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중량급 영남 의원들의 수도권 총선 출마를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이에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고조되자 험지 출마론을 놓고 당내 갑론을박이 뜨거워지는 모습입니다.
당 내부에선 앞서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지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달 초 서울 출마를 선언한 만큼, 보수 텃밭에서 선수를 쌓아왔던 영남권 의원들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선당후사해야 한다는 논리가 확산하고 있답니다.
이에 영남 의원들은 혁신위의 이같은 요구가 과연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묘수가 되리란 보장이 없는 데다, 지역구에 대한 배신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답니다.
인요한 위원장은 지난 27일 사견임을 전제하며 "영남의 스타들,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서울 험지에 와야 한다"며 당 혁신을 위해선 당내 중진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답니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인 위원장의 이러한 주장은 당내 비영남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두터워지는 모양새인데요. 당내 중진들이 국민의힘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영남을 벗어나 험지로 분류되는 수도권으로 진출해야 혁신 이미지를 굳히며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것.
여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전날(30일) 열린 원외 위원장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일부 인용하며 "당 지지율이 요지부동인데 지금의 정체 상황을 돌파하려면 우선 체급 있는 영남 의원들이 나서서 수도권 출마에 나서야 한다"라며 “텃밭에서 선수만 늘리는 게 과연 유의미한 (의정) 커리어라고 할 수 있나.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꺼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정치인 선배이자 당내 어른으로서 역할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답니다.
또 다른 비영남권 의원은 "지금은 영남에 기반을 둔 고체급 인사들이 모범을 보여야 할 때"라며 “당을 위해 수도권으로 출마해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에 기여한다면 영남이 아닌 전국구 정치인이 되는 것인데, 설령 낙선한다고 해도 당에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했답니다.
실제로 당내 중진의 수도권 차출을 강력 주장하고 있는 김용남 전 의원도 전날 간담회에서 “수도 서울을 험지로 인식하는 지금 국민의힘의 '영남당' 한계는 반드시 깨져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희생해야 할 사람들은 솔선수범해서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반면 이해 당사자인 영남권 의원들은 험지 차출론이 재부상하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답니다.
PK(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둔 한 여당 의원은 “혁신위가 당 공천 전략에 윤곽도 잡히지 않은 시점에 벌써부터 험지 출마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영남을 기득권이라고들 하는데, 영남은 보수정당을 있게 한 뿌리이자 당연히 지켜야 할 근본이지 이렇게 프레임화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답니다!
아울러 그는 "지금 각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검증된 수도권 당협을 중심으로 총선 라인업을 갖춰가는 상황인데, 중진 출마로 질서를 흩트리면 공천 앞두고 내부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전략적으로도 득이 될 게 없다고 부연했답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울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기현 당 대표의 험지 출마에 대한 견해와 특단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 일부 의원은 김 대표에게 직접 수도권 출마 용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진 가운데, 김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