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와 여동생이 사는 집

[제일송팀장.]

신혼부부와 여동생이 사는 집

싱글인 동생을 데리고 사는 일은 우리 어머니 세대에는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누군가 있는 것이 신혼에는 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형제애와 부부애, 포기하기 힘든 두 가지 고민을 모두 해결한 신혼부부의 집.

식탁은 북유럽 가구 브랜드 헤이(HAY) 다리에 PT 상판을 올려 제작, 의자는 헤이. 식탁 조명은 일본 무인양품에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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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수납장 옆면은 벽지로 도배해 빌트인 느낌으로 마감했다. 오디오장 아래 오각형을 변형한 스툴을 배치해 재미를 더했고, 이탈리아 벽지 포르나세티를 넣은 액자로 컬러 포인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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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소파와 더플레이스에서 구입한 칠리위치 러그를 매치한 거실. 폴리우레탄 폼과 비닐 소재의 러그는 먼지가 없어 쾌적하다. 쿠션은 에이치픽스, 무인양품 CD 플레이어 라인에 달린 케이블 와인더는 도큐핸즈에서 구입했다.

48평 아파트, 중문으로 나누다

모노톤의 미니멀한 공간, 158.7m²(48평) 김경열 씨 댁은 신혼부부와 그녀의 여동생이 함께 사는 집이다. 결혼 후 유학을 가려던 부부는 계획이 바뀌면서 두 번째 신혼집인 이곳으로 집을 넓혀 이사하게 되었고, 당시 오빠 집에 살던 여동생이 분가할 상황이라 마음 착한 언니가 손을 내민 것.

이 집은 본래 자매가 대학 시절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이다. 집주인은 개조 계획을 세우며 당시 살면서 불편했던 점을 떠올려 메모해두었고,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취향이 분명해 모노톤을 주조로 하되 침실은 따뜻한 느낌의 나무 소재를 매치하는 등 전체적인 느낌을 정해두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현관 양쪽으로 방 2개와 화장실, 거실을 지나 안방과 드레싱 룸이 있는 구조를 보고 현관 쪽과 거실을 아예 분리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현관 쪽의 방과 화장실을 동생의 공간으로 내준 것이다.

대신 동생이 결혼 등으로 독립할 때를 염두에 두고 중문의 위치를 현관 바로 앞에서 거실 쪽으로 이동시켜 현관 공간을 넓혀 홀처럼 디자인했다.

신발장 위치도 방 쪽으로 이동시켜 집의 첫인상이 마치 서양식 주택 같다. 컬러감이나 붙박이장, 가구 디자인 등 전체적으로 미니멀한 신혼집은 살펴볼수록 디테일이 섬세하다.

다른 아파트보다 층고가 낮은 것을 고려해 거실은 등 박스를 달지 않고 벽지를 감아서 간접조명을 넣었고, 거실장은 옆면을 벽지로 감싸 벽이 연장된 느낌으로 연출했다.

신발장, 주방의 붙박이장은 서라운드 몰딩을 두르지 않고 핸드리스로 디자인해 마치 해외 고급 브랜드 제품 같다. 소재가 저렴할수록 디자인은 더욱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것이 인테리어 디자이너 오상화 실장의 생각이다.

주방과 안방 공간은 효율적으로 구조를 변경한 대신 앞뒤 베란다는 굳이 트지 않고, 모노톤의 집 분위기와 어울리도록 에폭시를 발라 문을 열어두어도 하나의 공간처럼 어우러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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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스 가구의 평상형 침대 뒤로 높이를 맞춰 몰딩을 둘렀다. 침대 디자인이 심플해 자칫 가벼워 보이지 않도록 덧댄 것으로 선반처럼 액자나 책을 놓을 수 있어 편하다. 베드 벤치에 올려진 쿠사마 야요이 쿠션은 나오시마 여행길에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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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싱 룸에서 바라본 침실. 본래 벽으로 막혀 있던 공간을 터서 안방과 드레싱 룸이 오픈되도록 구조를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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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부스를 없애고 그 자리에 욕조를 넣었고, 붙박이장을 떼어낸 자리에 세면대와 파우더 코너를 마련했다. 집주인과 디자이너가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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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한 질감의 주방. 본래 조리대 왼쪽이 냉장고가 놓인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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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 건조대는 주방을 지저분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 그래서 개수대 오른쪽에 싱크볼을 넣어 식기 건조대로 쓰게 했다. 창이 보이도록 상부장을 떼어내 주방에 햇살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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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맞은편 벽에 오븐과 냉장고 등을 빌트인하고 식탁은 너비를 줄여 제작했다. 편의를 따져 가장 만족스러운 공간이라고 한다.

두 번째 신혼집, 강약을 조절하다

집은 보기와 달리 꽤 실용적인 제품으로 채웠다. 침대는 벤스 가구, 붙박이장은 이즈마인, 소파는 한샘 전시 제품, 식탁 등은 무인양품, 액자는 이케아다. 가전은 모델하우스에서 반값에 사왔다. 앞뒤 베란다 커튼도 샤워 커튼 재질로 맞춤 제작했다.

대신 식탁 다리와 의자는 헤이(HAY)로, 거실 수납장은 글로시한 느낌의 고급 도장으로 마감했고, 소품 구입에 힘을 줬다. 집주인은 가전이나 기본 가구는 디자인이 심플하면 되고,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은 소품이라고 생각했다.

디자이너 역시 이 의견에 동의했고, 대신 예전에 살면서 불편했던 주방 구조와 안방 화장실, 드레싱 룸의 구조 변경에 비용을 썼다. 여행을 좋아하는 부부는 북유럽과 일본 나오시마를 여행하며 두 번째 신혼집을 염두에 두고 인테리어 아이디어도 얻고 쇼핑도 했다.

거실 오디오장 아래 매치한 다이내믹한 스툴은 노만코펜하겐 제품을 보고 제작한 것으로 하나씩 떨어져 손님이 왔을 때 사이드 테이블 겸 의자로 활용하기 좋다.

거실과 주방, 서재 곳곳에 놓인 액자와 식탁에 놓인 향초와 촛대, 욕실 수납 바구니, 무인양품 CD 플레이어에 달린 케이블 와인더까지 살펴볼수록 예쁜 소품이 눈에 들어온다.

"집을 고치면서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었어요. 가구는 물론 소품 하나하나 만장일치가 안 되면 구입 불가였죠. 밤마다 각자 온라인을 뒤지고 다음 날 컨펌을 받는 식으로 진행한 결과예요."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3명의 여인은 서로의 집을 개조할 때마다 이렇게 밴드를 만들어 의견을 나눈다고 한다.

김경열 씨 댁이 이들의 1번째 프로젝트 하우스. 집에 걸린 액자 속 그림 하나하나도 친구들이 한 뭉치의 프린트를 들고 와서 일일이 붙여보고 선택한 것! 촬영일에도 그녀의 프로젝트 동지 2명이 함께했다.

집주인이 가드닝에 재미를 붙인 이야기를 시작하니 또 한바탕 즐거운 인테리어 수다가 벌어졌다. 예쁜 국자 하나, 물조리개 하나를 찾아내 집을 채워가는 즐거움이 신혼의 행복 아니던가. 그 즐거움을 함께 북돋아주는 친구가 있어서인지 신혼집이 더 따뜻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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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서 바라본 중문. 중문을 거실 쪽으로 이동시키고, 신발장 위치도 방의 붙박이장을 옮기면서 왼쪽으로 이동시켜 현관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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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방. 벤스 침대와 집주인이 이전 신혼집에서 쓰던 신혼 가구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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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침실 맞은편 서재. 자작나무로 맞춘 서재 가구가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안경 액자 역시 '친구 프로젝트'팀의 작품.

STEAL THE SHOPPING SPOT

집주인과 2명의 친구가 발품, 손품 팔아 찾아낸 쇼핑 스폿을 소개한다.

1 메종데부지(www.mdbougies.com), 키토스라보(www.kiitoslabo.com)

메종데부지는 여행지에서 받은 감성을 담은 친환경 향초 브랜드로 거실에 놓인 블랙 제품을 구입한 곳. 키토스라보는 감성적인 디자인의 향초를 판매한다.

2 포르나세티 액자(blog.naver.com/yop0204)

거실과 안방에 놓인 이탈리아 벽지 브랜드 포르나세티로 만든 액자를 판매하는 블로그.

3 비이커(www.beakerstore.com)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비이커. 욕실에 놓인 수납 바구니는 본래 화분 담는 용도인데 방수 재질이라 욕실에 두고 쓰기 좋다.

4 벤스(www.bens.co.kr), 이즈마인(www.isminemall.co.kr)

심플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구 브랜드. 벤스에서는 침대, 이즈마인에서 서재 붙박이장을 구입했다.

5 키바르딘디자인(www.kibardindesign.com)

러시아의 디자이너 제품을 파는 곳. 이 집 거실에 걸린 white&white clock 전자시계를 구입한 곳.

6 룸앤가든(www.roomandgarden.co.kr)

베란다에 놓인 그레이 컬러의 화분 판매처. 방배동에 위치한다. 이 밖에도 이노메싸, 무인양품, 에이치픽스, 더플레이스 등이 있다.

기획_홍주희 | 사진_전택수(JEON Studio)

레몬트리 2014 10월호

<저작권자ⓒ제이 콘텐트리 레몬트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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