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길
이 기주
급한 종지부를 찍는 사람들은
더 빨리 가기위해
온갖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져들던
나무도 베고 산도 허물고
굴도 뚫어 고속도로를 만들어놨다
이 길을 우리집 친절한
이 기사(며느리)님
가장 까다롭기도
가장 편하기도한
네 손님 모시고 남쪽으로 향한다
늙어 애된 노인 손님(나)
겨울 하늘이 꽤나 아름다워
무량의 하늘을 작은새 되어
날으며 연신 탄성이 넘친다
이리 좋아 하시는데
자주 여행좀 시켜드리 시지요
친절한 이기사님(며느리)
중년의 점잖은 손님(아들)
에게 한마디 한다
시간이 없다는 말로
혼자서라도 다니시라는 대답
그 말에 뜻도 노인 손님(나)
너무 잘 아니 고맙기만하다
도로 옆으로 도열한 나무들은
휙~휙 지나가고 그 나무들
모습 따라 마음의 계절도
바뀌어 잎도내고 꽃도 피운다
강물도 흘러 흘러 모여서
새로운 강들이 한 몸 되어
머리를 푸른 바다를 향해
흘러 간다
우리도 남으로 남으로 흘러들어
사랑섬 하나 만들려
푸른 마음 채우며 달려간다
가족 묘 앞에서
이 기주
수덕사 들어가는 초입
양지바른 둔덕에
다정도 하셔라
시부모님 아들 사형제
며느리 한분까지 거느리시고
육신으로 누워 계신다
따듯하게 햇살이 내리쬐는
봉분에선 숨소리가 들리는듯
천길 마음에 그리움 남기고
가신 분들 우리를 맞이하신다
옷깆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남남으로 만나 옷깆이 닿아
아픔까지 가르쳐주시고
님 님이 되셔서 떼지 못하느
인연으로 이곳까지
불러 세우신 그리운 분들은
오늘도 목이 메이게 하신다
불어오는 겨울 바람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이
내 발을 잡고 늘어지고
내 마음 한 자락에서
그리움은 부풀어 오는데
보고 싶어도 말고 떨어뜨린
발자욱까지 주워 들고 가서
빈 마음일랑 같이 숨쉬는
사랑하는 네 것들과 채우며
살라는시는 시어머님의
음성이 들리는듯하다
살아 계실때 처럼 지금도
등을 밀어 춥다 어여가라 하실
날 사랑하시는 어머님이
몹시도 그리운 날이다
갈매기는 과자를 좋아해
이 기주
봄으로 이어지는 2월 초반
이제는 매서운 바람은
없겠지 하는 마음으로 찾은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은
바람이 차다
하늘 솥에서 하루내내
해를 지펴도 조류독감으로
날개접은 새들도 많다든데
이곳 안면도의 갈매기들은
차가운 바위에서 맨발을
구르며 과자좀 나눠 달란다
깃털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매기는 투명한 눈망울로
손에든 과자를 따라오더니
잽싸게 채가 버린다
손에든 과자를 치켜드니
갈매기들 날아들고
부스러기 사랑이라도
나눠 달라는듯 서열 낮은
갈매기는 땅에서 목을든다
삶의 허공을 무시로 날고있는
갈매기 온종일 하얗게
날개 푸득이며 바다내음
가득한 바닷가에서
과자든 손을 찾아 날아든다
먼데서 오는 바람타고
비릿한 냄새가 떠밀려온다
많은 사람이 떨어 뜨리고간
이야기를 주워담은 바다는
우리 가족들이 남겨논
한 묶음의 사랑도 이 바다에
함께 담아주길 바란다
주차장 까지 따라온 갈매기
오늘 봉잡았다 노란발로
종종 거리며 따르고
우리는 갈매기와 작별을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
이 기주
하늘아래 무슨 애닯은
사연이 있길래
저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는
지척에 두고 서로 바라만
보고 있을까
지아비가 하늘만 사랑한다고
앙탈 하다가 할아버지
노여움을사 멀리 떼어냈나
마주 기댈수 없는 몸이되어
바다에 풍덩 빠져
바다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고 바라만 보고있나
바다에 반쯤 몸을 담그고
저바위는 솔나무 키워
갈곳없는 철새들 깃들일
집으로 몸을 내주었나 ?
파도에 몸 부서져 아파도
님 바라보는 가슴에
숙명으로 끌어 않고 있을까
세월의 일부가 되어
슬픈 바다의 주인들이 되어
할아버지 할머니 바위는
속 울음 터뜨리며 꽃지 를
지키며 갈매기 벗 삼아
영원을 안면도에 묻으리
첫댓글 글 내용에 감동 받은 눈물이 볼을타고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