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
앵자봉의 앵(鶯)은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산세라 하여 꾀꼬리봉으로 불리다가 한자로 표
기할 때 앵자봉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옛날에는 각시봉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웃한
양자산을 신랑산으로 보고 두 산을 부부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오르면 부
부금슬이 좋아진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 앵자봉(鶯子峰) 유래에서
▶ 산행일시 : 2013년 1월 9일(수), 맑음
▶ 산행인원 : 6명
▶ 산행시간 : 5시간 50분
▶ 산행거리 : 도상 9.3㎞
▶ 교 통 편 : 구자현 회장님 승용차
▶ 시간별 구간
09 : 11 - 상일동 육교 아래
09 : 55 -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牛山里) 천진암 입구, 산행시작
10 : 19 - 능선 진입
11 : 05 - △612.2m봉, 이정표(관산 2.74㎞, 앵자봉 2.70㎞)
12 : 00 - 박석고개
12 : 43 ~ 13 : 50 - 앵자봉(鶯子峰, △670.2m), 점심
14 : 10 - 헬기장, Y자 능선 분기봉(655m봉), 오른쪽은 양자산으로 감
14 : 56 - 455m봉, ┤자 갈림길, 직진은 염치고개 지나 해협산, 정암산으로 감
15 : 00 - 임도, 잣나무 숲
15 : 45 - 천진암 주차장, 산행종료
1. 경기도 청소년 수련원 오른쪽 능선 길
퇴촌을 가기로 하남시를 경유하여서는 부지하세월이다. 상일IC에서 중부고속도로 타고 광주
(경안)IC로 빠져나오면 앵자봉 들머리인 천진암 입구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 남짓으로 금방
이다. 물론 하남시를 외곽으로 도는 다른 길은 미사리 쪽으로 가서 팔당호 주변의 검단산맥
북쪽 기슭을 돌기도 하지만 거기는 응달진 곳이라 도로사정이 불안하다.
천진암 주차장 바로 위 경기도 청소년야영장 입구 갓길에 차 대놓고 산행복장 추스른다. 눈
길이 이미 여러 사람이 오간 발자국으로 다져 있어 스패츠와 아이젠은 굳이 매지 않아도 되
겠다. 서울 아침기온 영하 11도. 여기도 대기가 무척 차다. 귀 싸매고 차 바퀴자국 따라 청소
년야영장 정문까지 가면 앵자산 등산로 방향표시가 오른쪽 산기슭으로 오른다.
청소년 야영장 구내는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았다. 오른쪽 농로로 약간 돌면 얕은 골짜기
옆으로 산행표지기 앞세운 소로가 이어지고 완만한 한 피치 오르면 무덤 나오고 주등로인 지
능선이다. 긴 오름이 시작된다. 관산과 앵자봉의 갈림길인 △612.2m봉까지 1.3㎞로 줄곧 오
름길이다. 이런 산길을 만나면 숱한 생각을 펼치기 좋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42.195㎞를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달릴까? 퍽 궁금했다. 물어보았
다.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는 자기가 지금껏 살아온 과정을 몇 번이고 머리에 떠올
렸다 지우기를 반복한다고 했다. 수없이 반추하는 회한과 희열이 역주의 동력이라고 했다.
이런 산길이 내게는 그러하다. 알뜰한 생각에 묻히면 숨 가쁨조차 잊는다.
문득 고개 들어 쳐다보는 관산. 겨울 산. 냉정한 교악의 모습이다. 공제선 뒤로 무르기 수차
례. 승부(勝負)하기 지쳐 마음 비웠다 핑계할 때쯤 되니 △612.2m봉이다. 살살 부는 바람이
라도 그 끝은 날카롭다. 양지바른 사면에 자리 잡아 후미 기다릴 겸 좌판 벌린다. 구룡포에서
직접 가져왔다는 과메기라 하여 더욱 식탐 부린다.
관산 쪽은 발길이 뜸하다. 웬만하면 관산을 다녀올까 했는데 2.74㎞는 너무 멀다. 등로가 대
로다. 방화선으로 뚫렸다. 더구나 눈길이다. 600m봉 넘어 쭉쭉 내림 길을 발 스키로 한차례
신나게 지쳤다가 나지막한 봉우리들을 대깍대깍 넘는다. 오른쪽 산기슭의 이스트밸리골프장
이 조용하다. 여느 때는 굿샷 하는 소리가 메아리쳤었는데.
2. 주능선을 향하여, 이렇게 1.3㎞를 가야 주능선이다
3. 주능선을 향하여
4. 지능선 오른쪽으로 보이는 관산
5. 오른쪽은 관산, 왼쪽 뒤편이 무갑산
7. 오른쪽은 해협산과 정암산
8. 앞의 양자산 능선 너머는 추읍산
박석고개. 상건업(上建業)에서 우산리로 넘어가는 고개다. 그러나 예전의 일. 지금은 골프장
이 막았고, 청소년 야영장이 막았다. 앵자봉까지 오름길 1.36㎞. 능선도 숨 고르느라 주춤주
춤 오른다. 점점 고도를 높임에 따라 사방풍광이 달라진다. 지난 이른 봄 정개산 천덕봉이 반
갑고, 언제던가 백마산 발이봉 노고봉 태화산이 그립다.
선답의 발자국은 말갛게 얼어 있어 그에 발맞추다가는 에누리 없이 미끌하여 엎어진다. 눈길
새로이 내며 오른다. 한낮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나 보다. 아침께 언 눈이 그대로 바삭바삭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발밑의 규칙적인 그 소리가 듣기 경쾌하거니와 함부로 가도 바지자락
이 젖지 않아 좋다.
앵자봉 정상. 제법 너른 눈밭 공터다. 웃자란 나뭇가지 사이로 사방 조망이 트인다. 우리 앉는
자리가 명당일 터. 조망안내도 아래를 배낭으로 둘러 바람 막고 점심밥 먹는다. 엄동 산마루
에서 해물찌개 섞은 라면이면 산중진미라 아니할 수 없다. 더구나 악우들의 근하신년 덕담
오가는 권주(勸酒)를 곁들임에야.
오늘 산행은 앵자봉의 환종주다. 그것도 면계 따라 가장 멀리 도는 것이다. 앵자봉에서 북동
진하여 내린다. 양쪽 사면은 절벽이고 등로 또한 가팔라 굵은 밧줄을 달아놓았다. 둑 떨어져
┤자 갈림길 안부를 머뭇거리지 않고 지나쳐 너른 헬기장인 672m봉을 오른다. 연속해서 헬
기장을 지난다. 세 번째 헬기장인 655m봉이 Y자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양자산 백병산으로 간다. 왼쪽 능선 또한 장쾌하다. 해협산 정암산으로 이어진다.
펑퍼짐한 설원을 간다. 지능선과 안부에는 등산로 방향표시가 있다. 523m봉을 오른쪽으로
돌아 길게 내렸다가 바짝 오르면 473m봉이다. 이다음 455m봉이 천진암 입구 주차장으로 내
리는 ┤자 갈림길이다. 455m봉 정상에서 꺾지 않고 미리 간벌한 낙엽송숲 사면을 질러간다.
임도로 내린다. 잣나무숲이 나온다. 저만치 임도 끝으로 식재한 회양목이 보이더니만 전 총
무처장관을 지낸 심의환 씨 묘소가 있다고 한다. 물 잴잴 흐르는 골짜기로 떨어진다. 골짜기
옆 너덜을 내리다가 물탱크 지나고 산자락 돌아내리면 천진암 주차장이다. 안내판에 성지이
니 스틱 접어 배낭에 넣고 복장을 단정히 하란다. 그리한다.
9. 해협산과 정암산
10. 백운봉과 용문산
11. 양자산(楊子山, 709.5m)
12. 455m봉, ┤자 갈림길
13. 천진암 주차장 가는 길
14. 관산, 천진암 주차장 가는 길에서
15. 천진암 주차장 가는 길 주변
16. 앵자산 지도
첫댓글 아주 재미나게 다녀오셨네요^^ 오기산악회 여러분들 께서도 복 많이 받으십시요
조용한 길~
오붓하게 다녀오셨네요
오지에선 점심시간이 달랑 30분을 넘지 못하는데~ 이곳은 한시간을 넘기네요
구룡포 과메기 탓인가요!^^
심의환의 묘엔 박정희 대퐁령이 친히 쓴 글이 새겨 있는데...
아마도 1979년 10월로 기억합니다
며칠 뒤에 뒤따를 일을 생각했을까요?
산행기억으로 메모를 들춰보니 심의환은 10/23일 사망이고
묘비에 적힌 박통 친필?은 전날 10/25일자 이더군여..
그래서 기록이 필요한 가봐요
제 기억으로 날짜가 신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