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다가구·다세대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서울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주거여건이 좋은 곳도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1기 신도시로 서울 근교에 자리잡은 경기도 일산·분당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은 물론 주거비 부담이 큰 젊은 층의 전세 수요도 늘고 있다"며 "주거 쾌적성이 높고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 출퇴근에 큰 불편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산 백석동 전용 45㎡ 1억원 이하
일산에서는 백석동에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많이 들어서 있다. 특히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주변에 몰려 있다. 다세대주택보다는 다가구주택이 많은 편이다.
신축 주택은 많지 않다. 대개 준공한 지 10~20년이 지났지만 리모델링했거나 인테리어를 새로 해서 깨끗한 건물도 간혹 있다. 엘리베이터를 갖춘 곳은 거의 없다. 주택형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하다. 방 두 개인 투룸과 방 세 개짜리 쓰리룸이 많은 편이다. 원룸은 드물다.
이곳은 입지여건이 좋다. 홈플러스·코스트코·이마트·메가박스 같은 편의시설과 일산병원, 고양종합터미널이 가깝다. 여기다 백석근린공원·호수공원과 가까워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인근에 각급 학교가 많아 어린 자녀가 통학하기 편하다. 백신·금계·백마·호수·정발초, 백신·백마중, 백신·백석·백마고 등이 모여 있다.
임대료는 입지와 건축연도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입주 10년차로 방 두 개, 화장실 한 개를 갖춘 45㎡(이하 전용면적)짜리 다가구주택이 8000만~1억원 정도다.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 전셋값(1억4000만~1억4500만원)의 60~70% 수준이다. 방 세 개인 75~80㎡형은 1억5000만~1억8000만원 선이다.
백석동 H공인 관계자는 "투룸은 신혼부부가, 쓰리룸은 40~50대 직장인이 많이 찾는다"며 "순수 전세 물건이 많진 않지만 넉넉잡고 입주 두 달 전부터 발품을 팔면 괜찮은 물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비는 주택마다 다르지만 대개 1만원 정도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분당 야탑동 150㎡ 전세 4억원
분당에도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많다. 야탑동을 비롯해 구미동, 백현동, 분당동 등에 몰려 있다. 특히 야탑동이 교통편이 좋고 편의시설과 교육여건도 괜찮은 편이다.
▲ 경기도 분당 일대의 한 다가구주택.
이 일대에는 일산과 마찬가지로 다가구주택이 많다. 대개 준공한 지 10년 이상 됐고 신축 주택은 간간이 눈에 띄는 정도다. 투룸과 쓰리룸을 갖춘 주택이 많다.
주택형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하지만 40~50㎡와 80~90㎡ 규모의 비중이 크다. 140~160㎡짜리 대형 주택도 적지 않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사이즈가 큰 주택은 자녀를 둔 중·장년층과 5인 이상 대가족이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주택가는 지하철 분당선 야탑역이 가깝고 야탑남로·성남대로 등을 통해 서울·수도권으로 이동하기 편하다. 인근에 돌마·하탑·상탑·야탑초, 하탑·야탑중 등이 있다. NC백화점과 홈플러스, 분당차병원, 성남종합버스터미널, 탄천종합운동장 등이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이 일대 전셋값은 꾸준히 올랐지만 아파트의 50~60% 수준이다. 방 두 개, 화장실 한 개인 50㎡형 다가구 전셋값은 1억5000만~1억7000만원 선이다. 150㎡ 안팎 규모이면 4억원 정도다. 인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177㎡형은 6억원 안팎에 전세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반전세보다는 월세 매물이 많다. 50㎡형 다가구의 경우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60만원 정도를 받는다. 같은 주택형이 반전세로는 1억원에 20만~30만원 선이다. 관리비는 투룸 기준 4만원 정도다.
▲ 경기도 일산 백석동(왼쪽)과 분당 야탑동(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