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방탄조끼 한 번만 더 해주세요!” 누군가에게는 다시 듣고 싶은 방송이 있다. 특별히 자기 가슴에 남아서 큰 힘이 되었던 그런 방송일 게다. 지난주에 듣고 싶은 방송이 있다면 요청한 분이 있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8년 전 방송을 다시 각색해 올려 드립니다.
며칠 전 누군가와 집회를 마치고 제법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런저런 자기의 삶을 열어서 아픈 상처를 보여주던 그가 느닷없이 “그래도 이젠 제가 방탄조끼를 입었어요!”라고 했습니다.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을 수 있는 방탄조끼를 입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사람에게 기대하고, 위로받고 싶었고, 보상받고 싶어서 안달했는데 이제는 누가 실망하게 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자랐다는 의미로 들렸습니다. 그렇게 보니 그 얼굴에 비장함이 묻어있었습니다. 어느 스님이 이런 글을 포스팅했습니다.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도 모르는 채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했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만날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말고. 떠나는 사람은 붙잡지 말며.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사람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알아서 내 옆에 남아준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지 않으며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 시간 내 마음 다 쏟고 상처받으면서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힘들게 보낼 필요는 없다.
..... 중략<좋은 글에서>
분명 그 스님도 방탄조끼 하나 걸친 것이 분명하다. 2024년도 이제 반이 지났다. 아직도 지난날에 받은 상처 때문에 여전히 울분을 곱씹으면서 살아갈 필요가 없다. 그것은 오히려 내 인생을 곪게 하고 덧나게 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세월이 지나가 보면 별일도 아닐 것인데 그리고 남는 것은 후회뿐일 텐데 짧은 인생을 살면서 미워하고 아파하고 억울해하며 살 일이 아니다. 내가 해결하기 어려운 것일랑 포기가 아니라 버려 버리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그것을 즐겁게 하면 될 일이다.
즐겁고 행복한 그리고 해야 할 일도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어리석게 골치 아픈 일만 이고 지고 가는가? 찬찬히 들어보니 그분 이야기도 참 안타깝고 기구하고 억울하기도 하겠더니만 그래도 그런 것들을 잊어버리고 극복하는 데 2년이나 걸려서 겨우 방탄조끼 하나 걸쳤다니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가?
세상을 살다 보면 괜히 오발탄에 맞을 수도 있고 딴 사람에게 쏜 총알에 억울하게 내가 맞는 일도 생긴다. 때론 세상을 저주해서 미친 사람이 쏜 산탄 가운데 하나가 내 머리에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들 어쩔 것인가?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의 멱살을 잡고 울부짖어봐야 속만 터질 뿐이다. 오히려 사랑할 수 있는 것들에 좀 더 집중하고 살자. 부정적인 영향력 보다는 긍정적 감화력을 나타내면서 인생을 멋지게 살다가 주님이 부르시면 편안하게 자리에 눕자.
희망이라곤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이 세상이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주워 담아 본다. 매일 세월이 만들어 준 방탄조끼를 나도 곱게 손질해서 인생의 선반 위에 가지런히 정돈해 둔다. 그리고 아침마다 말씀 묵상과 함께 꺼내 입고 하루를 시작한다. 원수의 모든 화전을 믿음의 방패로 이겨낼 각오를 다짐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