유로운 높은 당기幢旗 위에 두었고,
아홉은 중생의 행을 관찰하여 들어 지니는 광명을 놓고,
열은 부처님 지혜의 직책을 받아 부처님 가운데 들어가
중생을 위하여 불사佛事를 널리 지음이니라.
*
십지공덕(十地功德)의 비유(譬喩)
*
p.1 해유대과공덕(海喩大果功德)
:큰 과위(果位)의 공덕을 바다에 비유하다
*
불자(佛子)야 : 불자야
비여대해(譬如大海)가 : 비유하건대 큰바다가
이십종상(以十種相)으로 : 열 가지 모양으로
득대해명(得大海名)하야 : 대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불가이탈(不可移奪)이니 : 불가이탈이라.
이름을 얻어서 저 바다라는 말을 고치거나 빼앗을 수 없다.
제가 바다 비유를 정리하면서 바다라는 이름 중에 제일 마지막에 이렇게 해 놓았다.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다고 바다다’
웃을 것이 아니고 화엄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바다는 다 받아들인다고 바다다.
화엄경 제 열 번째 바다에 대해서 정의가 그 바다다.
부처님은 붓다라고 하지 않는가?
자비를 ‘쏟아붓다’라고 붓다가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라면 먹고 ‘얼굴이 붓다’가 붓다인데, 같은 붓다긴 붓다다.
오늘 했던 대목인 부처님의 몸과 관련해서 십지품의 부처님 몸의 비유를 보고 있다.
10지인 법운지까지 가면, 부처님의 몸을 체득하는 것이잖은가? 육신이 아니고 법신이다. 법신은 바로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
하등(何等)이 : 어떤 것이
위십(爲十)고 : 열 가지냐.
일(一)은 : 하나는
차제점심(次第漸深)이요 : 차례차례로 깊어지고
이(二)는 : 이는
불수사시(不受死屍)요 : 불수사시라. 바다는 송장을 받아두지 않는다. 계율을 파하는 것과 같은 찌꺼기, 쓰레기는 불법 바다로 밀어내 버린다.
삼(三)은: 삼은
여수입중(餘水入中)에 : 다른 바닷물이 도랑이나 강물이나 바다나 하루도 쉬지 않고 한순간도 쉬지 않고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만 들어가는 순간에
개실본명(皆失本名)이요 : 전부 다 개실본명이라. 모든 강물은 다 이름을 잃어버리고 모두 다 바다가 된다.
‘원공법계제중생(願共法界諸衆生) 동입미타대원해(同入彌陀大願海)다’ 불교는 그렇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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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四)는 : 사는
보동일미(普同一味)요 : 보동일미라, 바다는 어디 가든지 모두 짠맛이다.
오(五)는 : 다섯째는
무량진보(無量珍寶)요 : 한량없는 보물이 있고
육(六)은 : 육은
무능지저(無能至底)요 : 무능지저라. 바다는 밑의 바닥까지 이를 수 없다. 그런데 보현보살이 코끼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갈 때 헤엄쳐서 건너가는 것이 아니라 화엄경에서는 바닥까지 저벅저벅 밟고 건너간다, 고 이야기를 한다.
촐랑대는 세수대야의 물은 우리가 기울여서 쏟아부을 수도 있지만 바닷물은 절대 기울일 수가 없다.
화엄경 십지품에 보면 바닷물은 기울여서 비울 수가 없다고 나와 있다. 바닷물을 기울일 수가 없다. 당연한 이야기다. 부처님의 공덕을 그와 같이 비유해 놓았다.
*
칠(七)은 : 칠은
광대무량(廣大無量)이요 : 광대무량이라. 넓고 커서 한량이 없다.
평생 바다에 살면서 바다를 모르는 사람하고, 바다를 한 번도 안 가보고 바다를 모르는 사람하고는 수준이 좀 다르다.
화엄경을 계속 평생 공부하면서 화엄경을 모르는 사람하고 화엄경을 한 번도 안 봐서 모르는 사람하고 수준이 다르다.
바둑을 계속 두고 있는 한국기원의 프로기사인데 바둑을 모른다는 사람하고 우리같이 바둑을 잘 못 두면서 바둑을 모르는 사람하고는 수준이 다르다.
여기도 그런 것 같다.
팔(八)은 : 팔은
대신소거(大身所居)요 : 대신소거라. 바다는 큰 몸집이 사는 데이고
구(九)는 : 구는
조불과한(潮不過限)이요 : 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기한을 어기지 아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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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十)은 : 십은
보수대우(普受大雨)호대 : 널리 큰 비를 받아들이되
무유영일(無有盈溢)인달하야 : 무유영일이라. 넘칠 일(溢)자 바다는 장대 같은 비가 모두 쏟아져도 받아들여도 넘치지 않기 때문에 바다다.
바다, 다 바다다.
우리는 소갈딱지가 밴댕이 소갈딱지 같아서 남이 조금만 뭐라 해버리면 냄비처럼 파르르 끓어버린다. 그리고 그 사람을 다시 안 본다.
우째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심보가 그렇게 됐는지 참 신기한 일이다. 우리 자신을 한 번 연구해 봐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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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스님 안 계시니까 뽀르르 해서 다 탈영해 버린다. 1교시 마치고 도망가 버리고, 어쨌든 지금 제일 명강은 휴강이 제일 명강이긴 한데, 그래도 우리끼리 이렇게 우거지든 잦아지든 공부하는 것이 제일 명강이다.
어른 스님께서 여기서 강의하시면 저는 저기 제 자리에 앉아서 듣지 않는가? 좀 외람되지만 저는 또 제 강의를 듣는다.
스님은 스님 강의하시고 제 마음대로 울림이 있으면 제 마음대로 노트를 따로 한다. 어른 스님 말씀은 따로 적고 그 순간에 생각나면 또 제 강의를 따로 계속 적어 가는 것이다.
여러분들께서도 마찬가지다.
제 강의가 아니고 여러분들의 강의는 여러분들이 스스로 하는 것이다.
요로결석 신장결석은 별로 안 좋은 것이다.
아마 여기에서 닭이 기러기처럼 창공을 나는 날도 있을 것이다. 우리처럼 우둔한 사람도.
닭이 왜 못 나는가?
닭 다리가 굵어서 못 난다. 타조는 더 못 난다.
화엄경을 보면서 창공을 날면서 기러기가 일성신안[한]려장천(一聲新[寒]雁唳長天)이라, 본문은 그렇게 되어있다. 햇기러기 한 마리 창공에 올라서 끼룩하고 울었는데 그 울음소리가 허공에 가득하였다.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구절이다.
그런데 닭은 아무리 지가 끼룩하고 울어도 알 낳을 때나 울지 한 번도 창공으로 올라가지도 못한다.
그런데 말세 중생이 앉아서, 닭처럼 생긴 우리가 공부한다고 하니까 얼마나 기특한가? 그런데 거기다가 어디 빠져서 결석을 한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곤장 백 대를 때려라.’
조주스님 그런 분들은 조타삼천(朝打三千) 모타팔백(暮打八百) 아침에 삼천 대 뚜드려 패고 저녁때 팔백 대 또 뚜드려 패라 그랬다.
조주스님께서 조타삼천 모타팔백.
그다음 구절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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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행(菩薩行)도 : 보살행도
역부여시(亦復如是)하야 : 또한 이와 같아서
이십상고(以十相故)로 : 이 열 가지 바다 모양이 있는 까닭으로
명보살행(名菩薩行)이라 : 이름을 보살행이라 한다.
불가이탈(不可移奪)이니 : 불가이탈이라 고치거나 빼앗을 수 없는
하등(何等)이 : 무엇이
위십(爲十)고 : 열 가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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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환희지(所謂歡喜地)는 : 소위환희지는 10지 초지다.
출생대원(出生大願)하야 : 출생대원하야 환희지만 되면 사람이 큰 원력이 있어서 원력이 있는 사람은 악독하지 않다. 환희지를 내어서 큰 서원을 내어서
점차심고(漸次深故)며 : 점차심고라, 점점 깊어지는 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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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지(離垢地)는 : 이구지는 땟구정물을 벗어난 2지는
불수일체파계시고(不受一切破戒屍故)며 : 모든 파괴한 송장을 받지 않는 연고요, 공부 안 하면 송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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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지(發光地)는 : 발광지는
사리세간가명자고(捨離世間假名字故)며 : 세간에서 붙이는 이름을 여의는 까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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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혜지(焰慧地)는 : 염혜지에서는
여불공덕동일미고(與佛功德同一味故)며 : 부처님의 공덕과 같은 동급이 되고, 그래서 염혜지에서는 장양성태(長養聖胎)라고 한다. 제 4지 염혜지에서는 부처님의 거룩한 탯줄을 잇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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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승지(難勝地)는 : 난승지는 외도가 이길 수 없다.
출생무량방편신통(出生無量方便神通)과 : 한량없는 방편과 신통인
세간소작중진보고(世間所作衆珍寶故)며 : 세간에서 만드는 모든 보배들을 내는 연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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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전지(現前地)는 : 현전지는 반야바라밀이다.
관찰연생심심리고(觀察緣生甚深理故)며 : 인연생멸의 깊은 이치를 관찰하여서 심심리고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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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지(遠行地)는 : 원행지는 여기 원행지가 참 중요하다. 원행지를 증득하고 난 뒤에 원행지 보살이 무생법인을 얻는다는 대목에서 서장(書狀)의 대혜종고(大慧宗杲)스님이 활연대오(豁然大悟)했다,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원행지쯤 되면 화는 내기는 내되, 안 내는 줄 알면서도 화를 내고, 욕심도 다 떠났지만 일부러 욕심내고 남하고 맞춰주는 정도를 가지고 원행지라고 한다. 그래서 무상방편지(無相方便地) 모양 없는 방편지라고 한다.
7부 능선까지 갔으니 여기서부터는 흘낏흘낏 부처님의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광대각혜(廣大覺慧)로 : 넓고 크게 깨닫는 지혜로
선관찰고(善觀察故)며 : 잘 관찰하는 까닭이며
*
부동지(不動地)는 : 부동지는 여기서부터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서 무공용지(無功用智)라, 순풍에 돛단 듯이 가는 경지가 이 경지라고 한다.
시현광대장엄사고(示現廣大莊嚴事故)며 : 광대하게 장엄하는 일을 나타내는 연고요
*
선혜지(善慧地)는 : 선혜지는
득심해탈(得深解脫)하야 : 깊은 해탈을 얻고
행어세간(行於世間)호대 : 세간을 다니되
여실이지(如實而知)하야 : 여실하게 진실되게 알아서
불과한고(不過限故)며 : 기한을 어기지 않는 연고고, 신용 보증수표다. 정도와 사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선혜지라고 한다. 선혜지 되면 사무애변(四無礙辯), 지(智)를 증득한다고 한다.
*
법운지(法雲地)는 : 법운지는
능수일체제불여래(能受一切諸佛如來)의 : 능수일체제불여래의
대법명우(大法明雨)호대 : 대법의 밝은 비를 받으면서
무염족고(無厭足故)니라 : 만족함이 없는 까닭이니라. 바다는 이렇다. 그 뒤에 보면 그 바다에는 마니보배가 있다.
*
십지공덕(十地功德)의 비유(譬喩)
*
p.2 주유견고공덕(珠喩堅固功德)
:견고한 공덕을 마니주에 비유하다
*
도랑에는 미꾸라지가 살고 조그마한 참게나 산다. 그러나 바다는 용이나 고래같은 큰 것이 살아야 되잖은가.
그 바다에는 큰 마니보배가 있다.
부처님 마음에는 대마니주가 계신다. 이런 뜻이다.
*
불자(佛子)야 : 불자야
비여대마니주(譬如大摩尼珠)가 : 비유컨대 대마니주가
유십종성(有十種性)하야 : 열 가지의 성품이 있으니
출과중보(出過衆寶)하나니 : 이 마니보배주는 마니주는 다른 보배들 보다 훨씬 출중하고 뛰어나다.
하등(何等)이 : 하등이
위십(爲十)고 : 열 가지냐.
*
일자(一者)는 : 일자는
종대해출(從大海出)이요 : 종대해출이다. 아무 데서나 안 난다. 바다에서 나온다. 도랑에서 나오거나 하는 것은 시원찮다는 것이다.
이자(二者)는 : 두 번째는
교장치리(巧匠治理)요 : 마니보배는 아무나 컷팅해서 다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본래 본심자리를 다듬는 사람들은 대단한 선근공덕이 있어야 된다.
삼자(三者)는 : 세 번째는
원만무결(圓滿無缺)이요 : 둥글고 원만해서 흠이 없다. 이런 분들은 가만히 있어도 주지를 시켜주고 한다.
*
사자(四者)는 : 네 번째는
청정이구(淸淨離垢)요 : 청정하여 때가 없고
오자(五者)는 : 다섯째는
내외명철(內外明徹)이요 : 안팎이 투명하게 맑고
육자(六者)는 : 여섯 번째는
선교찬천(善巧鑽穿)이요 : 교묘하게 구멍을 잘 뚫었고
*
칠자(七者)는 : 일곱 번째는
관이보루(貫以寶縷)요 : 보배실로 꿰었다. 아무렇게나 나일론 끈을 가지고 꿴 것도 아니고 마니보배에 걸맞는 것으로 했다.
팔자(八者)는 : 여덟 번째는
치재유리고당지상(置在瑠璃高幢之上)이요 : 유리로 만든 당기를 위에 달았고
구자(九者)는 : 아홉 번째는
보방일체종종광명(普放一切種種光明)이요 : 갖가지 광명을 널리 놓고, 그러니까 아침에 보이차를 마시다가 유리잔을 놓고 보면 밑에 비치는 그림자가 무슨 색깔이 나오는가?
빨간색이 되지 않는가.
맑은 녹즙을 해 놓으면 파란색이 유리잔에 나온다. 그림자 말이다.
여기서 햇빛이 딱 들어와 비치면 빨간색이 됐다, 파란색이 됐다 한다. 차에만 욕심이 있어서 한 번도 그렇게 안 잡솨 봤는가?
사람들이 투영되어서 뻗어져 나오는 것이 ‘저 뻘겋게 사람이 나오네, 파랗게 나오네, 하얗게 나오네’ 생각이 보인다.
그렇게 나올 때도 그 사람 색깔이 나오게 되는 경우가 있고, 색깔이 안 나올 수 있으면 부처님처럼, 대의삼장처럼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는 것이 되면 어떤가? 마음을 아무 데도 안 보내면 마음을 못 찾는다. 마음이 작동할 때는 들통나지만 마음을 작동 안 시켜버리면 들통이 안 난다.
여기서 마니보배라고 하는 것은 무심, 무명무상절일체(無名無相絶一切)다.
아홉 번째는 갖가지 광명을 널리 놓고
*
십자(十者)는 : 열 번째는
능수왕의(能隨王意)하야 : 왕의 뜻에 따라
우중보물(雨衆寶物)하며 : 여러 가지 보물을 비 내리며
여중생심(如衆生心)하야 : 중생들의 마음과 같이 여중생심하야
충만기원(充滿其願)인달하야 : 소원을 다 만족하게 한다.
*
불자(佛子)야 : 불자야
당지보살(當知菩薩)도 : 마땅히 알아라. 당지하라, 보살도
역부여시(亦復如是)하야 : 마땅히 이와 같아서
유십종사(有十種事)하야 : 열 가지 일이 있어서 열 가지가
출과중성(出過衆聖)하나니 : 여러 성문보다, 성문, 연각, 아라한보다 더 뛰어난 줄을 알아라.
*
하등(何等)이 :무엇이
위십(爲十)고 : 열 가지냐
일자(一者)는 : 하나는
발일체지심(發一切智心)이요 : 온갖 지혜를 얻으려는 마음이요
이자(二者)는 : 이자는
지계두타(持戒頭陀)에 : 계행을 지키어 두타행에
정행명정(正行明淨)이요 : 밝음이요
삼자(三者)는 : 세 번째는
제선삼매(諸禪三昧)가 : 여러 선정과 삼매가
원만무결(圓滿無缺)이요 : 원만하여 흠이 없고
*
사자(四者)는 : 네 번째는
도행(道行)이 : 도행이
청백(淸白)하야 : 청정하여
이제구예(離諸垢穢)요 : 땟구정물을 여위었고
*
오자(五者)는 : 다섯 번째는
방편신통(方便神通)이 : 방편과 신통이 안팎으로
내외명철(內外明徹)이요 : 사무치고
육자(六者)는 : 여섯 번째는
연기지혜(緣起智慧)로 : 연기의 지혜로
선근찬천(善能鑽穿)이요 : 잘 뚫었다.
이 세상에 혼자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기서 종이 한 장을 들고 있어도,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 만들었고 연기 연기로 해서 잉크까지 다 묻어서, 글자 만든 사람까지 어떻게 천년만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말소리까지도 그렇다.
말소리도 제가 만든 것이 아닌데 누가 해 놓은 말을 배워서 지금같이 하고, 같이 안다고, 같이 인연터가 되어서, 이 땅에 있으니까 한국말로 하고, 미국에 있으면 또 영어로 해야되고, 경상도 사람들이 영어 하면 발음이 안 좋아서 경글리쉬라고 한다.
*
칠자(七者)는 : 일곱 번째는
관이종종방편지루(貫以種種方便智縷)요 : 갖가지 방편과 지혜의 실로 꿰었고
팔자(八者)는 : 여덟 번째는
치어자재고당지상(置於自在高幢之上)이요 : 자유로운 높은 당기 위에 두었고
구자(九者)는 : 아홉 번째는
관중생행(觀衆生行)하야 : 중생의 행을 관찰하여
방문지광(放聞持光)이요 : 들어 지니는 광명을 놓고
*
십자(十者)는 : 열 번째는
수불지직(受佛智職)하야 : 부처님 직책을 받았다. 열 번째는 당연히 부처님의 지위에 올라가야 한다.
수재불루(墮在佛數)하야 : 그래서 부처님의 숫자에 섞여 있다.
광액도아(廣額屠兒)가 방하도도(放下屠刀)하고 아시천불일수(我是千佛一數)라, 이마가 크게 벗겨진 백정이 소 잡던 칼을 놓아 내리고 광액도아가 방하도도하고 아시천불일수라, 나도 부처님 중의 한 부처님이다, 라고 하였다.
능위중생(能爲衆生)하야 : 능히 중생을 위하여
광작불사(廣作佛事)니라 : 불사를 널리 지음이니라.
이것은 화엄경 십지품 중에서 나오는 내용이다.
지금 여러분들하고 같이 한 번 잠깐 읽어봤다.
그러면 보현보살 게송을 세 게송만 더 하고 오늘 마무리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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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여허공변시방(譬如虛空徧十方)하야 : 비유하면 허공이 온 시방에 두루 하여서
약색비색유비유(若色非色有非有)와 : 형상과 형상 아님과 있음과 있지 않음과
삼세중생신국토(三世衆生身國土)에 :세 세상 삼세 중생들의 몸과 국토에
여시보재무변제(如是普在無邊際)인달하야 : 이와 같이 두루 있어서 그지없다. 허공이 시방삼세에 두루한 것을 부처님의 몸이다, 이렇게 표현한 대목이다.
앞에 장문에서 했던 열 꼭지의 내용을 보현보살이 스무 개 게송으로써 정리하고 있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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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불진신역여시(諸佛眞身亦如是)하사 : 부처님의 진실한 여래의 몸도 그와 같아서, 허공 같아서
일체법계무불변(一切法界無不徧)하야 : 온 법계에 고루고루 두루하였는데 불신충만어법계라 그러나
불가득견불가취(不可得見不可取)나 : 부처님의 몸은 볼 수도 취할 수도 없다. 그러나
위화중생이현형(爲化衆生而現形)이로다 : 중생을 교화하려고 항상 그 모습을 나타내도다. 허공은 모습이 없는데 중생 때문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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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여허공불가취(譬如虛空不可取)라 : 비유하면 허공은 불가취라, 붙잡을 수 없는 것인데, 붙잡을 수만 없는 것도 아니고 밀 수도 없고 당길 수도 없고 잡아 쨀 수도 없고 붙일 수도 없는 것이 허공이다.
본래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몸도 그렇다는 것이다.
보사중생조중업(普使衆生造衆業)호대 :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업을 짓게 하지만
불념아금하소작(不念我今何所作)이며 : 내가 지금 짓는다고 생각하지 아니 하거니
운하아작위수작(云何我作爲誰作)인달하야 : 어떻게 ‘내가 짓는다, 누가 짓는다’ 이렇게 말하겠느냐.
제일 유명한 게송인 염불할 때 고혼청(孤魂請)처럼
약유욕지불경계(若有欲知佛境界)
당정기의여허공(當淨其意如虛空)
원리망상급제취(遠離妄想及諸取)
영심소향개무애(令心所向皆無碍)라
여래출현품 제 50권에 나온다. 앞에서 우리가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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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불신업역여시(諸佛身業亦如是)하사 : 모든 부처님의 몸도 그와 같아서 허공은 분별이 없다, 이 말을 지금 이야기하는 것이다. 분별이 없기 때문에 집착도 없고 장애도 없다.
보사군생수선법(普使群生修善法)호대 : 중생들로 하여금 수선법 바라밀행을 닦게 하되
여래미증유분별(如來未曾有分別)하야 : 여래는 본래부터 미증유분별이라, 분별이 없되
아금어피종종작(我今於彼種種作)이로다 : 그러나 내가 지금 온갖 것을 짓는다. 분별없이 짓는다.
마지막으로 한 대목 하고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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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여일출염부제(譬如日出閻浮提)에 : 마치 비유컨대 일출, 해가 염부제에 뜨게 되면
광명파암실무여(光明破闇悉無餘)하며 : 광명이 햇빛이 확 비춰서 파암 어둠을 다 밝게 깨뜨려서 조금도 남김없이 환하다.
산수지연지중물(山樹池蓮地衆物)과 : 산의 나무와 연못의 연꽃이라. 못의 연꽃과 내지 땅의 갖가지의 모든 두두물물이 만물들이
종종품류개몽익(種種品類皆蒙益)인달하야 : 온갖 종류의 것들이 다 개몽익인달이라.
해가 한 번 뜨면 햇빛 한 개에 온갖 곡식, 만곡식이 다 익어간다. 일광이 요익이라고 화엄에서 이야기한다.
일광요익이라. 해가 한 개라도 넉넉하다.
겨울이 되어서 해가 조금만 멀어져 버리면 보일러 기름 땐다고 욕본다.
일광요익이라. 여기서는 널리 이익된 몸에 들어가서 중생들에게 이익 주는 것이 바로 여래의 몸이다.
모습은 없지만 어떻게든지 중생들의 본심에 다가서려는 성숙된 중생들 인연 있는 중생들을 제도한다, 이런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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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불일출역여시(諸佛日出亦如是)하사 : 모든 부처님의 일출도
법륜상전(法輪常轉) 불일증휘(佛日增輝)하듯이 불일증휘 모든 부처님의 해가 또한 이와 같아서
생장인천중선행(生長人天衆善行)하며 : 인천을 생장시킨다. 보통 사람, 잘난 사람을, 어느 정도 인연 있는 인천을 생장시킨다. 중선행이라. 모든 착한 행을 더욱더 자라게 하고
영제치암득지명(永除癡闇得智明)하야 : 그리고 좀 못난 삼악도 중생들은 캄캄한 지옥 아귀 축생 중생들은 치암(癡闇) 그 캄캄한 어둠을 다 깨뜨려서 지혜를 또 밝게 해서, 밝은 지혜를 놓고, 영제치암득지명이라, 모든 삼악도 중생들에게는 모든 번뇌 업장을 녹여서 부처님 같은 지혜를 얻게 하고
항수존영일체락(恒受尊榮一切樂)이로다 : 높고 일체 존귀한 온갖 낙(樂)을 다 받게 하도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
근념하셨다.
(죽비소리)
하강례
포기할 수는 없잖아
“이렇게 해가지고 얼굴 보고 죄에송합니다.”
큰스님께서 정오스님이 휠체어 운전을 할 줄 안다고 칭찬하셨다.
휠체어 방향을 돌리고 얼굴을 마주 하시면서 리드미컬하게 말씀하셨다.
병실 소파에는 시원스님이 앉아계셨고, 지혜월 보살님이 큰스님이 점심 공양하신 그릇들을 뒷정리하고 계셨다.
“건강이 좋아보이십니다.”
정오스님이 담뿍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지난번에 범어사에 수계산림을 하는데 스님 안 계신 줄 알면서도 처소에 가니까 문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어서 쓸쓸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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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은 오전 내내 치료받고 오셔서 파김치가 되었다고 하시면서도 ‘무중력 치료라고 있어’ 하면서 그중에 제일 신기하게 느껴지시는 치료법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항상 새로운 것을 알려주시는 열정, 특유의 억양, 제스처를 고스란히 마주하자 안도감과 기쁨이 밀려왔다.
정오스님은 문수선원에 와서 용학스님을 만났을 때 병실에 다녀왔다고 하시면서 ‘큰스님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열 배는 더 태평하시다’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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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하고 안락하고 안온한 느낌으로, 큰스님과 정오스님이 다정한 대화들을 나누셨다.
“용학스님 강의하는 데 사람들 독려해서 많이 동참하도록 해.”
하고 큰스님이 말씀하셨다.
“예 저도 스님 강의하시면 오늘 빠져야 되는데 용학스님 강의하시니까 왔습니다.”
“그렇지 맞아 세상사 다 아는 사람은 그래 하는 거야.”
정오스님이 이 말씀을 잘 기억했다가 법회 전에도, 법회가 끝난 후에도 ‘다른 스님들께도 연락을 해서 많이 참여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으로 보답하자’고 대중스님들께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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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재활 운동에 열심히 적극적으로 해가지고 잘하거든 칭찬해주고 못하거든 욕을 욕을 보자기로 해도 된다 했어.”
하고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상황과 같으면 충분히 일어나시겠습니다.”
“그 기분으로, 그 원력으로 지금 하고 있어. 그렇게 인생을 포기할 수는 없잖아.”
“포기가 없죠.”
“포기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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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에서 수런수런 소리가 나고 스님들이 병실에 가득차게 들어오셨다.
“아 어서와요. 자 손 한 번 잡으십시다.”
큰스님이 일일이 악수를 하셨다.
“멀쩡한 도량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이렇게 됐어. 조심해야 돼. 차도 조심하고.”
“또 이리와 손 한 번씩 잡고, 건강 관리 잘해.”
“네 알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려야 하는데 스님 항상 그 소리 하셔가지고 고맙습니다.”
하고 일현스님이 웃으셨다.
경조스님에겐 치료 잘 받고 있느냐고 물어보셨다.
큰스님이 입원하신 동안 이 스님도 아파서 하룻밤 옆 병실에서 묵으셨다고 하면서 신기한 인연이라고 하셨는데 지혜월 보살님이 그 스님은 대준스님이라고 정정해 주셨다.
“얼굴은 비슷한데?” 하고 큰스님이 미안해 하셨다.
병문안이 늦었다는 스님에게는 유머러스하게 대답하셨다.
“이럴 때 한 번씩 오고 그러는 거지, 온다고 병을 조금씩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더라고. 이렇게 가볍게 인사하는 것으로 끝내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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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우리 오늘 회의한 결과에 여러 스님들의 의견이요 오늘 참석 못 한 마가스님이 회장을 맡으면 제일 무난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하고 성화스님께서 이야기를 꺼내셨다.
큰스님께서 전에 없이 적극적으로 대답하셨다.
“여기는 본래 그런 조직이 없었어. 요즘은 사람들이 그런 인연이 생기다 보니까 그런 안을 낸 사람들이 있긴 있는데 그냥 연락처만 어디, 보원이가 어차피 연락하니까, 연락처만 두고 다른 소임은 일체 없고 무슨 꼭 공적으로 연락할 일이 있으면 연락하고, 그럴 일이 없으면 말고. 또 우리 스님들 중에 어디 좋은 인연이 있다, 좋은 불사가 있다 하면 그거 연락해서 거기서 우리 한 번씩 모입시다 해서 격려도 해주고 그런 일이나 하는 거지, 할 일이 뭐가 있어요. 무슨 논강해서 논강대회나 하면 몰라도, 그런 것도 아니잖아. 공부 알뜰히 해가지고 논강대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면야 참 모여서 하는 거 좋지. 그런데 그게 아니고 그런 건 부담되고 하니까. 부담되게 그렇게 할 거 아니라.
그리고 그 스님은 여기 내용도 모르고. 이제 막 들어 온 사람이 뭘 안다고, 활동적이긴 하지, 그런데 그것도 생각해 보니까 모양이 아니네. 안 그래? 각자 자기들이 하기 싫으니까 그리로 떠넘겼지. 굳이 할 필요 없다니까. 뭐 하려고 해? 그런 조직을 왜 만들어? 만들지 말고 연락처만 하나 해 놔. 안 그래요? 가볍게. 그리고 연락을 하더라도 내가 그 연락에 응할 일이 있고 응할 마음이 있으면 응하고, 응할 마음이 없으면 그만 안 하면 되는 거야. 중이 자유롭자고 하는 게 중노릇 아니야? 어때요 내 생각이?”
“명쾌하십니다.”
하고 성엽스님이 말씀하셨다.
“명쾌하지.”
“그러면 큰스님 뜻을 따르기로 하겠습니다.”
하고 성화스님이 말씀하셨다.
“아니 내 뜻을 따른다기보다는 세상 이치를 따르는 거야. 내 뜻을 왜 따라. 내 뜻은 따를 것 없어. 세상 이치를 따라야지. 나는 그런 생각이라.”
정오스님이 ‘분위기 안 맞게 한 말씀 드린다’고 하면서 말씀하셨다.
“공부하고 스님을 모시는 데에만 신경을 써야지 모여서 회장을 만들고 이러는 것은 나중에 모임 때문에 잘 못 될 수가 있어요.”
“여기에 우리 공부하는데 만약에 그런 조직이 필요하다 했으면 여기 정오스님은 10년이 넘고 20년이 가까운 세월을 나하고 가까이 하고 또 나를 잘 알아. 은사스님하고 나하고 도반이고 역경연수원에서 같이 생활하고 그런 관계라. 은사스님 욕을 둘이서 같이 하기도 하고 칭찬도 같이 하고 그런 사이인데, 그런 소리 일절 없이 수십 년을 공부만 하러 오는거야. 당신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어도 공부할 경우가 되면 하고. 또 공직을 많이 사니까 공무에 일하게 되면 공부하러 잘 안 오잖아. ‘아유 오랜만에 와서 죄송합니다’ 입승이 그 말 한마디로 끝나잖았어.
그렇게 가볍게 살았어 우리는, 공부 중심으로. 아주 정신적으로 신사야, 젠틀맨이라.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스님들이 웃으셨다.
“그러니까 조계종에서 생명유지를 오래 하는 거야.”
“모자란다고 질책하시는 걸로 알겠습니다.”
정오스님이 합장하며 말씀하셨다.
“어때요 내 생각이, 그거 뭐하라고 해? 공부해놓은 것 연구발표 하려면 몰라. 연구해 놓은 것 많이 있어요?”
“성화스님이 그대로 하시는 걸로 하지요.”
스님들 중에 한 분이 말씀하셨다.
큰스님께서 그 이야기를 받으셨다.
“만약에 대표자로 일임을 하라면 성화스님 밖에 없어.”
스님들께서 웃으며 박수를 치셨다.
“당신이 빚을 그렇게 만들어 놨으니까 빚지고 살아야지. 성화스님은 성의도 있고, 말 그만 할까?”
하고 큰스님이 물으셨다.
“아닙니다. 물 흐르듯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요. 없는 것을 만들어 내려면 만듦으로부터 분란이 생길 수가 있어요. 절대적으로.”
하고 정오스님이 말씀하셨다.
“그럼 절대적으로 생겨. 가볍게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적극적일 때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적극적이지 않을 때는 또 그렇고. 뭘 열심히 하지 마라. 호사도 불여무라. 좋은 일도 없는 일만 같지 못해. 입승스님이 지적했듯이 뭐 모여갖고 의무적으로 회비 걷어갖고 돈 모아서 절대 그런 짓 하지 마라. 그리고 오늘 같은 날 한 예를 들자면 스님이 이렇게 병원에 있으니까 우리가 십시일반으로 다만 10원씩이라고 걷어서 병원비라도 보태는 것이 안 좋으냐. 아 그런 거 좋은 일이지. 그런데 그거 액수 절대 정하지 마. 전부 자기 마음이지. 자기 역량대로 자기 능력대로 그냥 십시일반 하면 끝이야. 그게 제일 정확한 거라. 절집안 일은 그렇게 돌아가는 거지 의무적으로 얼마 내라 절대 그런 거 하지 마라.”
하고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데 그래도 연락을 할 만한 스님이 한 분은 있어야 되거든요.”
하고 성화스님이 말씀하셨다.
“보원이가 연락하잖아.”
“보원스님이 그동안 애도 많이 쓰고 했는데 스님께서 보원스님에 대해서 너무 질책을 하지 마십시오. 잘 하고 있습니다.”
“내가 뭘 질책을 해.”
“상좌이기 때문에 그런 거 맡으면 안된다, 스님 그런 말씀 하지 마시고요. 잘 해 주십시오. 그래도 스님 가까이 모시고 있는 스님이 연락을 하고 그래야.”
“성화스님이 또 빠져 나가는 소리야?”
“아닙니다.”
“아 이 스님은 승납이나 법납이나 나하고 도반격이야. 그런데 얼마나 고마워. 그 여러 해 동안 이렇게 다녀가지고 화엄경 체조도 만들고 당신 도량을 화엄도량으로 만들고 그런 것이 너무 내 마음에 와닿았어. 그래서 누구보다도 내가 사랑하는데 무얼 만들려고 하고 무얼 조직하려 하고 그건 내가.”
하고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들지 않겠습니다.”
하고 성화스님이 말씀하셨다.
“알겠제?”
“예 알겠습니다.”
“스님은 우리 도반이야. 승납이 얼만데. 또 세납도 얼만데.”
하고 큰스님께서 성화스님에 대해 말씀하셨다.
“보원은 왜 안 왔어?”
“49재 입재가 있다고 같이 회의하고, 우리만 왔습니다.”
“그래 알고 일어납시다. 모두 건강하시고 공부에 열중해서.”
하시면서 큰스님이 아파보니 화엄경 같은 것이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어떤 사진보다 중요한’ 단체사진을 찍으셨다.
“좋지?”
하고 옆에 계신 스님에게 물으셨다.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좋습니다.”
“정말 서로 표현도 안 하지만 얼마나 속으로 한결같이”
제자들에게 고마운지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큰스님 너무 예리하셔요.”
하고 성엽스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한마디 더 할까? 내 법문 듣고 눈물 흘린 스님은 성엽스님이야. 그래가지고 서울서부터 인연이 돼서 여기까지 내려온 거야. 성엽스님이 앞에 보이면 내가 힘이 나거든. 성엽스님이 안 보이면 뭐, 내가 솔직한 고백이라.”
그 말씀에
“저도 고백합니다. 스님 사랑합니다.”
하고 성엽스님이 말씀하셨다.
“나 실수한 거 미안해 얼굴이 비슷하게 생겼어”
하고 큰스님이 경조스님에게도 말씀하셨다.
“그래 이제 가봐요. 고마워. 어디 빠지면 안 돼.”
하고 문수선원으로 공부하러 가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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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이 다 나가신 뒤에 정오스님이 퇴원은 언제 정도에 하실지 여쭤보고 충분히 운동을 하신 다음에 퇴원을 하시라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요즘 병원도 기한이 있더라고. 하여튼 형편 따라서 최대한 기한을 많이 늘렸어.”
하고 큰스님이 말씀하셨다.
요즘 산색이 너무 좋은데 병실에 큰 창이 있어서 좋다고 정오스님이 말씀하셨다.
“좋아. 아주 좋아. 그래요. 고마워.”
하고 큰스님이 말씀하셨다.
“오늘 이야기거리 많네. 다 실어.”
하시면서 덧붙이셨다.
“그래야지 이 사람들이 또 안 지켜요. 꼭 지키길 바란다고. 자세하게 실어가지고 꼭 지키길 바란다고 그래서 한마디도 빠지지 말고 녹취해서 다 올리라고 하더라. 성화스님도 뻔해. 마음이 있으니까 마음이 간절하니까 안 지킨다고.”
“인연이 성숙되면 다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오스님이 말씀하셨다.
“그렇지.”
하고 큰스님이 이날 제일 많이 말씀하신 말로 대답하셨다.
‘그렇지, 맞아, 고마워’ 이런 말들, 정오스님은 스님들이 큰스님께 제일 많이 올리신 말씀을 간절하게 다시 여쭈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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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선원에 돌아와 ‘그 광명에 닿으면 그 빛과 같아진다’ 하신 용학스님의 강의에 밑줄을 그었다.
순정하고 거친 봄바람이 불었네
세상을 온통 햇빛과 맞닿게 하려고
그렇게 여름이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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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처님 고맙습니다.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 _()()()_
그저 고마움으로 충만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_()()()_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_()()()_
고맙습니다_()()()_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_()()()_
나무 대방광불화엄경
_()()()_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