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이 고대국가의 왕도(왕궁이 있는 도시)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사학자이자 백제문화연구회장인 한종섭씨는 최근 본지에 보내온 자료를 통해 “그동안 국내에서 고대국가의 도읍지 유적을 16곳이나 찾아내면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흔적이 속초에서도 발견됐다”며 “분명한 것은 속초에 비교적 규모가 큰 고대국가가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한종섭 회장은 “고대국가의 왕도와 관련된 흔적은 대개 인공적으로 조성된 유적과 땅이름 등의 잔재를 통해 찾을 수 있다”며 “속초지역의 대표적인 땅이름인 ‘소야평’, ‘학사평’을 비롯해 울산바위, 영랑호, 청초호 등이 속초에 고대 왕도가 있었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한 회장은 자료에서 “울산바위는 바위형태가 봉황의 형상인 데 이는 자연바위였던 것을 고대인들이 부분적으로 깎아내는 등 인위적으로 조성한 거대 조각 유적”이라며 “이러한 크나큰 유적을 조성했다는 것은 분명히 속초 인근에 규모가 큰 고대국가가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밝혔다.또 지금까지 자연석호로 알려져온 ‘영랑호’도 직접 살펴본 결과 “실제로는 고대 왕도를 보호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호수로, 외부세력의 침입을 막기 위한 늪지와 같은 해자(垓字) 였음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이와함께 한 회장은 “속초지역의 대표적 땅이름인 ‘소야평’은 고대 왕도의 명칭이 대부분 ‘사’, ‘서’, ‘소’라는 땅이름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소야’ 역시 도읍지의 평야지대를 의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한 회장은 “이같은 왕도와 관련된 유적들이 속속 남아 있다는 점에 착안해 몇년 전 조사에 나선 결과 노학동 옛 동우대학 주변이 왕도를 조성하기에 가장 알맞은 곳으로 확인됐다”며 “실제로 노학동 이목리 일대에서 자갈과 흙으로 쌓은 거대한 토성을 발견해 위치적으로 동우대학 주변에 고대국가의 왕궁지가 있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한종섭 백제문화연구회장은 지난 92년 백제 500년 왕도인 하남위례성을 찾아냈고 93년에는 백제 초기 십제국(十濟國)의 하북위례성, 2004년에는 진국 마한의 왕도, 2005년에는 춘천 맥국의 왕도터를 발견하는 등 국내 고대사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속초/김창삼 chskim@kado.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