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필자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성남동 구도심의 옛 중앙호텔 골목길을 휘돌아 지나, 시계탑 사거리를 거쳐
주리원백화점까지 드나들었다. 당시 성남동 시민극장과 천도극장에선 성룡의 무협영화가 대히트를 쳤고, 007영화 시리즈를 비롯해 주윤발 장국영이
주연했던 영웅본색도 그 무렵의 영화판을 달구었다. 학교 단체 관람에서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의 주연배우 해리슨 포드를 스크린에서 만나던 그
시절, 성남동과 옥교동은 젊은 학생들에게 놀기 좋고 먹거리가 즐비한 ‘물 좋은’ 명당이었다. 당시 주리원백화점은 지금의 대형 백화점들이 태동도
하기 전 울산을 주름잡던 백화점이었지만 유수 같은 세월에 지금은 잊힌 이름이 돼버렸다. 구도심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뉴코아아울렛(舊 주리원 백화점) 앞 특설무대에 11일 저녁 6시 울산 큰애기 야시장 개장식이 있었다. 울산 큰애기 야시장은 지난해 행자부의
전통시장 야시장 조성사업 공모에 중구청이 당선되면서 총 1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추진됐다. 야시장은 중앙전통시장 사주문 입구에서
뉴코아아울렛까지 170m 1구간, 보세거리 입구에서 중앙시장 오거리 110m 2구간, 농협 옥교동지점 앞에서 중앙시장 오거리 110m 3구간 등
3개구간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 펼쳐진 품만 40여 종류가 넘는다. 큐브스테이크·오징어문어꼬지·대게 고로케, 소고기 불초밥·야채삼겹돌돌이와
얼큰해물볶음짬뽕·하와이안쉬림프·할랄치킨오버라이스와 퓨전닭갈비 등 각종 음식들이 손님맞이에 들어갔다. 떡갈비·곱창볶음과
볶음소스스테이크·떡볶이·어묵·순대 등 구간별로 잘 나눠진 이곳에서 추억도 만들고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첫날 밀리는 인파때문에 주문을 한 뒤
한참 줄을 서 기다려야 했을 정도로 야 시장은 붐볐다. 중구청은 야시장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옥교공영주차장을 580면으로 118면
증축하고, 올 연말까지 237면의 문화공영주차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또 야시장 곳곳에 쓰레기통을 배치해 쓰레기 발생 문제를 해소하고,
공동조리장과 식자재 보관용 냉동고도 활용해 먹거리 안전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란다. 야시장 매대마다 소화기를 비치했고 소방훈련을 통해 시장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연단위로 계약을 체결해 1가구 1매대 방침을 확보하고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실명제 실시로 운영의
투명성을 기하는 한편 불친절과 위생관리 미이행 등의 경우 퇴출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했고, 관련 교육과 판매교육 등을 모두 마쳤다고 한다.
그날 행사를 진행했던 사회자의 말대로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에 치이고, 홈쇼핑에 손님을 빼앗기며 제대로 방어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번 개장으로 손님들이 찾아 들어 가게는 매출이 오르고, 손님은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고, 기존 상권에도 활력을 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추억의 거리에 상설야시장이 설치돼 중구의 상권이 활성화되고, 구도심의 새로운 활력소가 돼 예전처럼 번영의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사입력: 2016/11/13 [14:24]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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