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제가 어제 올린 글이 다른 분 기분을 상하게 해드렸다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언론 때문에 힘들었던 적도 많고, 기막힌 일도 당한 적이 꽤 있어서 아무리 공신력있는 방송사나 신문사에서 릴리즈된 내용이라도 한번은 삐닥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그래도 제 일이면 한번 뜨끔하기 마련이죠.
기사에서 서초동.방배동 아파트 미계약자가 너무 많아서 큰일이다..라는 기사가 나와서 사실 우선은 안사람에게 숨기기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안그래도 소심한 사람인데 또 걱정만 생길까해서요. 그래도 이 녀석이 봤더군요. 걱정하길래, 아래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너무 신경쓰지 말자고 했습니다. 재산 좀 잃는다고해도 이제 오래오래 살수 있는 집이 생긴거면 된거 아니냐고 했죠.
일반분양의 대부분인 24평형은 저층은 6억, 중층은 6.6억, 고층은 6.9억, 테라스가 있는 저층 최고층은 7.1이었습니다. 1순위 마감되었을때 지나치게 분양가가 높다고 이미 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살기 이렇게 편한데가 찾기는 힘들겠더군요. 부모님이 그러시더라구요,.떨어질거 기다리기보다 그냥 제 주제에 맞는 집에 들어가서 편하게 살라구요.
방배동에도 아파트를 짓는다는데, 전 반포가 훨씬 친근해서(어렸을때 학원등 이유로 교대근처도 친근하구요) 서초동으로 들어갔습니다. 방배동 아파트는 제가 듣기로는 복도식 구조 아파트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살아보신 분이라면 사실 이런 구조가 많이 불편하다는 걸 아실거에요. 저도 20~30년된 이 동네 아파트 살면서 골치 아픈 점들이 꽤 있었거든요. 그러니 계약률이 낮았겠죠. 다른 동도 저층은 가리는게 좀 있다고 들은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서초동의 같은 브랜드 제가 들어가는 그곳은 역시 대단지인 삼풍 바로 앞이고, 또 그 앞으로 유원아파트가 있는지라 저층은 아파트 사이에 좀 끼어있는 느낌입니다. 답답한 맛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가격이 저렴하지만, 계약이 망설여진다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부동산에 사전에 물어봤을때도 저층은 좀 그렇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저는 중층중에 젤 높은 층이라 별 고민없이 계약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본건데, 어디서 알았는지 부동산에서 전세를 놓겠냐는 전화를 좀 받았습니다. 분양가의 60%까지 받아주겠다는 말을 들어서 저도 깜짝 놀랬어요. 반포 래미안이나 자이야 그렇다지만 이 동네 까지 왜 그렇나 생각되더라구요. 아직 등기도 안된 집이 매매가 어떻게 되는건지 모르겠는데 일단 판다면 이 정도다..라고 얘기해주는 가격도 제 상상 이상이더라구요. 소심한 안사람이 너무 놀래서 순간 고민하길래, 웃으면서 걍 맘편하게 살자고 얘기했습니다.
둘이서 우리집에 알콩달콩 살면 되죠..걸어서 극장도 가고, 만화방도 가고, 장도 같이 보고,..좋아하는 분식집에서 맛난 것도 사먹고...신나더라구요, 그렇게 정착할수 있는 곳이 생기는게 이렇게 행복한 것인지 몰랐습니다.
이사예약을 하면서 보니까 세대수로 봐서는 1층도 다 중도금을 지급한것 같더군요. 저희동이 굳이 로얄동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곳이라 다른 동이 계약률이 좋으면 더 좋지 나쁠것 같지는 않습니다. 50%미만의 계약율은 어디서 알수 있는 것일까요..
기사가 참 극단적이죠..강남아파트를 넘어서 신도시도 폭등중이라고 가격상승에 부채질하는 무책임한 기사도 엉망이지만 사실 여부의 확인도 없이 동네 부동산에 물어보니 상황이 안좋다더라..건설사 관계자도 미계약때문에 충격이더라..라는 기사(진짜일까요?)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맘놓고 또 고민하다가 자기가 진짜 살고 싶은 동네 못들어가고 딴데로 가는것도 슬픈 일이죠.
제가 태어나서 살던 반포 한강변의 아파트..한참 싸졌을때 그 아파트를 사고, 전 옆에 딱 어린시절을 보낸 30평대에 전세를 살려고 했는데, 그때 폭락론에 마음이 흔들려서 못들어갔어요. 다른 30평대 아파트도 지금보다 1.5억이 싼 가격이었지만 더 떨어질수 있다는 확신에 계약을 포기했었죠. 제 예측이 단기적으로는 틀려서 조금 상황이 복잡했었답니다. 이건 제 결정이고 제 머릿속으로 고민했을때 도저히 올해와 같은 시장가는 나올수 없었기 때문에 제 결정은 어쩔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후회할건 없죠..
제가 처음 마련한 신혼집 주인은 7억짜리 집에 대출이랑 전세를 합쳐서 거의 5억에 가까운 부채를 안고 있었어요. 2006년에 전형적인 상투잡이를 한 분이었죠. 매일 팔까말까 고민하고 이리저리 부동산에 가격을 재고..참 머리 아파 보이더라구요. 처음에 실거주 할 생각인데 지방발령을 받아서 전세 준다는 말을 저나 안사람이나 진짜 믿었었답니다. 그떄는 이분이 굉장히 위대해 보였죠. 30대 중반에 벌써 강남에 집이라니 하고 말이죠.
또 언젠가 제가 둘러보던 집중에 급매를 내놓았던 한분은 매매가가 7억인데 대출이 5억이 있는 분이었어요.,이 두분..안타깝게도 금융위기를 지나고 시세가 안정화 되면서 결국 한분은 매입가보다 좀 싸게 집을 내놓았고, 다른 분은 집이 경매로 넘어갔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부채부담이 큰 집주인들은 정리가 된 시기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반면에 지금 제가 전세 사는 집은 부채가 하나도 없더군요. 그냥 9억~10억짜리 집을 전세놓는 분이었어요. 저희도 저희 소득을 생각할때 3년내에 대출금을 갚자는 목표로 집을 샀구요.(근데 강남집값에 대한 규제 때문에 상환도 맘대로 못하더군요..ㅡ.ㅡ)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필연적이지만 언제까지 기다려서 자기가 원하는 행복을 가질수 있는지는 생각해봐야할 문제 같습니다. 가격 상승을 노리고 전재산 올인에 대출까지 받아서 마음 졸이는 분은 참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전 지금의 제 편의를 포기하면서 11~13평짜리 아파트에 살며 미래를 보고 살 생각은 없어요, 사랑하는 안사람과 젊었을때 편하고 행복하게 우리가 할수 있는 한에서 즐거운 생활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런면에서 반대로 집값하락만을 생각하면서 이리저리 재다가 본인이 가질수 있는 기쁨이나 편리함을 희생하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현명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정신 나간듯이 가격이 높다면 본인이 가능한 범위안에서 결정을 하면 되지만, 내가 충분히 어느 정도 범위를 커버할수 있는데, 논리적으로 좀더 많은 돈을 남기기 위해 집값하락만을 바라보는 것도 안타깝지 않나 싶어요.
저나 제 안사람이나 입주를 준비하면서 이제 막 정들기 시작한 집을 내놓아서 서운한 마음이랑 드디어 내 집이 생긴다는 기쁨이 오락가락합니다. 큰 집은 아니지만 둘이서 노력한 결과로 가진 집인만큼 더 행복하게 살자고 생각하며 기쁨을 찾는거죠..
한마디만 더하자면...제가 집을 구하면서 느낀건데 쉬프트라는 제도..참 기이한 제도라고 생각은 좀 되더군요. 사회적인 혼합을 목적으로 한다며 비싼 아파트에도 쉬프트를 배치하는데, 이 가격이 너무 비싸요. 지금 제가 들어가는 아파트는 무려 2.64억..제가 반포에 첫 신혼집을 구할때 돈을 탈탈 털은게 2억 정도였거든요, 건설사에서 저보고 쉬프트나 신혼부부 특별 공급 얘기를 해주더군요. 저흰 사실 소득범위가 많이 벗어나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정도 돈을 벌면 무서워서 2.64억 집은 못들어갈것 같습니다. 대출을 내도 이자는 갚아야하는 거잖아요.
제가 못된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 돈을 내줄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서 본인이 소득이 안되면 또 들어갈수 있는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그게 무슨 사회적 혼합일까 라는 생각도 했구요, 주택공사가 그 아파트를 구입하는 가격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깜짝 놀랬습니다. 100%이상 비싼 가격이던데, 아무리 시세의 80%라지만 그게 제대로된 무주택자를 위한 사업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동감가는 내용이 많네요. 아파트로 투기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일반 사람들은 그냥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행복하면 그만인 겁니다. 하지만 부동산 문제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그 심각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죠.
현장에서의 현실과 건강한 문제의식이 균형잡혀있는 좋은 내용인 듯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쉬프트 얘기 좀 자세히 해주시면 안될까요?
이분 말씀에 궁금한게 잇어서 댓글 다는데요 본문중에 이분 사시는집 젤 싼 가격이 6억에서 고가 7.1억 얘기 하셧는데 글 후반부에 쉬프트 전세가 비싸서 못 들어 가신다는데 6억에서 7억 사이 집을 구매 하시는분이 쉬프트 들어갈 자격이 잇는분인가요? 진짜 궁금하네요
자격이 안 되서 못 했잖아요. 자격되는 분들은 부담되서 어떻게 거기 들어가 사는지 염려하잖아요. 다시 읽어보길 권합니다.
위에글 덧 붙여서요 이 글쓰신분 연봉하고 나이하고도 궁금하네요 실ㄹㅔ가 안됀다면요 말 주변이 업어서 물ㅔ한 질문 같으면 용서 하세요
독수리 타법이라 오타 나네요
시프트가 처음 실시된게 2007년 초로 알고 있는데.. 시프트를 권유 받을 당시 2억 정도 보유하고 계셨고.. 6.6억되는 집을 사셨으며, 3년 내에 갚을 목표로 대출을 받으신 것으로 봐선..
두 부부의 소득이 만만치 않으신 거 같네요.. ^ ^
무례하게 남의 소득으로 이러쿵 저러쿵 해서 죄송합니다만, 저희 부부도 얼마전에 3년 대출 각오로 집을 살까 많이 망설였지만..
일단 조금(?) 더 불편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글쓴님의 많은 고민이 보입니다..
집값 등락에 일희일비 하지 않으시고, 가족과 함께 하고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있다는게 부럽네요..
부가적인 질문으로 쉬프트 입주 하시는분 연 소득 조건 같은거 잇을텐데 아시는분 잇으시면 리플 부탁 합니다 아무나 쉬프트 들어갈수 잇는건 아닐텐데요 저는 광명시 살아서 쉬프트에 대해서 잘 몰라서 질문 드립니다
제가 듣기로는 60미만인가는 소득상한기준이 있는데 84이상인가부터는 소득상한기준이 없는 것으로 들었습니다.(정확한 기준평형을 모르겠네요)
댓글달고 다른글 읽어 보다가 부동산 선지자님 글에 댓글단 글이란걸 알게 됏읍니다 저 여기에서나 다음 아고라에서도 부동산 선지자님 부화뇌동님 윤상원님 글 자체는 언제 부턴가 아예 보지도 않는데요 순간 내가 경솔 햇구나 하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3분 말씀에 너무 오바하는거 같아서요) 댓글 지워 버릴려다가 아무리 부족한 글도 맘대로 지우는건 아닌거 같아서 남겨 둡니다 님글에도신혼부부청약이나 쉬프트 청약자격이 30대 초반에 6억이상돼는 집 구매 하실수 잇는분이 님 전 글에 외국 생활하신분 이란 글도 잇고 어느정도 해명은 듣고 싶네요.
" 떨어질거 기다리기보다 그냥 제 주제에 맞는 집에 들어가서 편하게 살라" 구구절절히 와닿습니다. 자기 형편에 맞게 집 사서 알콩달콩 사는게 제일 행복한것같습니다. 단.. 무리한 대출은 안되구요... 저도 현재 집은 없는 무주택자이지만, 돈이 모이면, 형편에 맞게 살기 좋은 곳에 집 사려고 합니다. 님의 글 잘읽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다가 중간에 회의 다녀와서 또 연결해 쓰느라...두서가 없었습니다. 무브망님 말씀대로 저희가 소득 기준이 애초에 초과되어서 쉬프트는 불가능했습니다. 신혼집을 구했던 '07년 11월에 저희가 가지고 있던 돈이 다해서 2억을 좀 넘어서 그 돈으로 집을 구하긴 했는데, 저희둘의 소득이 쉬프트/신혼부부 특별공급 조건보다는 좀 많이 초과했었습니다. 둘다 직장생활도 꽤했고, 남들보다 부지런히 모은 돈이 2억이라는 돈이었는데, 그러니까 쉬프트라는게 여유가 없는 분들을 위한 제도가 아닐까 해서 생겼던 의문입니다. 2.6억이 넘는 돈을 그 소득조건으로 신혼부부 특별 공급 조건에 들어갈수 있을까요.
결국 부모님이 도와주시거나 대출을 무리하게 받거나..둘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애초에 그렇게 싼 가격에 주택공사가 매입하는거라면 정말 소득조건에 맞는 분이 살 수 있는 공급가를 제시하거나 아니면 좀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다른 주택공급방식으 택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과 같은 쉬프트 제도는 좀 전시행정적인 부분이 엿보이거든요.
집에 대해서 고민하느라, 1년반정도 온갖 생각을 다 해봤습니다. 사실 지금 사는 집 전세 계약하는데도 그 돈을 들고다니는게 무서워서 전전긍긍하던 저인지라..ㅡ.ㅡ;; 6억이든 7억이든 남들이 싸다고해도 쉽게 결정을 못내리겠더군요. 저희 부부는 딱 저희 둘이 합쳐서 1년 연소득이좀 안되는 돈을 대출 받았습니다. 이것도 너무 큰 금액이라 걱정은 되지만 어떻게되든 후회는 하지 않는다가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절대절대 부동산 사이트 들어가서 시세 조회안하기로 했죠..^^:;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제가 잘 모르겠지만..
일반공급 분 중에는 24평형(60이하)는 소득제한이 있지만..30평대(80이상) 이후 부터는 소득제한이 없습니다..
청약저축을 하고 계시고 무주택이지만 소득이 높으시다면 30평대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저 제가 청약한 아파트는 2.64억이 20평대였습니다. 30평대는 쉬프트가 없구요. 꼭 들어가고 싶은 위치인데 제가 할수 있는 방법은 매입 또는 전세 밖에 없었다는 말이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