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살인마 강호순 사건을 접하고 우리는 충격과 함께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조의를 표한다. 나아가 이같은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염원한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과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다. 그것은 죄악 중의 죄악이며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반인륜적 행위다. 언론매체들은 연일 이 사건을 주요의제로 다루며 범인의 사진을 공개할 것인가 아닌가 또는 사형선고를 받은 흉악범들의 사형을 집행 할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들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강호순사건은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다. 그를 욕하고 비판하기 전에 우리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 할 일은 없는가?
텔레비젼엔 폭력을 미화하는 사례가 지나칠 정도로 많이 나온다. 사극에서는 사람죽이기를 마치 칼로 풀베듯하면서 그것이 정의라는 이름아래 박수갈채를 받거나 미화된다. 인기리에 방영됐거나 방영되고 있는 각종 사극을 보라! 얼마나 무고한 생명들이 잔혹하고 처참하게 죽어가는가?
인기가 있다고 생각하면 무슨 짓이든 다하겠다는 방송의 상업주의와 선정주의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은 나온지 오래다. 예술이라는 미명아래 자행되고 있는 온갖 부도덕과 퇴폐풍조가 청소년들의 가슴을 멍들게하고 있다. 그러고도 사람을 죽이는 것은 죄악이라고 떠들어 대는 언론의 이중적인 태도에 화가 난다.
스포츠신문의 각 면을 온갖 폭력, 살인, 불륜, 퇴폐적인 내용으로 장식해 놓고 본지에서는 세상의 그릇됨을 나무란다. 그 신문을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보면서 자란다.
텔레비젼은 연속극, 각종 오락프로가 재미와 시청률 위주로 편성되다보니 윤리도덕은 간데없고 말장난과 저질 선정주의가 판친다. 아내가 남편을 때리고 제자가 스승에게 대드는 개그프로에 박수를 보내며 재미있어 한다. 부부간의 불륜은 이미 보편화됐고 딸의 애인을 엄마가 빼앗고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를 아버지가 취한다. 그게 요즘 우리나라의 연속극이다.
불륜이 도를 넘고 있으며 동성애문제가 슬금 슬금 끼어들기 시작하고 있다. 연예프로나 선정적인 춤사위가 화면을 채우고 있으며 이상한 가족관계, 말도 안되는 줄거리의 저질 연속극이 시청률 1위를 차지한다. 안보면 궁금하고 보면 열받는 것이 요즘의 연속극이다. 가족이 함께 보기에 민망스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참에 종교인들도 각성해야 한다. 강호순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이같은 사회현상이 종교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고백하고 일대각성운동을 벌여야 한다. 기독성도 1200만명, 불자 1000만명을 자랑하기 전에 예수의 사랑과 석가의 자비를 실천하고 있는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자성하는 자세가 아쉽다.
정치는 더 말할 나위없다. 국회의원들이 신성한 국회에서 주먹질을 하고 도끼로 문을 때려 부수며 서로가 네탓만을 외쳐대는 장면을 신물이 나도록 보고 듣는다. 과연 그들이 폭력은 죄악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
생각 해보면 이 모두가 절대가치의 부재에서 오는 비극이다. 그것이 인명경시풍조를 자아내고 이같이 참혹한 현상의 한 요인이라면 지나친 말일까?
이제 우리 모두 겸허한 마음으로 가슴에 손을 얹고 밝고 맑은 사회구현을 위한 각성운동을 벌여야한다. 그래서 더 이상 제2의 강호순이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것이 강호순 사건을 보는 오늘의 화두이자 우리의 자세여야 한다.
첫댓글 저는 中國에서온 중국인은 아닙니다. 이름만 中局팀입니다. 의미는 가운데(中) 판(局)이라는 것이고요. 다문화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