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12. 22. 주일예배설교
(아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아가 2:10)
지난주까지는 전도서를 살펴보았고, 오늘부터는 <아가>를 살펴보며 은혜를 나누자.
A. 명칭
본서의 히브리어 성경의 명칭은 ‘쉬르 하쉬림’인데, 이것은 ‘노래 중의 노래’라는 뜻이다. 그런데 ‘노래 중의 노래’라는 표현은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의미하는 히브리적 표현방법이다. 그러면 ‘아가’는 어떤 점에서 ‘노래 중의 노래’ 또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고 불리는 것일까?그것은 본서가 ‘고귀한 사랑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B. 구조 및 내용
본서는 ① 사랑의 시작; 연인들의 사랑노래(1:1~3:5), ② 사랑의 절정; 신랑 신부 서로에 대한 찬양과 결혼(3:6~5:1), ③ 사랑의 연단; 이별과 재회(5:2~6:12), ④ 사랑의 성숙; 영원한 사랑의 노래(6:13~8:14)와 같이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솔로몬 왕은 예루살렘 북쪽으로 약 50마일 정도 떨어진 에브라임 지방의 언덕에 포도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 포도원을 지키는 자들에게 맡겨 두었는데, 바로 술람미 여인의 가족이었다. 술람미 여인에게는 어머니와 여러 형제들이 있었으나 그는 가족의 미움을 받아 포도원을 지키고 가꾸는 일을 언제나 홀로 해야 했다. 뜨거운 햇빛과 노동으로 인해 피부는 검게 타고 용모는 거칠었지만 그 여인은 아름다웠다.
어느 날 포도원을 방문한 솔로몬 왕은 그녀를 발견하고 곧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솔로몬 왕의 구혼을 받아들이며, 그녀가 사모하던 사랑을 찾은 기쁨과 결혼의 기대 속에서 결혼준비를 한다. 어느 날 솔로몬 왕은 자신을 옹위하는 60여명의 용사와 많은 신하를 거느리고 가마와 함께 찾아와서 결혼잔치를 성대히 치른 후 예루살렘 성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들은 헤어지게 되고, 신랑은 어려움을 당한다.
신랑은 다시 사랑을 회복하기 위하여 신부를 찾아 헤매던 끝에 신부를 찾고 다시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여 포도원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 그러면 본서에 표현된 아름다운 사랑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보다도 솔로몬 왕과 술람미 여인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의 모습을 통하여 비춰진 순수하고 고귀한 사랑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들의 결혼생활의 모습을 통하여 비춰진 부부간의 아름다운 사랑이다.
하지만 본서는 인간(남녀, 부부) 사이에 존재하는 순수하고 고귀한 사랑에 머무르지 않고,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사랑으로 초대한다. 즉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사랑의 찬가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과 온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순결하고 고귀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우리는 그 근거를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관계를 부부관계로 보는 본문들에서 찾을 수 있다(호 1~3장; 렘 2:2~3, 20~25, 3:1~10; 겔 16장, 23장; 사 54:5~8, 61:10).
특히 신약시대에 오면서 이러한 결혼 이미지는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관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발전한다. 복음서에 있는 천국 비유들 가운데 혼인잔치 비유(마 22:1~14), 열 처녀 비유(마 25:1~13), 혼인집에서 돌아오는 주인의 비유(눅 12:35~40) 등이 그러하다.
또한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인들에게 한 말(고후 11:2)이나 에베소 교인들에게 주는 권면(엡 5:22~33), 그리고 요한 계시록이 묘사하는 어린 양의 혼인잔치(계 19:7; 21:2)도 결국은 예수 그리스도와 구원받은 성도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본서는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신랑에 대한 신부의 사랑이 자기중심에서 신랑중심으로 성숙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2:16, 6:3→ 7:10), 이것은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사랑을 점점 깨달으며, 그 사랑에 응답해 가는 과정을 묘사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우리는 본서를 통해서 사랑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첫째, 사랑은 신분을 초월한다(1:5~6). 둘째, 사랑은 서로를 배려해주는 것이다(2:7, 3:5, 8:4). 셋째, 사랑은 상대방의 모든 것을 최고로 여기며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1:9~10, 2:2~3, 4:10~12, 5:10~16). 넷째, 사랑은 죽음같이 강하다(8:6~7). 즉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에게 속해 있기에(2:16, 6:3, 7:10) 죽음도 불사한다. 그래서 이 세상의 어떤 것도 그들 사이를 갈라놓지 못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본서의 마지막 부분(8:13~14)은 사랑하는 자의 심정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사랑하는 님의 음성듣기를 사모하며(8:13), 속히 오라고 간청하는 것(8:14)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주님의 재림을 갈구하며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 22:20)라고 말하는 성도의 신앙고백과 상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C. 적용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바로 사랑의 노래일 것이다. 그러면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무엇일까?그것은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는 사랑이다(요 15:13). 우리는 이미 주님께로부터 이러한 사랑을 받고 주님의 신부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주님 오실 때까지 주님의 거룩한 신부로 사랑의 정절을 지키며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 22:20)라고 날마다 외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외침이야말로 우리가 주님을 향해 불러야 할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