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의 평생 애프터 서비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고생했으니 오늘은 우리집에 와서 저녁을 먹어라 오늘 점심은 내가 사주겠다 하는 바람에 냉장고는 문열고 안부인사만 하고 한 이틀 보내고 나니... 안돼겠다싶어 팔을 걷어붙이고 이것 저것 청소며 정리를 합니다. 냉장고를 열고 자세히 보니 못보던 통이 일고여덟게는 됩니다. 점심밥을 따뜻하게 지어서 지체를 부르고 냉장고 안에 있는 통들을 꺼내 뚜껑을 여니 때마추어 잘익은 김치며 오이짠지며 깨잎찜에 볶은 고추장에.. 갑자기 저의 밥상이 넘칩니다. 저를 핍업하러 청주버스터니널로 나왔던 저의 형제님과 작은 아이에게 고추장에 밥비벼서 먹고 싶다 했더니 외할머니가 반찬을 무지무지 많이 해주셨다며 집에가면 맛난 김치에 밥먹으라던 작은 아이말대로 반찬이 열가지는 족히 되는것 같습니다. 항상 친정집에 가면 저를 보고 나이먹어 왜 그렇게 생고생을 하며 사냐시며 남편이 벌아다 주는 것 가지고 알뜰히 살림이나 하라고 하시고 그것이 여자가 가장 잘사는 길이라고 하시는 저의 친정어머니... 어리적부터 예수도 어찌그리 별나게 믿는지 모르겠다시며 남들 하는 만큼만하며 사는 것이 모나지 않고 가장 좋은 것이라는 친정어머님의 말씀의 말씀을 거역하고 무엇을 해도 성이 차지않아 이일도 만져보고 저일도 만져보고... 나이를 한살씩 더 먹으며 어쩌면 우리엄마 말씀이 진리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은 합니다. 멀쩡히 키워서 시집보낸 딸내미에게 결혼한지 20년이 다되어도 여전히 김치며 밑반찬이며 온갖 수고를 귀챦아하지 않으시고 제발 힘들게 살지말고 어지간하면 지금이라고 살림이나 하라시는 우리 친정 어머님... 어쩌다 안부 전화라도 드리면 아버지께서 받으셨다가 저는 그저 안부나 여쭈려했는데.. 여보.. 명희네 김치떨어졌나봐.. 전화왔네.. 농담을 하시며 엄마를 바꿔주시는 우리 아버지.. 수업이 있는날이면 늦더라도 들려오느라 들려보면 어김없이 챙겨져 있는 따뜻한 밥상에 보따리 보따리 싸주시는 반찬통들... 오늘따라 저의 친정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반찬으로 상을 차리며 감사한 마음에 가슴이 찡하고.. 이런 모든 배려와 환경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를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