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진 사람들(요5:24)
2023.12.3 김상수목사(안흥교회)
운전을 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운전면허증이다. 운전면허증이라는 것은 ‘이 사람은 운전할 자격을 갖추었습니다!’라고 국가가 인정해준 것이다.
그런데 주변에 보면, 희한한 명칭으로 불리는 면허증을 가진 분들이 가끔 있다. “장롱 면허증”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장롱 면허증이 있는 사람은 운전할 수 있는 자격은 갖추고 있는데, 실제로는 누리고 있지는 못한다(30년 무사고??). 장롱 면허증을 가진 사람이 운전을 하려면, 실전연습이 필요하다. 만약 바쁘다고 핑계대거나, 피곤하거나 겁난다고 연습을 안 하면, 그 사람은 계속 자격만 있을 뿐 운전은 못한다.
그런데 신앙생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누구든지 처음에 예수님을 믿기로 결심하고 마음에 영접하는 것은 마치 운전 면허증을 소유한 것처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이다(요1:12). 그래서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에 지금 죽는다 해도 당연히 아버지의 집인 천국에 갈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 된 성도들은 이 땅에 사는 동안에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자격을 소유할 뿐만 아니라, 더 풍성한 은혜들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 장롱 면허증 같은 신앙생활이 되면 안 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어떤 것이 성경말씀대로 사는 것인지를 하나씩 배우고 알아가야 한다.
이처럼 성경말씀을 하나씩 배우고 알아가면서 신앙이 성장해 가는 것을 제자양육이라고 한다. 그래서 흔히 자녀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되지만, ‘제자는 훈련으로 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교리적인 표현으로는 예수님을 닮아간다고 해서 성화(聖化)라고 한다. 성화란 예수님을 닮아간다는 뜻이다. 성결교회에서는 이처럼 성화되어가기 위해서는 내 힘과 의지로만으로는 안되고, 반드시 성령님의 강력한 도우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이것을 성결의 은혜라고 말한다.
예전에 예수님을 처음으로 믿기 시작한 어떤 분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있자뉴. 전유 암 것도 모르것슈. 암만 생각해도 하나님이 나 같은 것은 안 받아 줄 것 같유…….”
만약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말해주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머여 왜 몰러? 그냥 믿어!”, “그래도 모르것는디유”, “아이고 답답햐. 그냥 콱 믿으래니께!”라는 식의 말들만 주고받으면서 서로 답답해 한다. 그래서 나중에는 콧구멍을 킁킁 거리면서 “난 교회가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니께 안 나갈껴!”라고까지 말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처음 교회에 나온 분들이나 신앙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분들이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오히려 이제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사람이 교회 생활이나 성경말씀을 훤히 알고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처음 믿기 시작한 분들이나 오랜 동안 신앙생활을 하신 분들이(심지어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앞으로는 믿어야할 분들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의 은혜를 소유하는 것이나, 그 이후에 누리며 살아가는 것을 가장 쉽게 배우고 알아가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담임 목회자의 지도대로 하면 된다. 또 이와 병행해서 교회 안에서 신뢰하고 존경할만한 장로님이나 권사님들, 구역장님들의 권면을 받으면 된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을 말씀으로 잘 알려주고, 지도하라고 하나님께서 세운 사람들이 바로 목회자와 교회의 여러 직분자들이기 때문이다. 모르면 아는 분에게 물어보는 것이 상책이다(단, 이단들은 절대 안됨).. 그렇기에 먼저 믿었고, 직분자로 세움 받으신 분들은 믿음이 약한 분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도와줘야할 책임과 사명이 있다.
만약 (신앙생활의 기간에 상관없이) 여러분들 중에 지금 죽어도 천국에 갈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약하거나 구원받은 것에 대한 실감이 나지 않는 분은 이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만약 진심으로 예수님이 마음에 들어오시기를 기도했다면, 나의 느낌이나 실감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님은 그 기도를 받아주셨고, 예수님의 영이 내 안에 들어오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보시는 것은 우리의 외모나 지식이나 가진 소유물의 많고 적음을 보시기는 것이 아니고, 중심을 보시기 때문이다(삼상16:7).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삼상16:7)
누가복음 23장 말씀에 보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예수님의 좌우편에 두 강도가 또 다른 십자가에 함께 매달려 있었다. 그때 그들 중에 한 강도가 주님을 욕하고 비방했다. 그러자 또 다른 강도는 그를 꾸짖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눅23:42)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주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눅 23:43)
주님의 이 말씀은 그 강도가 천국에 간다는 말인가, 못 간다는 말인가? 분명히 천국에 간다는 말씀이다. 주님의 이 말씀 속에 이 시간 우리를 향한 주님의 성품이 담겨있다. 죽어가던 강도의 마지막 진심어린 한 마디도 주님이 받아주셨다면, 오늘 우리들의 진심어린 고백을 받아주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만약 내가 사는 집이 내 집인 것이 실감나지 않으면, 등기부 등본을 떼어보면 된다. 거기에 내 이름이 적혀 있으면 내 집이 맞다. 내 느낌과는 상관없다. 이것이 대한민국 법이 보장하고 있다. 성경도 그렇다. 성경은 하나님이 친히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고, 하나님 나라의 법이다.
주님께서 오늘 본문인 요한복음 5장 24절에서 이렇게 친히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요 5:24)
정말 그렇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수님을 영접한 성도들은 이미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진 사람들이다. 성경말씀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다. 여기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사도 바울도 이와 유사하게 골로새서 1장 13-14절에서 이렇게 말했다.
“13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 14 그 아들 안에서 우리가 속량 곧 죄 사함을 얻었도다”(골 1:13-14)
사도 요한도 요한복음 1장과 요한계시록에서 여러 번 성도들의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된 것을 강조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 1:12)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의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계 3:5)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도처에서 반복해서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다. 다만 이 말씀은 잘 보면, 표현은 약간씩 달라도 그 의미는 동일한 한 가지 전제사항이 있다. 그것은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in Christ)에 계속해서 머물러 있는 것이다. 버스 안에 앉아만 있으면, 버스가 나를 목적지에 데려다 주듯이, 중간에 하차하지 않고, 주님 안에 끝까지 머물러 있으면, 천국에 넉넉히 도착할 수 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 여러분들이여, 예수님을 마음에 진심으로 영접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느낌과 외적인 조건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천국백성이 되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보장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진 구원의 은혜가 장롱 면허증처럼 되지 않고 더 풍성하게 누리는 위해서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 교회 안에 머물면서, 경건에 이르기를 힘쓰자(딤후3:14-17).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자. 주님이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