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 정당은 분열되었으나 노동계급에 맞서 단결했다
코로나19, 경제 성장, 르완다 난민 송환을 둘러싼 토리당의 여러 분파 간의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당 일부가 수용한 포퓰리즘은 폐기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영국 부르주아지가 정치기구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지배계급은 한때 영국 자본주의의 정치기구에서 신뢰할 수 있는 요소였던 보수당의 상태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토리당의 위기'가 아니라 지배계급의 훨씬 더 심화한 세계 정치 위기이며 교착상태에 빠져 다음 총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계속될 것이다.
노동당은 이러한 맥락에서 영국 자본주의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팀으로 자신을 제시하려고 한다. 재정에 대해서는 "재정 지출을 늘리지 않겠다"며 고비용 공약을 내세우는데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난민과 망명 신청자에 대해 스타머(Starmer)는 이민과 소형 보트로 국경을 넘는 것은 "대중이 심각하게 우려하는 부분"이며 노동당은 "국경의 질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한다. 영국 제국주의의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대해 스타머는 노동당이 토리당과 같은 편에 서서 군사비 삭감을 하지 않을 것을 보장했다. 2023년 초, 수낙(Sunak)이 5가지 목표('국민의 우선순위')를 발표 후 스타머는 5가지 '임무'를 발표하여 이에 대응했는데, 두 가지 사항은 서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었다. 스타머가 대처를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온 지도자로 옹호했을 때, 노동당이 선거 연설문에서 어떤 공약을 내세우든 실제 의미 있는 변화는 예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은 역설적인 일이었다.
노동당 안팎의 일부 좌파가 보기에 이는 스타머가 조장한 엄청난 배신으로 보인다. 물론 국가 자본주의를 충실하게 지지한 코빈이 집권했을 때는 모든 것이 괜찮았다. 일부 트로츠키주의자들은 표면적으로는 더 철저한 비판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주의노동자당은 "문제는 단지 한 명의 지도자가 아니다. 그것은 의회를 중심으로 한 전체 방식에 대한 문제다. 해답은 노동당 내부에서 장기간 투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노동당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이다.
노동당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이제 다른 곳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옳을 것이다." (「사회주의 노동자」 23/12/4). 그러나 수십 년 동안 SWP는 노동당에 투표할 것을 촉구했고, 보기를 들면 2017년 선거에 대한 분석에서 코빈이 ‘좌파의 긴축 반대 선언’(「국제사회주의」 155)을 내세워 캠페인을 벌여 "진보적이고 국제주의적"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국제주의’ 사례는 중동 전쟁에서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한 코빈의 지지 또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란에 대한 SWP의 지지에서 찾을 수 있다. 다른 트로츠키주의자들은 블레어의 신노동당 출현이나 1990년대 전투적 경향을 추방한 행동에서 노동당의 '배신'을 본다. 실제로 사회민주주의 정당의 변화는 한 세기 전에 일어났다.
사회민주주의가 자본의 편으로 넘어갔을 때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제2 인터내셔널 대회에서 사회주의 정당은 1912년 바젤 대회 선언문까지 제국주의의 전쟁 추진에 맞서 노동계급이 국제적으로 연대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1914년 전쟁이 발발하자 대부분의 사회당/사회민주당은 지배계급의 지지를 얻기 위해 서둘러 제국주의 학살에 동참했고, 자본주의 정부에 자리를 잡았다. 노동계급에 대한 이러한 배신은 노동계급의 정치적 흐름으로써 사회민주주의의 종말을 의미했지만, 부르주아지의 입장에서 사회민주주의의 유용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는 전쟁 시기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부활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독일혁명을 분쇄하는 데 사민당이 한 역할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영국의 노동당도 이러한 추세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노동당과 노동조합은 내각의 테이블에서부터 작업 현장의 노조에 이르기까지 부르주아지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왔다. 노동당이 노동계급과의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노동자가 부르주아지의 정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파악하고, 자유당이나 보수당보다 더 급진적 언어로 자본주의를 판매하고 관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역할 덕분이었다.
국가 정치기구에 꼭 필요한 부분으로서 노동당의 이러한 기능은 정권을 잡고 있을 때 그리고 야당으로 있을 때 계속되었다. 2차 세계대전 중 연립정부, 1945년 이후 정부에서 공공 서비스를 재편하고 긴축을 시행하며 영국 제국주의의 요구를 수용하여 정책을 추구하거나, 1950년대 잠시 경제가 안정된 시기에 미래의 위기에 대비하는 등 노동당은 영국 자본주의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했다. 이는 윌슨/캘러간(Wilson/Callaghan) 정부나 블레어/브라운(Blair/Brown) 정부 시절, 또는 야당이 집권하던 시기에 미래 대안에 대한 환상을 제공하고 노조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에도 적용되었다.
정부를 교체하는 의회 행렬은 단순히 다우닝가에서 각 팀이 자동으로 차례를 밟는 문제가 아니다. 토리당이 계파 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분열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며, 노동당 역시 심각한 분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코빈이 해임된 후 스타머는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고 '책임감 있는' 입장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빈과 다이앤 애보트(Diane Abbott) 같은 의원은 여전히 노동당의 당원으로 남아있지만, 의회의 채찍을 잃었다. 노동당 내 반(反)유대주의 논쟁과 같은 기존의 분열과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에 대한 스타머의 대응은 노동당이 단합된 정당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의원들은 당에서 사퇴했고, 각료 의원들도 스타머의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내각에서 사임했다. 의원들은 중동 분쟁 휴전에 찬성 투표(당의 공식 정책에 반하는)했고, 스타머가 당을 이끄는 방향에 대해 계속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돈줄이 풀리지 않을 거라는 전망과 이전의 '친환경' 공약에 대한 약속이 느슨해졌다는 인식으로 불만을 품고 있다.
노동당의 잘못된 '대안'
노동당 내부의 분열은 토리당과 마찬가지로 부르주아지가 점점 더 해체되는 시기에 겪는 정치적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부르주아지는 경제 위기와 자본 축적, 계속되는 제국주의 갈등과 미래의 전쟁 준비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투쟁, 특히 2022년 여름 영국에서 시작된 투쟁을 시작으로 이전의 수동적 시기와의 단절에 대처해야 한다. 이는 노동당에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겨준다. 한편으로는 토리 정부의 경제 정책과 파업과 시위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뭔가 다른 것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노동당의 재정 책임에 대한 명성을 추구하는 것은 전투적 노동계급에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노동당 내에서 노동자의 친구로 위장하려는 사람들과 장부의 균형을 맞추려는 사람들이 서로 분열하게 되는 또 하나의 불씨가 되고 있다.
잘못된 대안을 노동계급에 제시하여 계급투쟁을 약화하려는 시도는 노동당만이 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당이 제시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노조와 좌파는 노동당이 '덜 나쁘다'거나 심지어 급진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노동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다. 믹 린치(Mick Lynch), 믹 웰런(Mick Whelan), 샤론 그레이엄(Sharon Graham)과 같은 노조 지도자들은 이미 노동당의 최근 '반(反)노조' 법안(2023년 파업법: 최저 서비스 수준)에 맞서 싸우기 위해 노동당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법을 어기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당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든, 노조를 옹호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든, 또는 일부 좌파처럼 다양하게 대안적인 정치적 명분이나 정당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든, 노조와 좌파는 여전히 부르주아지 정치 체제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노동계급이 즉시 벌여야 하는 역사적 투쟁에 대항하는 기구로서 작동하고 있다.
2023년 12월 15일
카(Car)
국제코뮤니스트흐름(ICC)
<출처>
https://en.internationalism.org/content/17436/bourgeois-parties-divided-united-against-working-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