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상반기 기독교출판 상황 평가(제주극동방송 인터뷰)0716.hwp
제주 극동방송 인터뷰( 2012. 7. 16.)
2012년 상반기 기독교출판
송광택 목사/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1.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가면서 출판문화 영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는데요.
가장 눈에 띄게 어려움을 겪은 분야는 기독교출판계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는지요?
1) 기독교출판사는 2005년에 발행된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창립 30년사에 수록된 회원사가 1백61개 사이다. 협회에 참여하지 않는 출판사까지 포함하면 이보다도 훨씬 많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 한국기독교서점협의회에 가입한 전국기독교서점은 현재 346곳. 한때 430곳이 등록하기도 했지만 경제위기 등으로 80여 곳이 잠정 패쇄 탈퇴 한 것이다.
3) 기독교 출판 신간은 1년에 회원사만을 기준으로 할 때 1천4백종 정도가 출간되고 있다. 이는 2,3년 전 보다 3백 권 정도 줄어든 것이다.
2. 상반기 출판을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살펴보면..
1) 2012 상반기 주요 베스트셀러들
이어령 박사의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고 이민아 목사의 유작 <땅에서 하늘처럼> <하늘의 신부>
전 외교통상부 장관 김하중 장로의 <하나님의 대사3>
전광 <평생감사>
조정민 목사의 SNS 잠언집 <사람이 선물이다>
김남준 <개념 없음>
오스왈드 챔버스 <주님은 나의 최고봉>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강영우의 <내 눈에는 희망만 보였다>
<존 비비어의 임재>
이외에 <5가지 사랑의 언어(생명의말씀사)>와 <그 청년 바보의사(아름다운사람들)>, <성경과 5대 제국(통독원)> 등은 꾸준히 20위권을 지키며 스테디셀러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온라인서점 갓피플에서는 고 옥한흠 목사의 추천과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던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국제제자훈련원)>가 신학서적으로는 이례적인 전체 2위를 기록했고, 규장출판에서 나온 도서들이 판매량 20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 출판 경향을 평가해보면..
1) 이민아 목사의 ‘땅끝의 아이들’과 같은 간증서가 주류를 이뤘고, 외국 유명한 목회자의 책을 번역한 번역서, 그리고 에세이류가 주를 이뤘다.
2) 신학을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준 책이 적다.
신학 책이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신학자들과 신학생들의 전공서적을 제외한, 평신도들을 위한 신학 책은 전체 기독교 출판 시장에서 그 존재감이 매우 미미하다. 국내 기독교 출판계는 과거부터 ‘스토리’ 위주의 간증과 수필, 신앙, 목회 관련 책들이 강세를 보여 왔다. 그래서 몇몇 대형출판사들은 대부분 이런 종류 중심으로 책을 찍어내고 있다. 신학 관련 책들을 전문으로 다루는 출판사는 그리 많지 않고 규모도 작은 편이다.
1년 동안 판매되는 기독교 서적들 중 신학 관련 책은 10% 미만이다.
독자들이 신학 책을 잘 찾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근본 원인은 쉽고 질 좋은 신학 책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외국 서적의 경우 번역과 편집만 잘 되면 얼마든지 독자들의 관심을 살 수 있음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쉬운’ 신학책의 필요성은 각종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나타난다. ‘만화 기독교강요’와 ‘1318 창조과학 A to Z’는 비록 어린이라는 특정 계층을 위한 것이지만, 일반 평신도들에게도 사랑받으며 베스트셀러 목록 수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쉬운 신학 책이 출판되지 않는 건 오히려 독자들이 아예 신학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09년 칼빈 탄생 500주년 당시 칼빈과 관련해 많은 책들이 출판됐지만, 대부분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어렵고 쉽고를 떠나 평신도들은 신학 자체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 출판사들은 애초에 평신도들이 아닌 신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책을 펴낸다.
기독출판계 한 관계자는 “원인은 어느 한 쪽에만 있지 않다. 기독출판계에선 보다 쉬운 신학 책이 나와야 하고, 독자들 역시 신학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분명한 건 오늘날 신학이 교회, 그 중에서도 평신도를 떠나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남신학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는 김동건 교수는 ‘쉬운 신학’을 목적으로 ‘현대인을 위한 신학강의’(2011.4.)를 펴냈다.]
3) 미국 기독교출판과 비교해보면 기독교소설에 대한 반응이 약하다
* 홍성사에서 성경에 나오는 2인자 시리즈 출간- 아론 갈렙 요나단 실라 등.
저자 미국 최고의 로맨스 소설작가 출신 프랜신 리버스.
* 이연철의 장편소설 엘리사의 질투(홍성사)
이 소설은 구약의 유명한 선지자 엘리사의 내면적 신앙을 다룬다.
(이연철 작가/ 1955년 충북 충주 출생. 1979년 경희대 국문과 졸업.198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단편소설)에 '그리운 꿈' 당선으로 작품 활동 시작)
4. 상반기 출판계 기독교 베스트셀러 작가들 ‘주춤’, 그 이유는?
상반기 출판계를 ‘접수’한 곳은 불교계였다. 에세이로 분류됐긴 했지만 승려 혜민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샘앤파커스)>가 인터넷서점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2위(교보문고)와 1위(인터파크)에 각각 올랐다. 현재 순위에서도 종합 주간 베스트(7월 첫째주) 10위 내에 승려들의 책이 3권이다.
인터넷서점 인터파크 도서 담당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부터 위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람들이 ‘힘든 건 다 아는데 어떻게 살아야 되느냐’ 하는 구체적인 해답을 원했다”며 “스님들이 실제 생활과 연결된 해답들에 대해 종교를 초월해 답을 낸 책들이 많이 나왔고, 이게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독교 도서가 판매량 1-10위 대부분을 차지하던 종교 분야마저 <스님의 주례사>가 예스24, 인터파크, 교보문고 등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법륜 승려의 책은 교보문고 상반기 종교분야 베스트 20 중 무려 3권이나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 이는 SBS <힐링캠프> 출연 후광효과라는 해석이다.
교보문고 상반기 분석 자료에도 “SNS와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독자들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실제적인 조언을 건네는 종교인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고 나와 있다.
기독교 도서들의 상대적인 침체 원인은?
그간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분들이 주춤해진 이유도 있고, 다른 기독교 인사들도 책을 많이 출간했지만 나오자마자 이슈가 됐던 적이 별로 없었다.
이어령 박사나 이민아 목사 등의 책 정도 말고는 크게 이슈가 될 만한 도서가 없었다.
5. 기독교 출판-전망과 제언
1) 한국교회가 바른신앙,바른신학을 가질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출판이 요구되는 시점
1950년대 이후 우리 사회의 산업화와 때를 맞춰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던 한국교회와 마찬가지로, 출판계가 봇물을 이룬 시기였다. 그러나 1990년대 교회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역시 출판 시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독교 출판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변화된 사회에 적응과 함께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트렌드만을 따라 편식을 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바른신앙,바른신학을 가질 수 있도록 균형있는 출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 국내 작가의 개발과 출판 진흥 위한 전략과 기금 마련
* 창작 응모 후 지원
(일반출판의 예: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30권 선정 각 1천만원지원)
3) 독서문화에 관심, 교회도서관 설립과 지원
기독교인에게 책읽기는 변화를 만드는 힘이 된다.
대부분의 기독교지도자들은 결정적 시기에 책의 세계에 빠졌고, 책 속에서 또 다른 하나님을 만났고, 세상의 비전을 발견했다.
[영적 성장으로 가는 즐거운 책읽기]의 저자 데이비드 매케너는
‘독서는 기독교인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며, 기독교인은 본질적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 특히 성령의 인도 아래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만 기독교 신앙을 올바로 이해해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인에게도 성경 이외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피력했다.
기독교인은 현세를 부정하고 내세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 세계 속에서 그는 가정과 직장과,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특히 21세기의 현실은 ‘평생 학습자’로서 사는 교양인과 전문인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기독교인은 폭넓은 독서를 통해 비전의 지평을 넓히고 사고의 깊이를 더해야 하며,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현실을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안목도 키워야 할 것이다.
특히 교회도서관은 신앙계승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제 교회는 성경적 신앙과 바른 진리를 다음 세대로 전해주기 위해 영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교회도서관은 이러한 영적 전략의 중심적 기관이 될 수 있다.
물론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공간과 쉼터로서 ‘북카페’를 운영하거나 독서모임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진리를 탐구하는 성도로서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교회도서관은 필수적 공간이다.
더 나아가서 교회도서관이 신앙계승의 통로가 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