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도, 기점도 등에는 여기저기 염전들도 보인다. 천일염을 만들기 위해 땀 흘리는 주민들의 모습들도 눈에 들어온다. 병풍도에서 ‘판수리소금’이라는 이름으로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는 HS병풍염전(대표 이홍성)을 찾아가 봤다. 대파질을 하고 천일염을 수확하고 있는 섬 주민들의 모습이 하얀 소금 만큼이나 순수하고 아름답다. HS병풍염전은 천일염 생산방식 최초로 스프링쿨러시스템을 도입, 2012년 대한민국 염전 컨테스트에서 친환경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신안 천일염은 풍부한 일조량과 바람이 머무는 갯벌에서 생산돼 미네랄(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이 다른 곳에 비해 3배 많고 나트륨 함량이 10%이상 적어 혈압을 낮추고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효능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기점도에는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이 살고 있는 고양이 천국이다. 섬 집집마다 부엌과 마루를 차지하고 있는 고양이. 약 30여 가구의 주민들과 300-400마리에 이르는 고양이들이 말 그대로 동거 중이다. 30년 전에 마을이 들쥐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되자 쥐를 없애기 위해 고양이를 섬으로 들여와 키우기 시작한 것이 이 섬에 고양이들이 살게 된 동기이다. 그 후 쥐로 인한 피해는 많이 즐어들었지만, 섬에 살던 개들이 천적인 고양이들을 가만놔두지 않자 마을 사람들은 다시 논의하여 섬의 모든 개들을 밖으로 내보냈다고 한다. 그 후로 약 30년간 개는 한 마리도 없고 그야말로 고양이들의 천국이 된 것이다.
소악도에는 분교터도 만난다. 증도초등학교 소악분교. 지금은 휴교 중이다. 학생이 없어 2년 전부터 휴교상태인데 1년 후에도 신입생이 없으면 폐교된다고 한다. 어느 섬이나 비슷한 현상이다. 젊은 이들이 계속 섬을 떠나고 노인 중심의 섬이 되다 보니 학교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대기점도 건너 병풍도의 병풍분교는 2020.3월에 이미 폐교됐다. 병풍도-기점도-소악도 등이 '12사도 순례자의 섬'으로 거듭 나면서 젊은이들도 다시 돌아오는 섬으로 활기를 되찾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학교 정문에는 '이승복 소년 동상'이 아직도 우뚝 서 있다.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면서 무장공비의 총에 죽어간 어린이. 냉전시대 반공교육의 상징처럼 됐던 그 어린이의 모습에서 한반도의 역사적 현실이 새삼 뼈아프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