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소원면에 있는 모항항부터 위쪽에 있는 해안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모항항부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4일부터 6월 12일까지 제5회 태안 모항항 수산물(해삼)축제 때문이었습니다. 1991년 3월 1일 국제어항으로 지정된 모항항은 96척의 어선이 고기를 잡는데, 주 어종은 꽃게, 해삼, 전복, 광어, 우럭, 붕장어 등이고, 모항항수산물센터 일원에서 해마다 해산물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홍보가 부족해서일까 행사장은 외지인은 별로 안 보이고, 상인들과 주최측 사람들만 많이 보이는 행사더군요. 손님들이 와서 먹고 마시고 자고 하는데 불편이 없어야 되는데, 민박도 두 집(그 중 한 집은 닫혀 있었음) 밖에 안 보이고 입구쪽 언덕위에 펜션과 모텔 몇개가 숙소의 전부여서 우리도 매운탕과 안주거리를 사들고 2km 떨어져 있는 만리포로 가서 먹고 마시고 자고 했답니다. 덕분에 만리포해변의 석양 감상도 제대로 할 수 있었고, 어두워지는 모래사장을 거닐어 볼 기회를 갖게 되었지요. 해변에 설치하고 있는 독립문 모양의 조형물과 황홀하게 조화를 이룬 해넘이 모습 사진을 올리지 못해서 아쉬움이 큽니다. 1955년 7월 1일 개설된 만리포해수욕장은 대천, 변산과 함께 서해안 3대 해수욕장으로 꼽히는데, 충분한 숙박시설과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인근 방파제에서는 낚시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반야월의 "만리포사랑노래비"가 노래 가사를 적은 받침돌 위에 세워져 있어서 더욱 정겨운 기분이 되고, 노래도 흥얼거려 보게 되더이다. 이곳에서 위쪽으로 3~4km 간격으로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일리포 해변이 이어집니다. 만리포에서 3km 떨어진 위치에 있는 천리포해변은 만리포와는 형제 해수욕장으로 무엇보다도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해변에는 1966년부터 미국인 밀러(한국명:민병갈)씨에 의해 조성된 천리포수목원이 있어서 볼거리를 더하고 있으며, 바로 앞에 보이는 "닭섬"은 자연적인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육지에 붙어있는 산을 "물닭섬"이라 하고, 바다에 위치한 섬을 "섬닭섬"이라 부르고 있답니다. 그중 섬닭섬은 썰물 시 육지와 연결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옛날부터 천리포에는 이 두 닭섬이 자연적인 방파제가 되어 조기, 꽃게 등을 많이 잡던 어항이어서 중국을 왕래하는 사신에게 선물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답니다. 백리포해수욕장은 욕장길이가 800m, 폭 250m 규모이며, 흔히 방주골이라는 명칭보다는 백리포해수욕장으로 불려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인근에 위치한 만리포와 천리포가 연결되기 때문인듯 하답니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과 맑은 물, 고운 모래가 일품으로 숲과 숲 사이에 아담하게 펼쳐져 있는데, 덜 알려진 탓일까? 길도 옛 산길 그대로인데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시설물도 그대로 방치되어 있더군요. 사람들이 백리포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습니다. 한 여름이 되면 좀 나아지려나? 활기를 불어넣을 방법은 없는 것인가?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 하고 산길을 내려가 큰 길가 바로 옆에 위치한 의항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지형적인 생김새가 개미의 목처럼 생겨서 이름이 그렇게 지어졌다고 합니다. 백사장의 폭은 넓지 않지만 황홀한 낙조와 주변경관이 아름답고, 갯바위 낚시 등 가족단위의 피서지로 제격이며, 해변은 서해안의 특징처럼 경사가 완만하고, 밀물 때에도 깨끗한 물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아담한 해수욕장 입니다. 끝으로 구름포해수욕장은 아직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아는 사람만 찾는것 같은데,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서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이용하기에 좋으며, 오토캠핑장도 있고, 낚시터로도 유명한 곳이랍니다. 참고로 올해 개장시간은 7월 9일부터 8월 21일까지이며, 개장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입니다. 해수욕장에서 저만치 보이는 곳에 아주 작고 귀엽게 생긴 섬이 있는데, 가까이 가 보니까 그 섬까지 잔디길이 놓여 있는데 바닷물이 들어오더라도 그 길은 덮히지 않게 되어 있더군요. 처음 보는 모습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기발한 착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길목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화영섬(또랑섬): 황영섬은 의항배변을 감싸고 의연하게 서풍을 막아주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조선시대 안흥항으로 들어오던 사신이 풍랑으로 표류하다 이 섬에 상륙하였다. 사신들을 환영하였다는 뜻으로 "환영섬"이라고 하다가 세월이 지난 지금 "화영섬"으로 부르고 있다.』어떤 지도를 보면 백리포해변과 의항해변 사이에 "십리포"와 "일리포"라고 작은 글자로 표시되어 있는데, 거의 이름뿐인 해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