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궁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휴대용 대공 미사일이다. 2인 1조로 운용되며 작고 가벼워 개별적인 휴대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새로운 활”이란 뜻을 가진 신궁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이밖에 최근에는 30㎜ 자주대공포인 비호에도 장착되고 있으며, 신궁을 장착한 비호는 “비호복합”으로 불리고 있다.
서해안 안흥사격장에서 비호복합 실제사격 훈련 중 신궁 미사일이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출처: 육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등장한 휴대용 대공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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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자 독일공군은 연합군의 공중전력에 밀려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출처: wikipedia> 2 플리거파우스트로 알려진 독일군의 휴대용 대공 무기는 20㎜ 로켓 발사관을 여러 개 묶어 발사하는 다연장 로켓포의 형태를 갖추었다. <출처: wikipedia> |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달하던 1944년, 당시 독일은 연합국에 하늘을 빼앗긴 채 힘겨운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독일군의 루프트바페(Luftwaffe) 즉 독일공군은 연합군의 공중전력에 밀려 맥을 못 추었고, 제공권이 상실되자 지상군은 전투기와 폭격기의 공격으로 산산조각이 나고 있었다. 독일공군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된 독일 육군은, 판저파우스트(Panzerfaust) 대전차 로켓포 같이 보병이 휴대하면서 적기를 격추시킬 수 있는 신무기를 개발한다. 플리거파우스트(Fliegerfaust)로 알려진 휴대용 대공 무기는, 지금의 휴대용 대공 미사일과 달리 유도 기능이 없었다. 대신 요격 확률을 높이기 위해, 20㎜ 로켓 발사관을 여러 개 묶어 발사하는 다연장 로켓포의 형태를 갖추었다. 1만여기의 발사기와 400만발의 로켓탄이 주문되었지만, 제대로 생산되지 못했고 극히 일부가 전장에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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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60년대부터 적외선 호밍유도 방식을 채용한 휴대용 대공 미사일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출처: 미 국방부> 2 미국으로부터 스팅어를 제공받은 무자헤딘은 340여 회의 교전 끝에 260여대의 소련군 항공기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처: 미 국방부> |
1960년대부터 적외선 호밍유도 방식을 채용한 휴대용 대공 미사일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미군의 레드아이와 소련의 SA-7은 제1세대 휴대용 대공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사일에 장착된 탐색기의 기술적 한계로, 적기를 조준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고 미사일이 적기를 향해 발사되어도 플레어(Flare) 같은 미사일 기만체에 쉽게 교란 당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제2세대 휴대용 대공 미사일은 탐색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전 방위 조준이 가능해졌고 미사일 기만체에 대한 대응능력도 높아졌다. 대표적인 제2세대 휴대용 대공 미사일인 스팅어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놀라운 전과를 기록한다. 1993년 발간된 미 육군 방공포병의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으로부터 스팅어를 제공받은 무자헤딘은 340여 회의 교전 끝에 260여대의 소련군 항공기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팅어로 인해 소련군은 결국 제공권을 상실했고, 1989년 2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게 된다.
1995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한국형 휴대용 대공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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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궁이 개발되기 전까지 우리군은 외국산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사용해왔다. <출처: 공군> 2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신궁은 혹독한 군 운용 환경 검증과 수십 차례의 비행시험을 실시했다. <출처: 국방기술품질원> |
신궁이 개발되기 전까지 우리군은 외국산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사용해왔다. 성능은 뛰어났지만 정비 및 유지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외화절감 및 기술확보 차원에서 1995년부터 한국형 휴대용 대공 미사일 개발에 들어가게 된다. 1995년부터 1998년까지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탐색개발이 이루어졌고, 이후 체계 개발이 이루어졌다.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신궁은 수십 차례의 비행시험을 거쳤다. 또한 전국 산악지역을 돌며 적합성 시험을 수행하고 실제 군 운용 환경에서 철저한 검증을 마쳤다. 시험을 위해서 1,000m가 넘는 험준한 산을 올라야 했는데, 차량이 오르지 못하자 연구원들이 직접 시험용 장비를 정상까지 운반해야 했다. 악천후로 표적기가 비행하지 못해 온종일 하늘만 쳐다보다, 허탕치고 돌아오는 일도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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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IG 넥스원이 생산중인 신궁은 항공기의 적외선 호밍유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발사 후 망각 개념에 의해 운용된다. <출처: LIG 넥스원> 2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된 신궁은 시험사격을 통해 높은 명중률을 기록했다. <출처: LIG 넥스원> |
LIG 넥스원이 생산중인 신궁은 항공기의 적외선 호밍유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발사 후 망각 개념에 의해 운용된다. 특히 2색 탐색기(two color seeker)를 적용함으로써 플레어를 투하하는 전투기에 대한 대응능력이 대단히 우수하다. 이밖에 비행간 비례항법과 표적 유도방식을 적용, 기존 적외선 호밍유도 미사일이 항공기 동체를 공격하기 전, 항공기 후미에서 나오는 배기열원을 공격하는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또한 근접신관 기능을 통해 미사일이 목표물의 일정 거리 내에 접근하면 폭발과 함께 720여 개의 파편이 발생하여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다. 2중 추력방식을 채택한 신궁은 최대비행속도가 마하2 이상으로 헬기는 물론 각종 고정익기까지 격추시킬 수 있다. 이밖에 미사일 전방에는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한 항력감쇄기가 장착되어 있다.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된 신궁은 시험사격을 통해 높은 명중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스팅어와 러시아의 이글라를 훨씬 능가하는 명중률로 알려져 있다.
한국형 탐색기를 장착한 신궁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표적을 격추하고 있다. <출처: 방위사업청>
신궁은 무기체계의 독창성과 우수한 성능으로 인해 많은 국가에서 수출문의가 들어왔었다. 그러나 수출 추진과정에서 미사일 탐색기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신궁 구성품 대부분은 국산화되었지만 탐색기는 외국 부품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수출을 하려면 원천기술 보유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게다가 전자광학 조립체의 부품 가격이 해마다 급상승해, 수입 탐색기는 신궁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결국 2010년 10월부터 신궁 한국형 탐색기 개발이 시작되었다. 신궁 한국형 탐색기는 지난 5월 국방기술품질원 주관으로 열린 사격시험에서 성공적으로 표적을 격추시켰다. 향후 생산되는 신궁은 한국형 탐색기를 장착할 예정이며, 50% 전후에 머무르던 국산화율이 95%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육·해·공군과 해병대 각급부대에 전력화되기 시작한 신궁은, 2018년까지 배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사거리/고도 5/3㎞ / 명중률 70%이상 / 유도방식 2색 적외선 탐색기 / 신관 충격/근접, 탄 중량 15.8㎏ / 탄 직경 80㎜ / 발사방식 거치식 / 단가 1억 8천만 원 (2005년) / 실전배치 2005년 / 제조사 LIG 넥스원 <출처: 국방기술품질원>
- 글
- 김대영 | 군사평론가
-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국방관련 언론분야에 종사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겸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군발전자문위원 및 방위사업청 반 부패 혁신추진단 민간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발행2016.11.21.
주석
- 1
- 전자전에서 적외선추적미사일을 유인하기 위해 사용되는 강한 적외선을 내는 물질. 일반적인 적외선보다 더 강한 적외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적외선추적미사일을 유인할 수 있다.
- 2
- 목표물의 진행방향을 예측하여 미사일을 예상 명중점으로 바로 접근시키는 방법
- 3
- 미사일이 표적전방에 이르렀을 때 표적방향으로 선회각을 크게 해주어 표적 항공기의 동체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한 유도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