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4의섬 신안군 사옥도 ☆
◈ 염전 ◈
♣ 장날이면 결석하는 아이...! ♣
학년초,
새 학급의 담임을 맡아 첫 수업을 하던 날이었습니다.
"강선영! 강선영!"
"어, 결석했는데요."
다른아이가 덧붙였습니다.
"오늘이 장날이거든요,"
'장날'이라는 말에 아이들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나는
영문을 몰라 장날과 결석의 함수관계를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장날에는 동생을 돌봐야 한대요."
"선영이네 엄마, 장터에서 장사해요."
아이들은 서로 선영이 사정을 제가 더 잘 아는듯
이런저런 얘기들을 늘어놓았습니다.
나는 무슨 사정이 있겠지 싶어 일단 덮어두었다가,
수업을 모두 마치고 물어물어 선영이네 집을 찾아
갔습니다.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판자집의 싸리문을 열자,
손바닥만한 마당에서 고만고만한 코흘리개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여기가 선영이네 집 맞니?"
"어? 누나는 엄마랑 장에 갔는데요."
나는 이왕 나선 걸음,
장터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한참을 해맨 끝에 장터 한구석 허름한 천막 아래,
국수를 삶는 엄마 곁에서 아기를 등에 업은 채
밀개떡을 굽고 있는 선영이를
찾아냈습니다.
"선영아!"
"어?선생님!"
아이의 어머니는 '선생님' 이라는 소리에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아유, 선생님 뵐 면목이 없네요."
선영이 어머니는 살림밑천 맏딸을 장날마다
결석시킬 수밖에 없는 아픈 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몇 년 전 암으로 세상을 뜨신 선영이 아버지가
남겨놓은 것이라고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과
어린 자식들만 줄줄이 여섯.
선영이 어머니는 살아갈 길이 까마득해 몇 번이나
도망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린 자식들의 까만 눈망울을 보면서
이내 나쁜 생각을 떨쳐버리고 다시 이를 악물고
살아오기를 몇 년째.....
하지만 어머니 혼자
감당하기에는 자식 여섯을 먹이고 입히는 것만도
너무나 힘겨웠습니다.
할수없이 장날이면 선영이를 데리고 나와
장터에서 음식을 팔았다고 합니다.
전후 사정을 알게 된 나는 장날마다
조퇴를 시켜줄 테니 일단 학교에는
보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어머니는
틀림없이 학교에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선영이 얼굴에는 이내빨갛게 꽃물이
들었습니다.
그날이후,
장날이 되면 나는 흐뭇한 마음으로 선영이를
조퇴시킵니다.
부디 선영이 어머니 장사가 잘되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 행복한세상 ==
- 우리들의 꿈! 이 - ^^*
출처: 하얀미소가 머무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우리들의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