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한성기문학상 수상자 작품집☆]의 앞표지
============ ============
[한성기문학상 수상자 작품집]
제20회 수상자 특집 / 문경출판사(2013.09.27) / 값 10,000원
================= =================
제 20회 수상자 특집
강신용 시인
제 20회 한성기문학상 수상자
시집『목이 마르다』를 상재한 강신용 시인 선정
∥문학상과 선정 내용∥
한성기문학상을 수여한 지 벌써 스무 번째가 된다
2013년 6월 26일 1차 모임에서 수상 규정에 따른 제반 준비 사항을 점검하고 심사위원을 선정하였다. 8월 19일 11시 위촉받은 심사위원들은 유성 ‘양반고을’에서 본상에 대한 심사를 시작하였다.
2년 이내에 시집을 출간한 시인들 중, 언어의 조탁이나 예술성 등이 뛰어난 시인 여섯 분을 선정하였다.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으나 최종적으로 본상에는 시집『목이 마르다』의 저자 강신용 시인이 선정되었다. 그 와중에 문학에 대한 애착과 문단에 이바지하는 점 등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작품상을 수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 대상으로 시조집『뿌리공원』을 상재한 이상덕 시조시인이 결정되었다.
강신용시인은 세조시에서 태어나 중앙대 예술대학원을 수료했고, 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가을城』『빈 하늘을 바라보며』『복숭아밭은 날 미치게 한다』『나무들은 서서 기도를 한다』등이 있다. 대전문학상, 허균문학상, 대전시인상을 수상했고, 우송정보대학 문예창작과에 10여 년간 출강하였다. 그는 순수한 자연과 인간 본성을 함축적 언어와 여백으로 형상화시키고 있다. 간결미와 정제미가 뛰어난 정형적 서정 시인이기도 하다. 감정이나 감각적 차원에서 전경화하는 모습도 특이하다 할 수 있다.
이상덕 시인은 <현대시조>에서 등단한 늦깎이 시조시인으로『나지막한 가을』『황토밭』『뿌리공원』등의 시조집을 상재하였으며, 호서문학, 대전펜문학, 시조문학 등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충효사상에 기초한 삶을 극대화시키며 자연 본능적이고 자생적 쏠림이 그 작품 특성이다.
제20회 한성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강신용 시인과 작품상을 수상한 이상덕 시인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장> 안영진
<심사위원> 최송석, 안명호, 이장희
변재열(기록)
======
∥문학상과 선정 내용∥
내가 쓴 시가 시일까…… ?
한편의 시를 쓰고 나면 이런 의문에 빠진다. 처음 내가 구상하고 쓰고자 했던 것과는 다른 작품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새롭지 않고, 깊고 광활한 삶의 광장으로 나서지 못하는 내 시가 때때로 절망으로 다가온다. 그 절망감이 나를 고민하게 하고 들뜨게 만들어 다시 시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음모를 꾸미게 하는지도 모른다. 이 끝없는 방황과 절망, 딱히 무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그 무엇의 언저리에서 아프게 탄생하는 언어, 그 절실함이 시일 것이다,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한다.
30년이 넘도록 시라는 화두를 끌어안고 몸부림 쳤는데도 아직도 시라는 큰항아리 안에 담겨 있는 비밀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그 비밀을 찾아 십자가처럼 빈 들판을 홀로 떠도는 것인지도 모른다.
배경도 용기도 없음으로 수줍음 속에서 상상의 자살만을 꿈꾸던 젊은 시절, 시는 나에게 구세주였다.
니체는 “문학은 자기를 구원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청시절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 나는 종교에 빠진 광신도처럼 목숨을 걸고 문학하라는 뜻으로 알아들었다. 이제는 이 말이 문학에 목숨 걸지 말라는 뜻으로 들린다. 문학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상처를 보듬으며 참된 나의 길을 찾아가는 구도의 길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결코 처세를 베우고 사회적 성공을 위한 행위가 아니다. 요즘 나의 일상은 비움에 대한 생각들로 꽉 차 있다. 욕심내지 않고 버리고 또 버리고 텅텅 비우고 또 비우고 가장 소중한 것 하나만 가지고 살아가고자 애를 쓰고 있다. 비움의 경지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보이는 대 자연의 소리들과 양생養生하는 삶을 염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이 상은 내 시의 모태가 되어준 신의 예술인 자연과 극히 작고 보잘 것 없으나 소중한 내 주변의 것들이 받아야 할 상을 내가 대신 받는 것 같아 염치없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상을 받는다는 것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고 부끄러운 일이다. 미욱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상은 힘겹고 척박한 내 문학의 길 위에 준엄하게 내리치는 죽비소리요, 용기와 격려의 뜻으로 믿고 고마운 마음으로 받고자 한다.
이런 계기를 마련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한성기문학상 운영위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3년 9월
강신용
======
∥한성기 문학상 수상작품시집 『목이 마르다』중에서∥
입추 외 5편
강신용
산그늘 아래로 너는 온다
허허롭게 돌아눕는 나뭇잎
뜰안 가득
생각의 키가 자라고
더딘 고요가 쌓인다
손에 잡힐 듯
해직녘이면
마을로 내려오는 산 그림자
처마밑에 걸리는
마름 놀빛이 깊다
오월 광주
강신용
쏟아지는 푸른 햇살 속을 달려가도 싶어요
그 맑은 經文 아래 서 있고 싶어요
꽃들의 울음소리 들려와요
해마다 이맘때
단풍
강신용
나는 알고 있다
역사에도
교과서에도 없는
10월 혁명
사랑
강신용
나는 눈먼 영혼을 가졌다
너에게 가는 길 막지 못하고
헛발질 하듯 헤매어도
나를 너로 가득 채우고 싶다
평생 아물지 않는
생살의 아픔으로
너를 견디며 자진하고 싶다
소나무
강신용
큰 울림으로 박힌
평생
푸른
별
하나
* 수장자 작품집『목이 마르다』는 본 카페『蒜艾齋 http://cafe.daum.net/koo6699』의 메뉴 [소중한 마음]의 <고귀한 작품집들> 472번에 “강신용 시집 [목이 마르다](지혜사랑시선 082 / 도서출판 지혜. 계간 시전문지 애지. 2013.07.10)”로 자세히 소개되어 있음
.♣.
=================
=================
∥한성기 작품상 수상작품시조집
『뿌리공원』중에서∥
한국족보박물관 외 5편
이상덕
조상의 숨결이
숨쉬는 문화재
족보의 체제, 간행
족보의 내력이
전시실
가득 담아서
조상의 얼 이어받네
마음으로 함께 하는
민족의 참된 얼
한 조상에서 태어난
겨레의 자손
충효에
뿌리의 도장
한국 족보박물관
뿌리공원 2
이상덕
충효정신 요람의 터
자신의 뿌리 찾아
경로효친 사상
실천하는 배움 자리
조형물
일백삼십육 개
숭오위선 뿌리공원
충효례 실천으로
겨레의 얼 받들어
화목과 우의가
자손만대 이어져
조상얼
갖가지 비석이
자손만대 빛내네.
말없는 산, 흐르는 물
- 뿌리공원 천연기념물
이상덕
수천년 산을 지킨 숲
끊임없이 흐르는 물
숲과 냇물에 사는 수달, 새매,
소쩍새, 수리부엉이, 팔색조,
사향노루, 원앙, 남생이, 청둥오리
검정 딱따구리, 고라니
산과 강
천연기념물
밤낮 없이 반기네.
숲속의 나무 풍경
이상덕
기둥재 전나무
양반같은 대추나무
수꽃과 영성화兩性花가
함께 피는 홍단풍
밤이면
소엽小葉들이 마주보고
붙어 자는 자귀나무.
적赤열매 산수유나무
담홍색 잣나무
하얀 이팝나무
가로수 왕벚나무
하늘로
치솟아 오르며
손짓하는 숲속나무.
꽃
이상덕
티 없이 피어나는
불두화 흰 백합화
햇살이 반겨
하얀 세상 만드네
하늘 땅
그리움 가득
어머니가 가꾼 꽃.
아름다운 세상에서
꽃중에 꽃 어머니꽃
하얀 꽃으로
하얀 정 품고 피어
산과 들
달 밝은 깊은 밤
억새풀 창백한 울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