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입니다

좋은 삶 누구나 좋은 삶을 살고 싶어 한다. 나날이 충만하고 순간순간 충실한 삶, 하루하루 들어가는 나이가 몰락의 과정이 아니라 완성으로 나아가는 여정인 삶이야말로 우리가 이룩하고 싶은 위대한 성취일 테다. 로마노 과르디니의 '삶과 나이'(문학과지성사 펴냄)에 따르면, 모든 하루하루는 단 한 번밖에 오지 않기에 다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을 얻는다. 존중받지 못할 순간도, 의미 없이 지나가는 순간도 없다. 순간의 존엄함을 아는 사람은 지금 여기의 삶을 온전히 누리려는 강렬한 긴장을 느낀다. 이런 긴장 없는 삶은 단조롭고 지루하게 다가온다. 때론 상실감과 후회 속에서 공허와 절망의 나락에 떨어질 위험도 있다. 과르디니는 인생엔 여러 단계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 인생 여행은 유년, 청년, 성년, 중년, 노년, 말년의 단계를 밟아 죽음에 이른다. 시기마다 반드시 해결할 과제가 있고, 이룩할 가치가 있으며, 넘어야 할 위기가 있다. 하나의 시기를 완전히 살아내지 못하면, 즉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성취하며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좋은 삶은 불가능하다. 과거가 현재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가령, 청년기에 우리는 사춘기 위기를 겪으면서 사물에 올바른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 우리가 그 질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 불의 앞에서 고뇌하고 타협을 거부하는 순수함을 배운다. 이를 참되게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우리 정신은 불구가 되고, 우리 인생은 비틀어진다. 성년기에 우리는 현실과 타협해서 성취를 이루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진실, 신의, 용기가 하나 되어 이룩하는 견고함 없이는 모든 게 헛되다. 참과 거짓, 정의와 불의를 구별하지 못한다면, 우리 삶은 사실성과 유용성의 노예가 되어 진정성을 잃는다. 귀중한 모든 성취는 꿋꿋한 신념과 현실의 조화에서 나온다. 노년기에 우린 세상사가 덧없고 시시해지는 느낌에 시달린다. 늙지 않으려 악착같이 발버둥을 치는 추악한 늙은이가 되거나, 자기한테 남은 한 푼의 권위에 집착하는 고집불통 늙은이가 된다. 가치 있는 삶을 젊음과 동일시하는 착각에서 이러한 안 쓰러운 삶의 태도가 나타난다. 물러남을 받아들이고 평생 이룩한 가치를 지켜낼 때, 노년의 삶은 완성을 향해 달려간다. 진정한 것과 덧없는 것, 순간적인 것과 영원한 것을 분별하는 지혜 속에서 통찰, 용기, 평정, 자존 같은 고상한 가치를 실현하는 현자의 삶을 살 수 있다. 좋은 삶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고통을 견디고 위기를 건너며 가치를 이룩하지 않으면 누구도 삶의 달콤함, 그 눈부신 기쁨을 알 수 없다.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a href=" https://www.youtube.com/watch?v=OzIWgWe6iP8" target="_blank" class="ke-link"> https://www.youtube.com/watch?v=OzIWgWe6iP8</a> 종일 내린다던 비 오후되니 그쳐버린다 하늘 가득 구름은 덮었건만... 저 구름 속에 든 빗물 다 뿌려주기 아까웠나? 어제 오후부터 시작한 비가 아침되어도 계속 이슬비지만 반갑다 넘 오랜만에 내리니 실컷 좀 내렸음 좋겠다 저 단비 맞고 새싹들 쑥쑥 자라 오르겠지 붕어지짐에 아침 한술 붕어를 오래 지질수록 맛이 좋다 붕어지짐은 붕어뼈가 노골노골 해질 때까지 끓여야 제맛이 난다 이슬비 맞고 동물 챙겨 주었다 가는 비라 맞을만하다 오늘은 아래 닭과 기러기를 가두어 두었다 비오니까 닭장속에서 노는게 좋겠다 기러기 한 마리가 알을 13개쯤 낳아 놓았다 알을 꺼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더니 오늘 아침엔 그 자리에다 털을 뽑고 있다 이 녀석 부화할 준비를 하는 것같다 저번엔 알을 품고 있다가 산짐승이 습격해 알품고 있는 어미를 죽여버려 실패 이번엔 제대로 알을 부화했음 좋겠다 알품기 시작하면 뻥이를 닭장안에 데려다 두어 혹 산짐승이 습격해 올 걸 대비해야겠다 병아리장 닭들은 다 컸는데 알을 낳지 않는다 모이가 적은 탓일까? 아침 저녁으로 모이를 주어볼까? 오늘은 한의원에서 말한 읍 기독의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아야겠다 만약 문제가 생겼다면 그때 큰 병원으로 가도 늦진 않을 듯 병원 들리고 목욕탕에 가서 이발과 염색도 해야겠다 집사람은 그냥 집에 있겠다고 이슬비가 계속 내린다 조양천 냇물도 양이 불고 탁해졌다 밤사이 비가 좀 내렸나? 도로 곳곳에도 빗물이 고여 있어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내가 차를 좀 빨리 몰았는데 단속이 심해진다니 앞으론 규정속도를 지키며 운전해야겠다 오늘 같이 비 오는 날은 과속은 더 위험하겠지 먼저 기독의원으로 기독의원 2층에 정형외과가 있다 접수하고 2층으로 대기하는 분이 많지 않아 10여분 기다려 진료 팔꿈치와 어깨가 아프다니 팔목 위를 잡은 뒤 팔목을 꺾어 보란다 팔목이 꺾이고 뒤로 젖히는데 아프지 않다니 그럼 근육 문제는 아닌 것같다고 손을 들어 만세를 해 보란다 손이 잘 올라간다기에 오른쪽 손을 올리면 어깨가 기분 나쁘게 아프다니 그럼 엑스레이를 찍어 보고 이야기 하잔다 1층에 내려가 엑스레이를 찍고 올라왔다 잠시 후 의사샘이 부른다 엑스레이를 살펴보면서 팔꿈치 끝에 약간의 석회가 보이지만 그건 큰 문제가 아니란다 그리고 어깨나 팔꿈치 관절은 깨끗하단다 내가 신경외과에 가서 어깨 근육이 찢어져 오래 치료받았다니 초음파로 다시 한번 살펴 보잔다 팔꿈치엔 관절 사이에다 주사를 놓겠단다 관절엔 아무 이상이 없다니 다행이다 그런데 왜 힘을 쓰지 못할까? 초음파로 보더니 어깬 근육이 좀 찢겨 벌어진 곳이 있단다 벌어진 사이로 물이 찼지만 뺄 정도는 아니라며 주사를 세 군데에 놓아준다 염증을 줄여주는 주사라고 팔꿈치 관절엔 관절 사이에 주사를 놓으며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약이지만 좀 아플거라며 참으란다 어깨는 아픈 줄 몰랐는데 관절에 주사를 놓을 땐 절로 아얏소리 일주일 후 경과를 보자며 이틀분 약을 지어주며 다음주 수요일에 나오란다 물리치료를 받아도 괜찮겠냐고 하니 무리하게만 받지 말라고 여기에서 나을 수만 있음 좋겠다 젊은 의사샘인데 친절하게 설명하고 말이 부드러워 웬지 믿음이 간다 의사샘은 친절해야지 환자가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다 당분간 여기에서 치료받아 볼까? 목욕탕에 가니 이발하러 대기하는 사람이 없어 바로 이발과 염색까지 하고 나니 괜찮아 보인다 왜 난 이렇게 단정히 다니지 못하나? 이도 천성일까? 어떤 사람은 조금만 더러워도 견딜 수 없다는데 난 화장실 옆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무감각 뭐가 더 좋을까? 따끈한 욕탕에서 반신욕 20여분 날씨 더워서인지 땀이 쭉 흐른다 폭포수와 수압 맞으니 기분이 상쾌 매일 이렇게만 해도 몸이 괜찮아 질듯 광주에 살 땐 새벽 4시면 목욕탕 다녔던 생각이 난다 그땐 젊어서 아프지 않았을까? 지금은 왜 이리 아픈 곳만 생기는지 오래 썼으니 여기저기 닳기 시작하나 보다 집사람에게 전화 비오는데 팥죽 쑤어 먹으면 어떠냐고 아산아짐이랑 목욕 다녀오며 아짐이 칼국수 사주어 먹고 있다면서 다음에 쑤어 먹게 생면칼국수 사오란다 하나로 마트에 들러 칼국수와 우유빵 등을 샀다 미리 사다 놓아야 쉽게 끓여 먹을 수 있을 것같다 이슬비가 점점 잦아 든다 아이구 좀더 내리지 저 시커먼 구름 어디로 데려가려나? 집사람이 서울 아짐과 집에 왔다 같이 목욕다녀 왔단다 식사를 했다기에 난 막걸리 한잔 하겠다며 삶아 놓은 돼지머릴 썰어 달라고 서울아짐이 썰어준다 병원 다녀온 이야기 하며 막걸리 한잔 집사람이 약 먹으니 술 마시지 말라는데 습관처럼 술잔에 손이간다 나같은 사람에겐 술마셔도 약발이 들어야하는 것아닌가? 혼자 콩치고 팥치고 그리 살아가는 거지 어찌 정답대로만 살 수 있겠는가? 아산형님 전화 어제 못먹은 토끼탕을 오후에 먹잔다 술기운 얼큰하지만 먹자니 두말없이 오케이 낮잠 한숨 자고 일어나 오전 일과 정리 엉터리 같은 내 이야길 왜 그리 기록하려고 고집할까? 나 혼자의 희열이리라 이 나이 들어 컴 앞에 앉아 하루 일을 순서대로 기록할 수 있다는것 그도 대단한 일 아닐까? 자판을 이리치며 저리치며 즐기고 있다 아산형님 전화 왜 내려오지 않냐고 어? 천천히 내려오라해 일기쓰고 있었는데... 집사람을 재촉해 아산형님 집에 가니 노열동생도 와 있다 서로 어울려 막걸리 한잔 아짐이 토끼탕을 참 맛있게 끓이셨다 아짐이 더 나이드시면 이 맛있는 탕을 끓이기 어려워 맛볼 수 없어 서운할 것 같다니 웃으신다 벌써부터 맛이 달라지고 일도 하기 싫다신다 그래도 내가 뭐든 맛있게 잘 먹으니 내가 내려온다면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이런저런 이야기 오늘 기독의원에 갔는데 젊은 의사샘이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싹싹하다 했더니 그 병원은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 있단다 아버지와 아들이 내과 사위는 정형외과를 맡아 진료보고 있으며 예전부터 친절하기로 소문 났단다 노열동생은 아버지가 거기서 진료받고 암을 발견했었다고 작은 병원인데도 암을 찾아냈나보다 또 노열동생이 읍내 박재순 가정의원은 감기를 잘 고치기로 유명하단다 다른 병원에서 잘 낫지 않은 심한 감기도 거길 찾아가면 약처방을 잘해 쉽게 나아 광주에서도 그 병원을 찾아 온다고 감기들어 찾아가면 먼저 아침 낮 저녁의 증상 하나하나를 물어본 뒤 청진기로 가슴을 진찰해보고 어떤 약을 처방할지 결정한단다 빨리 낫도록 독한 약을 쓰지 않고 체질에 맞는 약으로 처방해 준다고 혹 감기 걸리면 그곳을 찾아가 봐야겠다 우리가 살아있는 이 순간을 잘 즐기자고 이제는 떠나도 서운할 나이 아니다 내 시간을 잘 살지 못한게 서운할 뿐 서로 즐겁게 살아가자며 다음주 화요일엔 조개캐러 만돌 가자고 너른 바다에 앉아 막걸리 한잔 하고 싶다 이런 말 저런 말에 한잔 더 하다보니 취해버려 눈이 감긴다 술이 좋은 걸 어떡하지 일어서니 고사릴 꺾어 왔다며 고사리 한봉지를 주신다 우리집도 내일이면 고사리 꺾을 수 있다니 많이 꺾어 왔다며 가져 가란다 고사리가 청고사리다 우리 고사린 먹고사리이니 한번 꺾어 가져오겠다며 바꾸어먹자고 서로 바꾸어 먹는 맛도 좋은 거지 새벽안개가 인다 님이여! 어제는 식목일에 청명 오늘은 한식 움튼 새순들 어제 내린 비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 나가겠지요 오늘도 님의 하루가 기쁨으로 충만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