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019 벽파춤연구회의 정기공연 <명불허전>은 한영숙 선생의 대표작인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학무 등과 박재희 선생의 작품 벽파입춤 ‘가인여옥’ 그리고 특별히 한영숙 선생의 작품으로 그 제목만 널리 알려져 왔던 ‘비연무’를 재현함으로써 한영숙 - 박재희 선생의 춤의 세계를 좀 더 넓게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전통춤을 추는 춤꾼, 승무의 대가 벽파 박재희 선생
벽파 박재희 선생은 이화여자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우리나라 무용계에서 홀 춤으로는 최초의 인간문화재였던 故 한영숙 선생으로부터 1973년에 태평무를 전수받았다.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의 전수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승무·살풀이춤 등을 전수받아 1976년 전수 발표회에서 문화재 관리국장상을 수상하며, 1980년 승무 이수자가 되었다. 그 후 1982년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무용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후학들을 가르치면서 박재희 새암무용단을 창단(1985) 하여 수많은 국내·국외 공연을 통하여 한국무용의 발전과 세계화를 추구하는 한편 본인이 직접 무대에 설 때에는 언제나 한영숙류의 춤을 중심으로 전통춤만을 추어왔다. 또한 충청북도 무용협회장, 충청지역 무용교수연합회 회장, 청주시립무용단 안무자 등을 역임하면서 충북무용제, 충청무용제전, 전국대학무용경연대회 등을 개최하여 중부권 무용계의 기틀이 마련되는데 크나큰 공헌을 하였다.
故한성준(韓成俊) 선생은 우리 민족무용의 선구자로, 한국춤을 집대성하고 체계화시켜 전통예술의 토대를 만드신 우리 춤의 뿌리이며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근대무용의 거장이다. 그리고 그 춤의 맥을 잇은 정통 후계자 故 한영숙(韓英淑) 선생은 홀 춤으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간문화재이셨으며 한성준 선생의 춤을 더욱 깊게 천착하여 예술무용으로 꽃피우신 우리나라 전통춤의 대모이다.
이렇듯 박재희(朴再姬) 선생은 한성준 - 한영숙으로 이어지는 전통춤의 맥을 지키며, 자신의 예술적 미학을 가미시켜 특유의 조형성과 미학적 진화를 모색하여 한국의 전통춤이 올곧게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명무이다.
박재희 선생에게 전통춤 계승의 의미는 단순히 전통의 보존(保存)으로서만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예술무용으로 승화의 과정을 거쳐 발전이 거듭될 때 그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전통춤이 기능의 재연이 아닌 예술작품으로서 새롭게 재창출되어야 하는 이유이고 이번 무대를 통해 한성준 - 한영숙 - 박재희로 이어지는 전통춤의 발전 과정은 전통춤의 계승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뜻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