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맞춤법은 일반인이 보면 분명히 편의적이거나 자의적이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수'를 어떤 경우에 접두사로 보아 붙여 쓰고, 어떤 경우에 관형사로 보아 띄어 쓰는가에 대한 대답이 바로 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수'는 접두사로 사용되건 관형사로 사용되건 '여럿' 또는 '약간'의 뜻을 나타냅니다. 그러니 무슨 잣대로 접두사와 관형사를 구분하여 띄어쓰기를 하라고 하는 거냐고 물으실 만하지요.
이렇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수(數)'는 국어에서 관형사로 사용되는 것이 기본입니다. '송아지 수 마리를 잃었다.', '초가 수 채가 불에 타.', '수 미터 떨어진 거리', '수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천' 등이 '수'가 관형사로 사용되는 예입니다.
그런데 한자는 한자끼리 어울린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수' 뒤에 한자어로 된 단위 명사가 오면 '수'가 그 명사와 쉽게 붙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개월(數個月)', '수차례(數次例)', '수천 수만금(數千數萬金)', '수년(數年)', '수월(數月)', '수백만(數百萬)', '수십만', '수만', '수천', '수백', '수십' 등이 그 예입니다. 이렇게 볼 때에 '수'는 토박이말이나 외래어 앞에서는 언제나 관형사로 쓰이고, 몇몇 한자어(수량과 관계되는 명사) 앞에서는 접두사로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의 경우는 한자어 단위 명사이지만 관형사로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수 명(名) 다쳤다.
인삼을 수 근(斤)이나 훔쳐갔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답변한 것 가운데, 표준국어사전에 있는 것은 접두사로 보라는 것은 '수'가 한자어 앞에 온 경우에 그것이 한 단어로 사용되는 위의 몇 가지 경우 접두사로 보라는 뜻일 것입니다. 이 경우는 이른바 관용적으로 한 단어로 사용되기 때문에 붙여 쓰는 것이므로 붙여 쓰는 위의 몇 개 어휘를 익혀 두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설명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것 같은데 이는 우리 맞춤법이 합리적이지 못한 데서 연유한 것임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맞춤법에서 한자어와 토박이말, 외래어를 달리 취급하여 띄어쓰기를 하는 경우가 또 있습니다.
'영국어, 일본어, 중국어'처럼 '-어'가 한자어로 된 나라 이름 뒤에 붙어서(접미사) 그 나라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나라 이름이 외래어인 경우에는 '라틴 어, 아라비아 어, 인도유럽 어, 말레시아 어'처럼 '어'를 띄어 씁니다. '강'의 경우도 '압록강, 두만강'처럼 붙여 쓰다가 외래어가 오면 '리오그란데 강, 양쯔 강, 미시시피 강'처럼 띄어 씁니다. 우리말에서 한자어가 참 여러 모로 우리를 피곤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댓글 흠~ 바이올렛님의 다박한 지식에 감탄하고 있다는...
설마 제가 쓴 글이라고 생각하셨다는
제가 올린 글은 펌글이고...대부분 내가 궁금하고 내가 잘 틀리는 것들을 찾아 모아모아서
어쨌든 고맙다는...
이래저래 우리 말도 제대로 쓰려면 엄청 어렵습니다. 띄어쓰기, 장음단음, 낱말받침 등 휴 머리가 잘 돌아가는 젊은이들이 많이 신경써서 배우고 잘 활용해서 우리말을 아름답게 사용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고맙습니다. 헷갈릴 때마다 다시 찾아 보겠습니다.
사오모들은 나름 톰아저씨의 게시판에서 보고 듣기도 하고 만나면 매번 지적해주곤 하지만은...돌아서면 또 잊어버린다구요반복해서 말해줘도 부족함이
아~~~고등학교 수업시간 같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