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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언삼취(革言三就)
고친다는 말이 세 번 나온다.
革 : 고칠 혁(革/0)
言 : 말씀 언(言/0)
三 : 석 삼(一/2)
就 : 나아갈 취(尢/9)
九三:征凶, 貞厲, 革言三就, 有孚.
구삼은 정벌하면 흉하고 곧으면 위태로우니, 개혁하자는 말이 세 번 나와야 믿음이 있다.
(周易 第49卦)
주역에서 혁신을 상징하는 괘는 택화혁괘이다. 혁은 바꾸고 고치는 혁신의 의미이다. 혁신은 부르짖기엔 좋은 단어이지만 그 전후의 사정이 쉽지 않다. 혁괘에서는 그 전후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다.
그 첫 단계는 혁신의 명분과 의지를 확고히 다지는 과정이다. 어느 누구와 토론해도 그 명분과 의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혁신의 기간을 설정하는 과정이다. 혁신의 시간표를 짜는데 제대로 실행할 수 있는 기일을 잘 구상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혁신을 실행에 옮기는데 주위의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남들이 다 원치 않는데 자기 혼자 고치겠다고 하면 그건 독재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여러 의견을 물어보면서 숙고를 해봐야 한다. 그런 다음 결행을 한다.
네 번째는 결행을 한 단계이다. 혁신을 실행에 옮기는데 사람들의 신뢰가 따라주고 잘 진행이 되도록 가속하는 단계이다.
다섯 번째는 누가 보더라도 이의가 없을 정도로 혁신을 한 단계로 마치 호랑이가 가을철 접어들며 털갈이를 하듯 변신함을 말한다.
마지막은 혁신의 결과에 대한 평가단계이다. 평가결과 둘로 나뉘는데 한 그룹은 제대로 진행이 된 반면 한 그룹은 겉만 바꾸었을 뿐 속은 그대로이다.
이 가운데 혁언삼취는 세 번째 단계이다. 삼세판이라는 말이 있듯이 혁신에 대한 강한 신념이 굳어지는 단계인데 이 단계를 거치면 무언가 화끈하게 고치는 일은 잘 진행된다.
변화는 맹수와 같다
그것은 언제나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때로는 번개와 같이 빠르고 어떤 이에게는 승리를, 어떤 이에게는 피를 요구한다. 작은 변화가 아닌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큰 변화에 있어서는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뒤따른다.
주역의 택화혁 괘는 이런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택화혁 괘의 괘사는 이러하다.
革, 已日乃孚, 元亨利貞, 悔亡.
혁은 이미 날이 되어야 이에 믿음이라,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뉘우침이 없다.
혁은 작은 변화가 아니다. 그야말로 아래쪽부터 위를 완전히 뒤집어 엎어 버리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니 아무때나 할 수 없다. 힘을 모아 한번에 뒤집어야 경직되었던 것들이 겨우 조금씩 움직이게 된다. 그러므로 그 날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믿음을 모아 일을 성사시키고, 바르게 해야 그 결과에 후회가 없다.
初九; 鞏用黃牛之革.
초구는 누런 소의 가죽을 굳게 쓴다.
초구를 보면서 내가 항상 떠올리는 것은 '트로이의 목마'다. 컴퓨터 바이러스 얘기가 아니라,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목마 속에서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수많은 군사들에 대한 것이다. 소는 유순하고 우직하며 시키는대로 하는 동물이다. 가장 아랫쪽에서 혁명을 준비하는 민초는 그런 탈을 쓰고 가만히 숨죽여 기다린다.
六二; 已日, 乃革之, 征吉无咎.
육이는 이미 날이어야 이에 고치니, 가면 길하여 허물이 없다.
육이는 내괘의 중앙에 자리하고 원래 음의 자리에 음효가 자리하니 정당한 자기 자리에 있다. 그러니 맞는 자리, 맞는 때를 만난 것이다. 이때에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나 가면 일이 성사되고 허물도 없다.
九三; 征凶, 貞厲, 革言三就, 有孚.
구삼은 가면 흉하니 바르게 하고 위태하게 할지라, 고친다는 말이 세번 나오면 믿음이 있다.
구삼은 내괘에서 외괘로 넘어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 함부로 자신만만하게 돌격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행동이 정당한지, 다른 동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않는지, 지금 나아감으로 인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판세를 뒤집기도 전에 동력을 잃어버리고 흩어지게 될 수 있다. 그러니 고친다는 말이 세번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또 정비해야 한다.
九四; 悔亡, 有孚, 改命, 吉.
구사는 뉘우침이 없으니 믿음이 있으면 명을 고쳐서 길하다.
구사는 내괘에서 외괘로 넘어온 다음의 첫 효이다. 한번 세를 뒤집은 후에 고쳐야 할 것들을 바로잡기 시작하는 자리이다. 혁명이라 부를만한, 아래로부터의 세력 역전을 지켜본 사람은 알 것이다. 세를 뒤집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세는 뒤집혔어도, 그 다른 면이 또다시 예전과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 경우 순수한 뜻을 모아 동력이 되어주던 사람들이 실망과 후회로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 또다른 세력다툼으로 어지러워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일단 세를 뒤집고 난 다음이라면 눈에 보이는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그것이 '명을 고치는 것'이고, 확실히 옛날과는 다르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길하다.
九五; 大人虎變, 未占, 有孚.
구오는 대인이 호랑이로 변하니 점을 하지 않음에 믿음이 있다.
구오는 외괘의 정중, 양의 자리에 자리하고 있는 정당한 우두머리이다. 아래로부터 이끌어온 혁명의 동력을 한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왕 혁명을 시작했고 이를 완수하려면 상과 벌이 확실해야 한다. 악습은 뿌리뽑고 죄지은 자는 처벌하며 억울한 자는 구제해야 한다.
보통 구오의 자리에 요구되는 것은 너그러움과 바름이었으나, 택화혁괘의 구오는 다르다. '점을 하지 않는다' 함은 자기의 행동에 일말의 의심도 없음을 의미한다. 이 행동의 결과가 성공이 될지 실패가 될지 두렵거나,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거란 불안이 있으면 구오의 자리에서 성난 민중을 이끌 수 없다. 이 방향이, 이 행동이 옳다고 굳게 믿고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맹수처럼 나아가는 것, 이것이 혁명을 이끄는 리더의 자질이다.
上六; 君子豹變, 小人革面, 征凶, 居貞, 吉.
상육은 군자는 표범으로 변하며 소인은 낯만 바꾸니 가면 흉하고 바른 곳에 거하면 길하다.
앞선 구오가 호랑이로 변한 것에 비해 상육의 군자는 표범이다. 어떤 차이일까? 호랑이는 옛날부터 가장 무서운 맹수이며, 산중의 왕이라고 불리웠던 동물이다. 그만큼 머리가 좋고 무자비하며 살생의 대상을 고르는데 사람이나 짐승을 가리지 않는다.
표범은 범과 비슷하나 그보단 작고 덜 위협적이다. 상육은 혁명이 모두 끝난 뒤의 상황을 보여준다. 뜻을 같이하진 않으나 소인들은 범의 기세가 무서워 낯빛을 바꾼다.
이런 소인들에게 속내마저 바꾸기를 강요하며 무서운 호랑이처럼 사람을 물었다가는, 아무리 소인들이라도 또 뜻을 모아 상황을 뒤집어 버릴 수도 있다. 가면 흉하다 함은 이런 의미이다. 그러니 바른 곳에 거하며 그들을 지켜보고 감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택화혁괘는 시위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맞아서 정신을 잃게 하는, 시력을 잃게 하는, 사나운 물대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뜨겁게 타오르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홍콩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었다. 조용히 황소 가죽을 뒤집어쓰고 마음을 굳건히 다지고 있는 사람들도, 뿌려지는 물대포와 무차별적인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가장 앞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도,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언어로 현재 상황을 알리며 지지를 부탁하는 사람들도 모두, 하나 하나 꺼지지 않는 불꽃이다.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한 고비 넘으면 또 한 고비가 나오며 지치고 지칠대로 너덜너덜해져도 다시 일어서서 가야 하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겪어 알고 있다. 한번의 승리가 평안함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또 다른 싸움과 고통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러나 제 아무리 무거운 물이라도 태양을 이길 수 없다. 가장 어두운 밤, 태양이 영영 죽어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길고 긴 밤을 견디고 나면 반드시 새벽은 온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는 홍콩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홍콩 시민들의 용기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지지합니다.
革卦(혁괘)
혁명과 반란의 구별은 백성들의 신임여부에 달려있다.
革 已日 乃孚 元亨利貞 悔亡
初九; 鞏用黃之革
六二; 已日 乃革之 征 吉 无咎
九三; 征 凶 貞厲 革言三就 有孚
九四; 悔亡 有孚 改命 吉
九五; 大人 虎變 未占 有孚
上六; 君子 豹變 小人 革面 征 凶 居貞 吉
혁명과 반란은 구별하기 힘든 개념이며, 역사의 평가도 일정하지 못하다. 어떤 시대는 혁명이라고 말하고 어떤 시대는 반란으로 말한다. 왕건과 이성계가 만약 실패하였다면 혁명이 될 수 있을까? 그러나 실패하였지만 전봉준의 농민혁명이라고 한다.
'성공'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지만 주역은 성공했기 때문에 혁명이 아니라, 혁명이기에 성공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때가 도래하고 바른 뜻이 있고 민심도 따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라 한다.
革 已日 乃孚 元亨利貞 悔亡
혁명(革)은 이미 때가 도래하고(已日) 뜻이 있기에(乃孚) 처음부터 끝까지(元亨利貞) 후회가 없는 것이다(悔亡).
차면 기우는 것이 주역이 말하는 변화의 법칙이요, 때가 도래하였음은 차서 기우는 때가 도래한 것이다. 곧 천명을 얻은 자가 불선(不善)으로 나가가 백성의 신임을 잃어 천명을 잃은 때이다. 대학에서 "위대한 천명을 지키기가 쉽지 않으니 백성의 마음을 얻어야 나라를 얻고 백성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를 잃게 된다(대학 제10장 치국평천하)"하였다.
鞏用黃之革
황소의 가죽으로 단단히 묶어야 한다(鞏用黃之革)
개혁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황소의 가죽처럼 굳세어야 하고, 또한 백성들의 신임을 확고히 얻은 것을 말한다. 어려움을 만나면 곧 포기하거나 현실과 타협하려 하는 약한 마음으로는 개혁을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할 것이다.
已日 乃革之 征 吉 无咎
때가 도래하였다면(已日) 개혁하여(乃革之) 나아감(征)은 길(吉)하고 허물이 없다(无咎).
가장 중요한 것이 개혁은 때가 도래하여야 하는 것이다. 잠용일때 움직이지 마라는 건(乾)괘의 뜻이다. 시기가 맞아야 한다. 일시적인 실정으로 민심이 흔들리는 상태라고 해서 곧 천명이 바뀌지는 않는다. 지나치게 서두는 것은 교만일 따름이다. 개선의 가능성이 없어진 때가 나아가야 할 때이다.
征 凶 貞厲 革言三就 有孚
나아감(征)은 일견 흉(凶)하고 끝까지 위태로우니(貞厲) 혁언을 세 번 성취해야만(革言三就) 비로소 신임을 얻는다(有孚).
혁명이란 곧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난과 쉽게 구별이 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처음에는 힘과 기상으로 부딪혀 나아갈 수 밖에 없어 흉하고 끝까지 위태로움이 따르는 법이다.
45번째 췌(萃)괘에서 사람을 모을 때는 큰 희생양(大牲)과 호통(號)으로 시작하는 것이 순서라 했다. 그 이후에 신념을 펼치고 신임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개혁으로 나아가는 초기는 신념이 아니라 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다.
혁언을 세 번 성취하는 것은 공언한 것을 힘과 기상으로 성취하는 것을 말한다.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하늘의 뜻을 받은 것으로 여겨 비로소 신임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悔亡 有孚 改命 吉
후회가 없으리니(悔亡) 신임이 있다면(有孚) 천명을 고쳐도(改命) 길(吉)하다.
혁언을 세 번 성취하고 신임을 얻었다면 곧 천명(天命)을 얻은 것이다. 군주의 시대에는 군주의 지위도 천명(天命)이라 여겼다. 그러나 천명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니 혁언을 세 번 성취하고 신임을 얻었다면 천명을 고쳐도 길하다고 한다.
대학에서도 "천명은 일정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선하면 얻게 되고 선하지 않으면 잃게 됨을 말한다(대학 제10장 치국평천하)"고 하였다.
大人 虎變 未占 有孚
대인(大人)이 호랑이처럼 변하면(虎變) 점을 치지 아니하여도(未占) 신임을 얻을 수 있다(有孚).
대인은 선을 추구하는 사람이며, 덕으로 존경을 받고 있던 인물이니 유순하던 그 사람이 호랑이처럼 변하여 나아가는 것이다. 아래 효의 표범과는 다른 나아감이다. 점을 칠 필요도 없다는 것은 아무런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절대적으로 신임을 얻고 천명을 받을 것이다.
君子 豹變 小人 革面 征 凶 居貞 吉
군자(君子)가 표범처럼 변하여(豹變) 소인(小人)이 두려움에 낯을 바꾸어(革面) 나아가면(征) 흉(凶)하니 끝까지 멈추는 것(居貞)이 길(吉)하다.
대인은 표범으로는 변할 수는 없기에 대인이며, 군자는 표범으로도 변할 수도 있기에 군자이다. 호랑이는 사람들이 저절로 받들고 따르기에 신임을 얻은 것이지만, 표범은 위협하고 두려움을 느끼게 하여 강제로 따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덕으로 감화시키는 것과 힘으로 굽히게 만드는 것과의 차이이다. 소인들도 두려움으로 그렇게 나아가는 길은 반란을 따르는 것이니 끝까지 따르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길하다.
▶️ 革(가죽 혁, 중해질 극)은 ❶상형문자로 가죽을 손으로 벗기고 있는 모양으로 改(개)나 更(갱)과 음과 뜻이 모두 관계가 깊어 새롭게 하다, 새로와지다의 뜻으로 쓰여진다. ❷상형문자로 革자는 ‘가죽’이나 ‘펴다’, ‘고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革자는 동물의 가죽을 그린 것으로 금문에서는 총 두 가지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하나는 동물의 가죽을 펼쳐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으로 동물의 가죽을 펼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두 종류 모두 동물의 가죽을 가공하는 단계를 표현한 것이다. 예로부터 동물의 가죽은 옷이나 신발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었다. 그러니 革자는 필요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 가죽을 펴고 무두질을 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革자가 皮(가죽 피)자와 구별이 되는 것은 가공단계의 가죽을 그린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펴다’나 ‘고치다’와 같은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革(혁, 극)은 (1)짐승의 가죽을 바라서 만든 타악기(打樂器). 팔음(八音)의 하나임 (2)혁괘(革卦) 등의 뜻으로 ①가죽 ②가죽의 총칭(總稱) ③가죽 장식(粧飾) ④갑옷, 투구(쇠로 만든 모자) ⑤피부(皮膚) ⑥북(팔음의 하나) ⑦괘(卦)의 이름 ⑧날개 ⑨늙다 ⑩(날개를)펴다 ⑪(털을)갈다 ⑫고치다(=改, 更), 그리고 ⓐ중(重)해지다, 위독해지다(危篤)(극) ⓑ엄(嚴)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심(甚)하다(정도가 지나치다)(극) ⓒ지독(至毒)하다(극) ⓓ빠르다(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 고칠 개(改), 바꿀 역(易), 고칠 경(更), 살갗 부(膚), 껍질 각(殼), 갑옷 갑(甲), 가죽 피(皮), 겉 표(表), 변할 변(變)이다. 용례로는 일체의 묵은 제도나 방식을 고쳐서 새롭게 함을 혁신(革新), 낡아서 못 쓰게 된 것을 개혁하여 없앰을 혁파(革罷), 새롭게 뜯어 고침을 혁개(革改), 제도나 법령 따위에서 묵은 것을 고침을 혁고(革故), 겉모양만 고치고 속은 고치지 아니함을 혁면(革面), 마음을 고쳐 바꿈을 혁심(革心),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혁세(革世), 묵은 것을 고치고 새롭게 나아감을 혁진(革進), 직책을 박탈하여 내쫓음을 혁추(革追), 이전의 규정을 고쳐서 책임이나 의무를 다른 데로 옮기어 넘겨 줌을 혁부(革付), 묵은 법의 폐해를 없애 버림을 혁거(革去), 새롭게 고치어 낡은 것을 없애 버림을 혁거(革袪), 가죽으로 만든 띠로 바지 따위가 흘러내리지 않게 허리의 옷 부분에 둘러매는 띠를 혁대(革帶), 가죽으로 된 그 본바탕을 혁질(革質), 가죽으로 예술적인 물품을 만드는 일을 혁공(革工), 가죽으로 지은 신을 혁리(革履), 가죽처럼 빳빳한 모양을 혁상(革狀), 일자리나 직무를 물러나게 함을 혁직(革職), 새롭게 뜯어 고침을 개혁(改革), 급격하게 바뀌어 아주 달라짐을 변혁(變革), 변천되어 온 내력으로 지나온 경과를 연혁(沿革), 잠깐 동안 고침을 잠혁(暫革), 용감하게 고침을 용혁(勇革), 폐지하여 없애 버림을 폐혁(廢革), 오래된 폐단을 갑자기 고치거나 버려서 없앰을 거혁(遽革), 폐단이 되는 일을 모두 새롭게 고침을 돈혁(頓革), 고쳐서 새롭게 좋게 함을 경혁(更革), 금지하여 없애 버림을 금혁(禁革), 면도칼 따위를 가는 데 쓰는 가죽을 연혁(硏革), 병이 위독하게 됨을 병혁(病革), 병세가 매우 위중함을 질극(疾革), 옛 것을 고쳐서 새롭게 하려고 꾀한다는 말을 혁구도신(革舊圖新), 마음을 바르게 고치고 면모를 바꾼다는 말을 혁심개면(革心改面),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을 마혁과시(馬革裹屍), 피를 흘리지 아니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는 혁명을 무혈혁명(無血革命), 성씨를 바꿔 천명을 혁신한다는 역성혁명(易姓革命) 등에 쓰인다.
▶️ 言(말씀 언, 화기애애할 은)은 ❶회의문자로 辛(신)과 口(구)의 합자(合字)이다. 辛(신)은 쥘손이 있는 날붙이의 상형이고, 口(구)는 맹세의 문서의 뜻이다. 불신이 있을 때에는 죄를 받을 것을 전제로 한 맹세로, 삼가 말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言자는 '말씀'이나 '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言자의 갑골문을 보면 口(입 구)자 위로 나팔과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생황(笙簧)이라고 하는 악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나팔을 부는 모습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말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言자는 이렇게 입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부수로 쓰일 때는 '말하다'와 관계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갑골문에서의 言자는 '소리'나 '말'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위해 여기에 획을 하나 그은 音(소리 음)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言(언, 은)은 ①말씀, 말 ②견해(見解), 의견(意見) ③글 ④언론(言論) ⑤맹세(盟誓)의 말 ⑥호령(號令) ⑦하소연(딱한 사정 따위를 간곡히 호소함) ⑧건의(建議), 계책(計策) ⑨허물, 잘못 ⑩혐극(嫌隙: 서로 꺼리고 싫어하여 생긴 틈) ⑪이에 ⑫요컨대, 다시 말하면 ⑬여쭈다, 묻다 ⑭기재하다, 적어넣다 ⑮소송하다 ⑯이간하다(離間; 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⑰알리다 ⑱예측하다 ⑲말하다 ⑳조문하다, 위문하다 그리고 ⓐ화기애애 하다(은) ⓑ화기애애 하면서 삼가는 모양(은) ⓒ위엄(威嚴)이 있는 모양(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어(語),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글월 문(文), 호반 무(武),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로나 글로써 자기의 의사를 발표하는 일을 언론(言論), 어떤 일과 관련하여 말함을 언급(言及),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말과 행동을 언행(言行),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입으로 나타내는 소리를 언사(言辭), 말로 한 약속을 언약(言約),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변(言辯), 입담 좋게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설(言舌), 말로써 옥신각신 함을 언쟁(言爭), 상대자가 한 말을 뒤에 자기가 할 말의 증거로 삼음을 언질(言質), 말과 글을 언문(言文),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뜻으로 예사로운 표현 속에 만만치 않은 뜻이 들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골(言中有骨), 여러 말을 서로 주고 받음 또는 서로 변론하느라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거언래(言去言來), 서로 변론 하느라고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삼어사(言三語四), 말하고 웃는 것이 태연하다는 뜻으로 놀라거나 근심이 있어도 평소의 태도를 잃지 않고 침착함을 이르는 말을 언소자약(言笑自若),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말과 행동이 같음 또는 말한 대로 행동함을 언행일치(言行一致),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일컫는 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말 속에 울림이 있다는 뜻으로 말에 나타난 내용 이상의 깊은 뜻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향(言中有響), 들은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는 뜻으로 들은 말을 귓속에 담아 두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언유재이(言猶在耳), 말 가운데 말이란 뜻으로 순한 듯 한 말속에 어떤 풍자나 암시가 들어 있다는 말을 언중유언(言中有言), 두 가지 값을 부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에누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언무이가(言無二價), 남의 인격이나 계책을 깊이 믿어서 그를 따라 하자는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언청계용(言聽計用), 하는 말과 하는 짓이 서로 반대됨을 일컫는 말을 언행상반(言行相反), 말은 종종 화를 불러들이는 일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유소화(言有召禍), 태도만 침착할 뿐 아니라 말도 안정케 하며 쓸데없는 말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언사안정(言辭安定) 등에 쓰인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就(나아갈 취, 관대할 여)는 ❶회의문자로 京(경; 높은 언덕, 도읍)과 尤(우; 손에서 물건이 떨어지는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就자는 '이루다'나 '나아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就자는 京(서울 경)자와 尤(더욱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就자는 尢(절름발이 왕)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실은 손끝에 획을 그은 尤자가 잘못 지정된 것이다. 尤자는 '더욱'이나 '한층 더'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렇게 '더욱'이라는 뜻을 가진 尤자에 '높다'를 뜻하는 京자를 결합한 就자는 '더욱 높아지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아가다'나 '(뜻을)이루다'와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就(취)는 아주 높고 살기 좋은 곳에 닿다, 닿다, 완성되다, 이루다의 뜻으로 ①나아가다 ②이루다 ③좇다, 따르다 ④마치다, 끝내다 ⑤(길을)떠나다 ⑥(한바퀴)돌다 ⑦좋다, 아름답다 ⑧곧, 이에 ⑨만일(萬一), 가령(假令) ⑩잘, 능(能)히, 능(能)하게, 그리고 ⓐ관대(寬大)하다(여) ⓑ관대(寬大)한 모양(여) ⓒ다급(多急)하게 재촉하지 않는 모양(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에 착수함 또는 일에 종사함을 취로(就勞), 옥에 갇힘이나 실형을 받게 됨을 취수(就囚), 일을 함을 취업(就業), 역무에 종사함을 취역(就役), 맡은 자리에 나아가 임무를 봄을 취임(就任), 특별히 그 가운데나 그 중에서도 특히를 취중(就中), 죄를 짓고 잡힘을 취착(就捉), 잠을 잠이나 잠자리에 듦을 취침(就寢), 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함을 취학(就學), 잠을 자기 시작함을 취면(就眠), 일이 잘 되어 감을 취서(就緖), 재판을 받으려고 법정에 나아감을 취송(就訟), 부모의 곁에서 효양함을 취양(就養), 바른 도리를 좇음을 취의(就義), 직업을 얻음을 취직(就職), 목적대로 일을 이룸을 성취(成就), 물러감과 나아감을 거취(去就), 순조롭게 나아감을 장취(將就), 일을 차차 이루어 감을 진취(進就), 세상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일에 대하여 나서지 아니함을 불취(不就), 죄인을 붙잡아 가는 일을 나취(拿就), 나아가 여쭙는다는 뜻으로 손윗사람에게 편지할 때 인사말을 끝내고 여쭙고자 하는 말을 쓸 때에 쓰는 말을 취복백(就伏白), 영세 근로자의 생계를 돕기 위하여 정부에서 실시하는 새마을 사업의 하나를 일컫는 말을 취로사업(就勞事業), 날마다 달마다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뜻으로 학업이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진보함을 이르는 말을 일취월장(日就月將), 물고기가 그물에서 벗어나 연못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다행히 재난을 면하고 기뻐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탈망취연(脫網就淵), 악한 것을 버리고 선한 것을 취한다는 말을 거악취선(去惡就善), 저편의 계략을 미리 알고 이를 이용하는 계교를 이르는 말을 장계취계(將計就計), 다방면으로 재주가 있어 무엇이든지 잘한다는 말을 수방취원(隨方就圓), 원하던 바를 이루었다는 말을 소원성취(所願成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