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름 한 달 간의 앙코르 여행 기록
누구랑 :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 여행
기간 : 7월 20일(목)-8월 18일(금) 29박 30일
장소 : 인천-태국(방콕-깐짜나부리-나컨빠톰-수코타이-씨 ?猾搭?라이-싸완클록-우돈타니-반치앙-나컨빠놈)-라오스(타캑-싸완나켓-빡쎄-짬빠싹-씨판돈)-캄보디아(스뚱뜨렝-깜퐁짬-씨엠리업-바탐봉-씨쏘폰)-방콕-인천
7월 26일(수) 저녁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토바이 하루 대여비는 150 바트이고, 두 번 기름을 넣었는데, 기름 값이 106 바트였다. 게스트하우스 우리 옆방에 한국 남자가 혼자 들어왔다. 오늘 오후에 도착해서 쑤코타이를 한 바퀴 돌아보니 더 이상 있을 필요 없을 것 같다며 내일 치앙마이로 간다고 한다. 사람마다 여행 목적에 따라 일정이 달라지는 것이다.
오늘 저녁은 <쿠퍼>에서 분위기 있게 하기로 했다. 들어가는 입구에 영국, 미국, 스위스 국기가 걸려 있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괜찮을 것 같아 이 층으로 올라갔다. 맨날 맥주만 마시는 나를 보고 좀더 분위기 있는 술을 마시자고 한 건 세오녀다.
세오녀는 태국 위스키 쌩솜을 시켰다. 언더락으로 마시면 좋겠지만, 얼음의 위생 상태를 믿지 못하기에 맥주와 섞어서 폭탄주로 마신다. 어둠이 내려오고 비는 오락 가락한다. 혼자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서양 여행자들을 보면 좀 불쌍하게 보이기도 한다. 화장실이 급해서 뛰어올라온 서양 여자는 볼일을 보고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시켜서 혼자 먹는데, 보기에도 딱해 보인다. 그런 면에서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는 우리는 얼마나 좋은가. 빨리 찬이가 커서 세 사람이 같이 술잔을 마주치게 되기를 바란다.
가만히 실내 장식을 살펴보니 체게바라 얼굴이 새겨진 천이 붙어 있고, 오토바이 사진들이 액자에 걸려 있다. 갑자기 영화 <모터 싸이클 다이어리>가 생각난다. 저녁이 되니 아마추어 음악가가 라이브 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체 게바라 얼굴 앞에서 성조기 아래 팝송을 연주한다.
나는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카스트로를 미워하기에 체 게바라를 영웅으로 받드는 미국의 속셈이 이 카페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건 아닐까? 체 게바라를 좋아하는 세오녀와 이런 얘기를 나누니 음악에 고조된 세오녀의 분위기가 약간 가라앉는다.
게다가 맥주 선전 모델로 나오는 여자가 십년 전에 스물 여섯 나이로 백혈병으로 죽은 막내 처제와 너무도 닮았다.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한다.
막내 처제는 노래 부르기를 무척 좋아했다. 아마 세오녀도 막내를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날 생음악으로 들은 곡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대신 막내 처제가 좋아했던 <꽃밭에서>를 다시 듣는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놓은 새끼줄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애들하고 재밌게 뛰어놀다가
아빠 생각나서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 보며 살자 그랬죠
날 보고 꽃 같이 살자 그랬죠
* 환전
우리은행 2006년 7월 6일
1바트 25.21 원으로 30,000 바트 환전(우대 40% 적용)
외환은행 2006년 7월 19일 환전 클럽 이용
1달러 964.47 원(고시 환율 975.37원에서 사이버 환전으로 65% 할인율 적용)
* 연오랑 세오녀 가족의 다른 여행기는 http://cafe.daum.net/meetangkor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