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하지만 제 견해를 피력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도 예전부터 국내축구 해외축구 남들한테 '징하다' 소리 들으면서 챙겨보고 박지성 선수 경기도 꼭꼭 시청한 한 사람의 축구 팬으로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현재 프리미어쉽과 챔피언스리그를 보면 박지성 선수는 4-3-3 포메이션의 윙 포워드(주로 왼쪽)으로 출전합니다. 아직 주전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에게 많은 기대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방금 맨유의 팬포럼에서 박지성을 MF로 내리면 어떻겠느냐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이 말에 어느 정도 동감을 하고, 모두는 아니지만 적지않은 분들 역시 찬성하실 것입니다. 박지성 선수의 장점이라고 하면 퍼거슨이 '터보엔진'이라고 칭찬했던 체력, 단순히 좋은 체력을 넘어서서 볼에 대한 냄세를 맡는 그만의 능력, 스피드 등이 있습니다.
보통의 공격수와는 다르게 수비도 잘합니다. 우리나라 많은 선수들이 스트라이커에서 시작해서 미드필드나 수비수로 내려가는 데 비해(최진철이 가장 대표적 예), 박지성 선수는 사이드백도 보았고 수비형MF에서 주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국대 경기를 본 사람은 누구나 박지성이 중앙MF에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퍼거슨이 이것을 모를까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박지성을 윙포워드로, 뚜렷한 장점이 느껴지지 않는(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만) 데런 플레쳐를 계속 MF로 사용할까요. 감히 추측해 보겠습니다.
현재 맨유의 미드필드 라인은 폴 스콜스-앨런 스미스- 데런 플래처 가 중심이 됩니다. 앨런 스미스는 리즈에선 스트라이커였고 팀이 어려울때 공격형MF 혹은 윙이었지만 현재 그가 맡고 있는 보직은 수비형MF입니다. 예전 로이 킨의 자리지요. 하지만 경기를 보면 앨런 스미스는 특유의 성깔이나 공포의 태클 같은 것으로 그 자리를 지키긴 하지만 분명 수비에서는 2% 부족한 모습입니다. 뭐랄까요, 경합은 잘 붙고 투지는 있지만 미드필드에서 볼의 냄세를 맡고 차단하는 수비의 능력이랄까, 이런 부분은 부족합니다.
때문에 예전 맨유 4-4-1-1 포메이션에서 반니 바로 아래의 '1'을 담당했던 폴 스콜스의 공격적 능력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폴 스콜스가 미드필드에 묶여 있을 때 그의 공격적
재능은 반감이 되고, 또 스콜스 역시 앨런 스미스 같이 투지를 보이려고는 하지만 한 단계 높은 수비 능력은 없습니다. 가끔 맨유가 경기가 잘 풀리면 스콜스의 공격력이 살아나지만, 지난 비야레알 경기처럼 답답하다면 스콜스는 말 그대로 팬텀 모드에 진입합니다.
이런 맨유의 미드필드를 무난하게 받쳐주는 선수가 바로 데런 플레쳐 입니다. 예전의 니키 벗이나 로이 킨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뭐라 정의하기 힘듭니다. 굳이 정의를 하자면 스콜스의 스미스의 부족한 부분을 적절히 매워주는 역할이랄까요.
때문에 데런 플레쳐의 역할은 플레이스타일이 많이 다른 박지성이 맡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폴 스콜스 자리에 들어가면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아니면 로이 킨이 미드필드에 온다면 박지성과 좋은 콤비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퍼거슨이 박지성을 굳이 MF가 아닌 윙으로 두는 이유는 약간의 공격력을 희생하고서도 박지성의 움직임을 맨유 공격를 살리는 축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경기를 보시면 알겠지만 C.로날도는 스피드가 있고 드리블이 좋지만 박지성처럼 시종일관 움직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볼을 잡으면 스탑하고 한 박자 쉬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그가 드리블 컨디션이 좋을 때는 모르겠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이런 모습은 맨유의 전체적인 운동력과 스피드에 마이너스가 됩니다. 웨인 루니는 윙 포워드지만 역시 스트라이커에 가깝기에 보통 사이드가 아닌 중앙에서 볼을 많이 가지고 놉니다. 사실 맨유의 4-3-3은 네덜란드 식 스트라이커-정통 윙 포워드 개념보다는 4-3-2-1적인 요소가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쨌든 루니의 경우엔 중앙에서 볼을 많이 가지고 놀고, 역습할 때 보면 플레이메이킹 포지션에 서 있다가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그 모습이 맨유 사이드에 역동성을 주긴 어렵습니다.
퍼거슨이 의도하는 건 어떻게든 사이드에 역동성을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사실 과거와는 달리 맨유가 4-3-3을 주로 사용한 이후엔 상당히 정적이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런 정적인 맨유에 박지성 선수가 좀 더 역동성을 불어 넣었으면 합니다. 사이드가 살아나면 스콜스와 스미스의 내재된 공격력 역시 살 것입니다. 이런 이중 효과를 퍼거슨은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첫댓글 글잘썼네
저 퍼가요
저 퍼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