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장성 성 글라라 봉쇄 수녀원에서는 매년 수녀원 수입의 십일조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을 종교 불문하고 한 곳을 찾아서 조건없이 나눈답니다.
올해는 감옥에 갇혀있는 분들 중에서 가장 가난한 분들과 나누고 싶다면서 민들레국수집에서 그 일을 대신해 달라고 하십니다.
내년 1월까지 1년 동안 매달 70-80만 원 정도를 보내신다고 합니다.
봉쇄수녀원이라서 대신해 달라고 부탁해서 미안하답니다.
고맙습니다.
청송 감옥에 갇혀있는 이들을 위해서 잘 나누겠습니다. 사실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에게는 돈이 절실합니다. 외부에서 보내주는 사람이 없을 경우 필요한 돈을 감옥에서 마련하는 일은 정말 힘듭니다. 한 달 내내 돈 있는 사람의 빨래를 해 주면 오천 원 정도 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일마저도 거의 없습니다. 수녀님들이 보내주시는 돈으로 몇 십 명의 재소자에게 나눌 수 있어서 참 기쁩니다.
3월 15일 금요일에 청송 교도소 방문 예정입니다.
감옥에 갇혀있는 형제들이 프라이드 치킨과 양념 치킨이 간절히 바라는 음식입니다.
담당 교도관에게 허락을 받아 놓았습니다. 단 뼈를 제거한 치킨에 한 한다고 합니다.
그제는 재미난 연구소에서 민들레국수집에 아주 품질이 좋은 담요를 35장이나 잘 손질해서 보내주셨습니다.
민들레희망센터에는 낮잠 자는 방이 있습니다. 에어컨도 설치되어 있어서 낮잠만큼 방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합니다.
노숙하는 분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 중 하나인 안심하고 편히 잘 수 있는 공간은 참으로 귀한 곳입니다. 사실 공원에서 좀 쉬려고 해도 인정머리 없게 사람이 누울 수 없도록 장치를 해 놓았습니다. 춥거나 덥거나 비올 때 몸 누일 공간이 아예 없습니다. 그래서 민들레국수집은 민들레희망센터를 마련하면서 우리 손님들이 낮이라도 꿀잠 잘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샤워하고 옷은 세탁해 놓고 말릴 동안 낮잠을 잡니다. 담요와 갈아 입을 옷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손님들이 급하고 절실하면 덮었던 담요를 슬쩍 가져가기도 합니다. 슬리퍼도 슬쩍 신고 가고요. 옷도 말없이 그냥 입고 가버리기도 합니다. 바보같습니다. 말하면 더 챙겨갈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담요를 새로 마련해야 하는데 마침 귀한 담요 선물이 왔습니다. 반 정도는 센터에 비치해 놓고 반 정도는 필요한 손님들에게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민들레국수집 손님들께 과일을 통째로 내어 드시면 좋아하는 분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과일 샐러드로 내어드리면 참 좋아합니다.
어제는 하연이 엄마 아빠가 최고급의 하림 통닭 10상자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월요일에 손님들에게 닭백숙으로 내어드리기 위해 지금 손질하고 있습니다. 몇 마리는 튀김용으로 손질해서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으로 내려 보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