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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지산(制民之産)
백성의 생업제도를 제정하여 주다는 뜻으로, 백성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 제도를 이르는 말이다.
制 : 제도 제(刂/6)
民 : 백성 민(氏/1)
之 : 어조사 지(丿/3)
産 : 낳을 산(生/6)
맹자 양혜왕 상 제7장에서,
是故明君制民之産, 必使仰足以事父母, 俯足以畜妻子, 樂歲終身飽, 凶年免於死亡. 然後驅而之善, 故民之從之也輕.
그러므로 훌륭한 임금은 백성의 생업을 제정하여 주되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길 수 있게 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먹여 살릴 수 있게 하여, 풍년에는 내내 배부르게 먹고 흉년에는 죽음을 면케 하였습니다. 그런 뒤에야 백성들을 이끌어 선(善)으로 가게 하니, 백성들이 따르기가 쉬운 것입니다.
今也制民之産, 仰不足以事父母, 俯不足以畜妻子, 樂歲終身苦, 凶年不免於死亡. 此惟救死而恐不贍, 奚暇治禮義哉.
지금은 백성의 생업(生業) 만들기를,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먹여 살리기에 부족하고, 풍년이 들더라도 내내 고생하고 흉년이 들면 죽음을 면치 못합니다. 이것은 죽는 것을 구해주기에도 힘이 모자랄까 두렵거늘 어느 겨를에 예의(禮義)로 다스리겠습니까?
원론적으로 보면 빈부의 큰 차이를 옹호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현실에서 빈부의 극명한 차이는 사유제와 더불어 시작되었고 시대마다 다른 방식으로 나타났다.
산업화 이전에는 토지의 형태로, 산업화 이후에는 산업 자본과 금융 자본의 형태로, 정보화 시대에는 정보와 디지털의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이같은 방식에다 부동산 소유가 더해 양극화 문제가 한층 더 복잡하게 나타난다.
빈부의 양극화는 얼마나 고전적인 문제인지 논어에서 공자와 제자 자공이 각자의 해법을 제시할 정도다.
자공은 '가난하더라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더라도 교만하지 않기(貧而無諂, 富而無驕)'를 양극화의 극복 방안으로 제안했다. 자공은 빈자와 부자가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기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듯하다.
이에 대해 공자는 제자의 주장이 일견 타당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가난하더라도 도리를 즐기고 부유하더라도 예의를 좋아하기(貧而樂道, 富而好禮)'를 양극화의 해결 방법으로 제안했다. 공자는 빈자와 부자가 각각 상대에게 어떻게 하기보다 각자 스스로 만족할 만한 기준을 가지면 대립이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한 듯하다.
자공은 빈자가 부자에게, 부자가 빈자에서 서로 자극하지 말자는 소극적 방안을 말했다면 공자는 빈자와 부자가 각자 자율적으로 자신을 규제하자는 적극적인 방안을 말했다고 할 수 있다.
공자와 자공의 제안에서 보이듯 유학자들은 빈부의 양극화를 어떻게 극복할지 늘 고민하고 새로운 방안을 내놓았다. 맹자하면 싸우는 나라들의 시대, 즉 전국시대에 "사람은 도덕적으로 완전하다"는 성선을 말했다고 하여 낭만적이며 이상적인 사상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 성선은 맹자가 현실에서 폭력과 부정이 만연하다는 걸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세상에서 희망을 품기 위한 정박지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라면 다들 이해를 철저하고 세밀하게 따지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조건 없이 이웃을 돕기도 하고 자신의 몫을 덜어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도 한다. 맹자는 사람의 두 가지 경향 중 후자를 키워 서로 믿을 수 있으며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맹자는 현실을 부정하고 꿈에서 답을 찾는 몽상가가 아니라 빈부의 양극화를 비롯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내놓았다.
전국시대의 사람은 전쟁으로 인해 가족들이 한 곳에 살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있고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그나마 있던 삶의 기반도 송두리째 잃었다. 이러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맹자는 '백성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 제도(制民之産)'를 수립하고자 말했다.
제민지산을 마련하려는 고민 끝에 국가가 모든 사람에게 토지를 분배하고 공전의 수확으로 세금을 대신하는 정전제(井田制)를 제안했다. 사람이 예외 없이 경작할 토지를 가진다면 그 수확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맹자의 정전제는 훗날 토지 소유의 양극화가 심해질 때마다 유학자들에 의해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재등장하기도 했다.
사유제가 굳건한 삶의 제도로 자리를 잡자 정전제는 전국 차원의 정책으로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정치가 빈부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점에서 늘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정전제 자체는 현실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이상적 정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부와 공동체가 백성들이 삶의 기반을 잃지 않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를 나타낸다.
코로나19로 인해 산업과 생업의 분야에 따라 빈부의 양극화가 더 짙어지고 있다. 생계의 벼랑으로 내몰리는 업종도 있고 성장의 도약을 마련한 업종도 있다.
이때 맹자가 "명군이라면 백성이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여 반드시 부모님을 잘 모시고 처자식을 잘 돌보아 풍년이면 배불리 먹고 흉년에 죽음을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明君制民之産, 必使仰足以事父母, 俯足以畜妻子, 樂歲終身飽, 凶年免於死亡)"고 했던 주문처럼 우리도 코로나19로 인해 빈부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신포면사(身飽免死)의 제민지산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 制(절제할 제/지을 제)는 ❶회의문자로 製(제)의 간자(簡字)이다. 刀(도; 날붙이)와 未(미; 작은 나뭇가지가 뻗은 나무의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날붙이로 나무의 가지를 쳐서 깨끗이 하다, 베다, 만들다, 누르다, 규칙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制자는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制자는 未(아닐 미)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未자는 木(나무 목)자에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본래는 가지가 무성한 나무를 뜻했었다. 이렇게 가지가 풍성한 나무를 그린 未자에 刀자를 결합한 制자는 나무의 가지를 다듬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나무의 가지를 치는 것은 모양을 다듬거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制자는 나무가 마음대로 가지를 뻗어 나가지 못하도록 다듬는다는 의미에서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뜻이 확대되어 지금은 '법도'나 '규정'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制(제)는 (1)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방법(方法)이나 형태(形態)나 제도(制度)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제도(制度) 등의 뜻으로 ①절제(節制)하다 ②억제(抑制)하다 ③금(禁)하다 ④마름질하다 ⑤짓다 ⑥만들다 ⑦맡다 ⑧바로잡다 ⑨법도(法度) ⑩규정(規定) ⑪천자(天子)의 말,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제정된 법규나 나라의 법칙을 제도(制度), 정해진 한계 또는 한계를 정함을 제한(制限), 법령이나 규칙 위반자에게 가하여지는 불이익 또는 징벌을 이름을 제재(制裁), 제도 등을 만들어서 정함을 제정(制定), 사물의 성립에 필요한 조건이나 규정을 제약(制約), 통제하여 복종시킴 또는 기계나 설비 등을 목적에 알맞도록 조절함을 제어(制御), 하려고 하는 일을 말리어서 못하게 함을 제지(制止), 운동을 제지함 또는 속력을 떨어뜨림을 제동(制動), 헌법을 제정함을 제헌(制憲), 위력이나 위엄으로 남을 눌러서 통제함을 제압(制壓), 경기 따위에서 우승함을 제패(制覇), 어떤 범위 밖에 두어 한데 셈 치지 아니함을 제외(制外), 끌어 당기어 자유로운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함을 견제(牽制), 어떤 일을 법이나 규정으로 제한하거나 금하는 것을 규제(規制), 위력을 써서 남의 자유 의사를 누르고 무리하게 행함을 강제(强制), 억눌러 제지함을 억제(抑制), 일정한 방침에 따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진 것을 제한이나 지도함을 통제(統制), 세무에 관한 제도를 세제(稅制), 스스로 자기의 감정과 욕심을 억누름을 자제(自制), 알맞게 조절함으로 방종하지 아니하도록 자기의 욕망을 이성으로써 제어함을 절제(節制), 선수를 써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견제함을 선제(先制), 학교 또는 교육에 관한 제도와 그에 관한 규정을 학제(學制),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독을 없애는 데 다른 독을 쓴다는 뜻으로 악인을 물리치는 데 다른 악인으로써 한다는 말을 이독제독(以毒制毒),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능제강(柔能制剛), 적을 이용하여 다른 적을 제어한다는 말을 이이제이(以夷制夷), 자기자신의 마음을 단속하고 행동을 삼가야 한다는 말을 율기제행(律己制行), 시대의 변함을 따라 그때 알맞도록 해야한다는 말을 인시제의(因時制宜) 등에 쓰인다.
▶️ 民(백성 민)은 ❶상형문자로 백성은 천한 신분을 타고 나며 눈 먼 사람이라 생각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데서 '무지(無知)', '무교육인 사람', '일반 사람'이란 뜻이다. 먼 옛날에는 사람을 신에게 바치는 희생으로 하거나 신의 노예(奴隸)로 삼았다. 그것이 民(민)이었다고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民자는 '백성'이나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民자는 氏(성씨 씨)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성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民자의 금문을 보면 사람의 눈에 열십자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송곳으로 사람의 눈을 찌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노예의 왼쪽 눈을 멀게 하여 저항하거나 도망가지 못하도록 했다. 民자는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民자의 본래 의미는 '노예'였다. 물론 지금은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고 있지만, 글자의 유래를 보면 끔찍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民(민)은 '사람', '공민', '인민'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백성(百姓) ②사람 ③직업인 ④나(자신)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 선비 사(士), 신하 신(臣), 벼슬 관(官), 벼슬아치 리(吏)이다. 용례로는 일반 백성의 사회를 민간(民間), 인종적으로나 지역적 기원이 같고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운명을 같이 하는 사람의 집단을 민족(民族), 백성의 마음을 민심(民心), 민간의 풍속을 민속(民俗), 백성이 주권을 가지고 주인 노릇함을 민주(民主), 국민이 청하여 바라는 바를 민원(民願), 백성이나 인민의 생활을 민생(民生), 다수의 백성을 민중(民衆), 민간에 관한 일을 민사(民事), 백성의 뜻을 민의(民意), 예로부터 민간에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오는 흥미 위주의 허구적 이야기를 민담(民譚), 보통 살림집에 숙박함을 민박(民泊), 일반 국민의 집을 민가(民家), 백성의 바람이나 믿음을 민망(民望), 가난한 백성을 빈민(貧民), 한 나라의 통치권 아래에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인민을 국민(國民), 귀족 등에 대하여 사회적인 특권을 가지고 있지 않는 보통 사람을 서민(庶民), 그 땅에 사는 백성을 주민(住民), 국정에 참여할 지위에 있는 국민을 시민(市民), 농사 짓는 백성을 농민(農民), 외국에 살고 있는 동포를 교민(僑民),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벼슬이 없는 일반 백성을 평민(平民), 땅이 넓고 사람이 적은 곳으로 백성을 옮기어 살게 함을 이민(移民), 나라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일컫는 말을 국리민복(國利民福), 같은 겨레끼리 서로 다투고 싸움을 일컫는 말을 민족상잔(民族相殘),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고 한 데서 유래한 성어를 이르는 말을 민귀군경(民貴君輕), 백성은 신의가 있을 때에 안정된다는 뜻으로 백성은 신의에 의해서만 잘 다스려 진다는 말을 민보어신(民保於信), 백성의 피와 땀이라는 뜻으로 백성에게서 과다하게 거두어들인 세금이나 재물을 이르는 말을 민고민지(民膏民脂),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함을 이르는 말을 민력휴양(民力休養), 어떤 민족이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민족자결(民族自決), 백성은 구차하고 나라의 재물은 다 말라 없어짐을 일컫는 말을 민궁재갈(民窮財渴), 정치의 부패나 변동 따위로 말미암아 받는 백성의 괴로움을 일컫는 말을 민간질고(民間疾苦), 세상사를 잘 다스려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함을 일컫는 말을 경세제민(經世濟民),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나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예로부터 흰 옷을 숭상하여 즐겨 입은 한민족을 이르는 말을 백의민족(白衣民族), 하느님을 받들고 백성을 통치하기를 게을리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경천근민(敬天勤民),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것을 이르는 말을 혹세무민(惑世誣民), 가뭄 때 농민들이 비를 몹시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갈민대우(渴民待雨), 어느 누구에게도 자기의 괴로움을 하소연할 수 없는 백성이라는 뜻으로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 사람 또는 부모나 처자식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고지민(無告之民), 백성을 생각하기를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백성을 소중히 여겨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으로 삼음을 일컫는 말을 이민위천(以民爲天), 나라를 이롭게 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일컫는 말을 이국편민(利國便民), 세상을 구하고 민생을 구제함을 일컫는 말을 구세제민(救世濟民), 어리석고 미천한 백성이나 무지한 백성을 일컫는 말을 우하지민(愚下之民), 세상을 구제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일컫는 말을 제세안민(濟世安民), 국민의 화합과 나아가 인류의 화합을 지향한다는 뜻을 나타냄을 이르는 말을 조민유화(兆民有和)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産(낳을 산)은 ❶형성문자로 产(산)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날 생(生; 나다, 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彦(언)의 생략형인 产(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产(산)은 미남자, 여기에서는 두드러지다, 나타나다의 뜻을, 生(생)은 움틈, 돋아나다의 뜻을 나타낸다. 産(산)은 아기가 태어나다, 만물(萬物)이 돋아나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産자는 '낳다'나 '생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産자는 文(글월 문)자와 厂(기슭 엄)자, 生(날 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産자는 집에서 아이를 출산했음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厂자는 '기슭'이 아닌 '집'이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또 文자는 가슴에 문신을 한 사람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아이'를 의미한다. 그러니 産자는 '집(厂)에서 아이(文)를 낳았다(生)'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産(산)은 어떤 곳에서 산출(産出)되거나 생산(生産)된 물건(物件)임을 표시(表示)하는 말의 뜻으로 ①낳다 ②나다, 태어나다 ③자라다 ④생기다, 일어나다 ⑤생산하다(生産) ⑥출생(出生) ⑦재산(財産), 자산(資産) ⑧생업(生業) ⑨산물(産物) ⑩가축(家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살 활(活), 날 생(生)이다. 용례로는 생산을 하는 사업을 산업(産業), 일정한 곳에서 생산되어 나오는 물건을 산물(産物), 천연적 또는 인공적으로 물건이 생산되어 나옴을 산출(産出), 알을 낳음을 산란(産卵), 해산한 여자를 갓난애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일컫는 말을 산모(産母), 아이를 낳는 괴로움을 산고(産苦), 아이를 낳는 괴로움을 산로(産勞), 아이를 낳음 또는 태어난 아이를 산아(産兒), 개인이나 가정이나 단체가 소유하는 재물을 재산(財産), 아이나 새끼를 낳음을 생산(生産), 소득을 축적한 것 또는 유형 무형의 값있는 물건으로 부채의 담보로 할 수 있는 것을 자산(資産), 사후에 남겨 놓은 재산을 유산(遺産), 가산을 모두 잃어 버림을 파산(破産),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을 양산(量産), 가산을 탕진하여 내버림을 도산(倒産), 그 나라에서 나는 생산물을 국산(國産), 아이를 낳음을 해산(解産), 생산이 줆 또는 생산을 줄임을 감산(減産), 최초로 산출되는 일 또는 그것을 원산(原産), 그 지방의 특별한 산출 또는 그 산물을 특산(特産), 생산을 증가하는 것을 증산(增産), 죄다 망하여 뿔뿔이 흩어져 없어짐을 탕산(蕩産), 집안의 재산을 모두 써서 없애 버림을 이르는 말을 탕진가산(蕩盡家産), 일정한 생산이 있으면 마음이 변치 않는다는 뜻으로 일정한 직업과 재산을 가진 자는 마음에 그만 큼 여유가 있으나 그렇지 않은 자는 정신적으로 늘 불안정하여 하찮은 일에도 동요함을 이르는 말을 항산항심(恒産恒心), 옛 것을 지나칠 정도로 좋아하면 재산을 다 날린다는 뜻으로 별로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지나친 신경을 기울이면 결국 신세만 망치게 된다는 말을 호고파산(好古破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