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정보>
1985년 10월 26일, 잠실종합운동장.
1986 멕시코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최종라운드에서 운명의 한일전이 열림.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시아에 배정된 출전권은 단 두 장.
당시 예선은 서아시아와 동아시아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서아시아에서는 이라크가 본선진출을 확정지었고,
동아시아에서는 한일전에서 이기는 팀이 본선에 진출하게 되는
그야말로 운명의 한일전.
당시 우리는 1954 스위스 월드컵 이후, 32년간 월드컵 진출을 한 번도 하지 못했고,
일본은 아예 월드컵 진출 경험이 전무했음.
역사적인 한일전에 우리의 출전명단
베테랑인 박창선, 조광래가 중원을 진두지휘하고 있었지만
20살의 김주성, 24살 최순호 등 신예들이 많이 포함된 비교적 어린 팀이었음.
벤치에는 역시 베테랑인 허정무와 21살의 신예 김종부 등이 대기 중.
<전반>
대체로 우리가 주도하는 분위기에서 전반전이 진행됨.
전반적으로 우리의 전력이 다소 앞서는 느낌.
그러나 일본의 기무라 가즈시의 돌파와 킥은 우리에게 확실히 위협이 됐음.
한일전 1,2차전을 보면서 가장 감탄한 선수는 다름아닌 박창선.
정말 빠르고, 볼컨트롤이나 드리블, 슈팅 뭐하나 빠지는 게 없었음.
일본도 찬스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으나 번번이 무산되었고,
투지나 기동성에선 우리가 확실히 앞서고 있던 찰나,
전반 30분 일본 수비가 안일하게 클리어한 공을 수비수 정용환이 대포알 같은 중거리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넣음!
스코어 1대0으로 한국이 앞서기 시작.
이 당시 경기를 보면 우리 선수들이 전부 빠르고 기동력이 뛰어남.
현대적인 전술과 당시의 전술은 차이가 있으니 정확하게 비교는 어렵겠지만
뛸 때의 스피드나 힘은 이 때 선수들이 나을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80년대 우리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던 조병득 키퍼.
1980아시안컵부터 1988올림픽까지 대표팀의 주전키퍼로 활약.
이세연과 더불어 한국 역대 최고의 키퍼로 선정된 적이 많았다.
전반 42분 최순호의 어시스트를 받아 이태호가 추가골을 터트린다.
최순호는 정말 만능 공격수였다.
185cm의 장신 공격수이면서 기본적인 스트라이커 자질은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
종종 밑으로 내려와 플레이메이킹까지 보여주던 선수.
위 짤에서 보다시피 어시스트 능력도 출중.
전반 종료 직전 기무라가 엄청난 프리킥골을 성공시킨다.
기무라는 일본 역대 최고의 프리키커로 뽑히는 선순데
이 프리킥이 정말 유명했다.
스코어는 2대1.
이렇게 전반이 끝났다.
<후반>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주성이 나오고 김종부가 투입됨.
위 장면들에서 볼 수 있듯이, 최순호는 사기유닛이었다.
저렇게 키가 큰 스트라이커가 볼컨트롤이나 패스까지 환상적임.
일본 수비에서는 이시가미가 돋보였다.
이시가미 덕분에 일본은 최순호, 김종부, 이태호, 변병주 등 미친 한국의 공격진들을 이정도로 막았다고 생각.
후반전에 골은 나지 않았지만, 빠르면서 기술도 좋았던 한국의 공격 전개를 보고 있으니 별로 지루하지 않았음.
이렇게 홈에서 2대1로 일본을 누르고 32년만의 월드컵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령.
풀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9IUxWhGR8Hs&t=1819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