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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조분석 토론방: ..............命析堂(명석당) 스크랩 야래향 / 등려군
난강망 추천 1 조회 512 16.11.24 15:28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야래향-보통 유월에 피는 걸로 아는데 ...어쩐 일인지 올해는 8월에 피었어요^^>

 


  저녁을 먹고 거실에 앉아 마른빨래를 개키고 있었다. 엄마를 돕는답시고 옆에 앉아 빨래를 주물럭대던 찬웅이가 불쑥 말했다.

  “엄마, 좋은 냄새가 나요”

  “응, 여기서 나는 냄새야. 옷에 피죤 뿌렸거든.”

  아이는 앙증맞은 손으로 빨랫감 하나를 들어 코에 갖다 대며,

 “이 냄새가 아닌데요” 하고는 일어서더니 허공에 대고 다시 코를 킁킁거렸다.

 나도 그런 것만 같아 빨랫감을 손에서 놓고 눈을 감았다. 코로 숨을 깊게 들이쉬자 정말

좋은 향기가 났다. 진하고 알싸한 향기. 분명 빨래에서 나는 향기는 아니었다. 향기가 어디서 나는지를 찾아내기 위해 방방마다 기웃거리고 목욕탕까지 들락거렸지만 찾아내지 못했다. 여기다, 싶어 다가가면 향기는 꿈결처럼 흩어지고 말았다. 

 

  베란다로 나가니 서쪽하늘에 펼쳐진 노을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또한 알싸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찬웅아, 여기야 여기. 여기 와 봐. 이 꽃에서 나는 향기였어.”

“우와, 정말이네요. 음~ 향기 넘 조타~”

“찬웅아. 이 꽃 이름은 야래향인데, 밤에 꽃이 피고 향기가 진하게 나거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좋은 향기가 나는 거야...”

아이가 알아듣는 것과는 상관없이 나는 혼자서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다. 엄마 말에 고개를 갸웃대던 아이는 거실로 들어가고, 나는 야래향 화분 앞에 주저앉아 무더기로 피어난 ‘야리끼리한 향기’를 풍기는 야래향 꽃잎을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사흘 전, 아파트 안의 주말장터에서 군자란을 분갈이하다가 야래향을 처음 보았다. 눈에 익지 않았지만 싱그런 잎사귀가 탐스러워 주인에게 물었다.

“아저씨, 저 꽃나무이름은 뭐예요?”

“야리향이유~” 

“아저씨, 혹시 야리향이 아니고 야래향 아닌가요?” 하고 되물었더니 아저씨는 야리향이 틀림없다시며 덧붙여 말씀하셨다.

“이게유, 꾳이 피면 냄새가 엄청 좋아유. 냄새가 야리끼리해서 야리향이라고 하잖어유~~”

아저씨 말씀에 난 그만 푸하하,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면전에서 그러면 안 되는데 

‘야리끼리해서 야리향’이라는 기발한 말씀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군자란 분갈이를 끝내고 아저씨가 말씀하신 ‘야리끼리한 야리향’ 화분과 행운목 화분도 샀다. 바로 배달해주겠다며, 손수레에 화분들을 싣고 나를 뒤따라오시던 아저씨께 난 조심스레 말씀드렸다.

“아저씨. 이 꽃은 낮보다 밤에 향기가 진하죠?”

“맞어유, 그래유. 어찌 알았대유?”

“아저씨. 이 꽃 이름은 야리향이 아니구요, 야.래.향.이거든요. 해가 지면 꽃이 피고 밤에 향기가 진해서 야래향이라고 한대요. 한자로, 밤야(夜) 올래(來) 향기향(香), 말 그대로 밤에 향기가 풍겨온다는 뜻이랍니다.”

아저씨는 크게 웃으시더니,

“나는 그것도 모르고 사람들에게 야리향이라고 했으니 클났네... 야래향이라...참 좋은 뜻이네유. 고마워유~”

혹시 싫어하실까 조심스레 꺼낸 얘기에 오히려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아저씨가 참 너그러워 보였다. 아저씨는 갖고 온 화분을 베란다에 들여놓아 주시며 내가 키우고 있던 화분을 살펴보시고 잘 키우는 방법 몇 가지도 알려주시고 가셨더랬다.


  그날, 내가 아는 척하며 야래향을 풀이해서 말했지만 오늘 직접 꽃향기를 맡고 보니 아저씨 말씀도 그리 어긋난 것은 아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꽃잎을 꽉 다물고 있는 야래향은, 해가 지면 셀 수 없이 많은 꽃이 꽃잎을 벌려 향기를 낸다. 모양은 애기별꽃을 닮았을까? 꽃향기는 우리가 흔히 향기 짙다고 말하는 치자꽃 보다 배는 더 진하다. 그래서 찻집에선 야래향을 절대로 키우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꽃향기가 차(茶)의 은근한 향기를 빼앗아 버리니까 차의 참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중국에선, 요정 앞에 야래향을 가득 심어 밤에 손님들을 유혹했다고도 한다. 등려군이 부른 야래향 노래의 야래향이 ‘밤의 여인’을 뜻한다고도 하니 밤에 유혹한다는 말이 아주 근거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베란다에 놓인 야래향은 활짝 핀 꽃잎을 자랑하며 우리 집 안을 향기로 가득 채웠다. 너무 짙은 향기를 내뿜어서 다가가면 질릴 것도 같지만, 닫은 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향기는 적당히 매혹적이다. 때문에, 한동안은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남편의 귀가시간이 빨라지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2005. 8. 20. 淸顔愛語

 

=夜來香=

          

  那南風吹來淸凉, 那夜鶯啼聲凄愴.  

  남풍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저 소쩍새는 처량하게 울어요.


  月下的花兒已入夢,只有那夜來香,吐露着芬芳,

  달빛 아래 꽃들은 모두 잠들었는데, 저 야래향만이 홀로 향기를 뿜고 있어요.


  我愛這夜色茫茫,也愛這夜鶯歌唱,

  나는 이 밤의 아득함이 좋구요, 소쩍새들의 노랫소리도 좋아 하지만,


  更愛那花一般的夢,擁抱着夜來香,吻着夜來香,

  저 꽃같은 꿈속에서 야래향을 껴안고, 야래향과 입맞추고 있는걸 더 좋아한답니다.


  夜來香,我爲ni歌唱.夜來香,我爲ni思量, 

  야래향, 나는 당신을 위해 노래해요. 야래향, 나는 당신을 그리워할 거예요.


  我爲ni歌唱,我爲ni思量.

  아.아..아, 당신을 위해 노래하고, 당신을 늘 그리워할 거예요.


  夜來香,夜來香,夜來香.

  야래향,야래향,야래향.

 

 

香(야래향) / 등려군(鄧麗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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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6.11.24 18:50

    첫댓글 첫 인사로 마땅히 드릴건 없고 음악한곡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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