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려면... / 법륜 스님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스님께서 아까 어떤 보살님에게 답변을 하실 때
술 먹고 주정하는 남편에게 술을 주라고 하셨는데..
얼마나 괴로우면 그러겠냐고.. 오히려 술을 준비해서 주라고 하셨는데..
저희들 일상생활에서 보면 술 때문에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불교 오계에서도 '술 먹지 마라'는 계율도 있으니까
되도록이면 술 먹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감히 한 말씀 드려 봅니다.
▒ 답
안 먹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나한테 와서 물을 정도면,
그 남편이 먹지 말란다고 안 먹을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렇게 먹는 사람하고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이야기예요.
술 먹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술 먹으면 피해가 많아요.
꼭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계율이 있는데
첫째, 남을 죽이거나 때리면 안 된다
둘째,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뺏으면 안 된다
셋째, 성추행 하거나 성폭행 하면 안 된다
넷째, 거짓말 하거나 욕설 하면 안 된다
이 네 가지가 기본 계율이고
이건 아무리 어린애라고 이거 하면 종아리 딱 때려서 못 하게 해야 해요.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도 주로 이런 거잖아요?
때리는 것, 물건 뺏는 것, 성추행 하는 것,
거짓말하고 욕하고 하는 것..
이 네 가지가 계율의 핵심이고
이것을 4바라이, 네 가지 중죄라고 해요.
이 네 가지는 절대로 하면 안 돼요.
그럼 술은 어떠한가..
술을 혼자 먹는다.. 이거 야단칠 일 아녜요.
누구 폐 끼친 거 아니니까..
그런데 계율에 '술 먹고 취하지 말라'고 돼 있어요.
취하면 싸우게 되고, 취하면 훔치게 되고
취하면 성추행 하게 되고, 욕설하게 되고..
이렇게 취하면 네 가지 계율을 다 어기게 될 위험이 있어요.
그래서 술 먹고 취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거예요.
'술 먹지 마라' 하면, 안 먹으면 제일 좋아요.
그런데 '술 먹고 취하지 마라' 하면, 어느 정도가 취하는 것이냐..
이게 문제예요.
완전 비틀 비틀대면서도 '취했구나?' 하면 '무슨 소리야!' 그러잖아요?
그래서 이게 구분이 안 돼요.
그래서 옛날부터 '먹지 마라' 그랬는데..
농부가 농사일 하다가 막걸리 한 잔 먹는 걸,
술 먹었다 할 수 없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취하는 기준'은 이렇게 정하면 돼요.
자기가 먹었을 때 '음식 수준'이냐? 아니냐?
정신이나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물 마시듯.. 국물 마시듯.. 그렇게 음식 수준이면 괜찮고,
그 수준을 벗어났다 하면 취한 거예요.
1번, 안 먹는 게 제일 좋고
2번, 먹으면 음식 수준까지만 먹어라..
음식 수준을 넘어서면 계율을 어긴 게 되고, 남에게 피해를 준다..
이 말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그렇게 잘 하면 좋은데..
술을 먹는다 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남편이 술을 먹고 주정을 하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억압됐던 심리가 무의식 세계에서 풀어지는 것인데
이때 잔소리를 하면 또 억압이 돼서 자꾸 누적이 된다.
그래서 현명한 부인은 남편의 그 어린 시절..
술 먹고 주정할 때는 그 심리가 억압됐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땐 남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어린애라고 생각하고
받아 주고 다독여 주면서 '아이구, 그래요.. 힘드셨네요'
이렇게 자꾸 풀어주면 주정이 차차 줄어듭니다.
그런데 자꾸 싸우면 주정이 점점 늘어납니다.
그래서 이것은 '치료'의 문제이지 '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혜가 필요합니다.
데리고 살려면 고치면서 데리고 살고
별 볼일 없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내 버리고
그걸 빨리 결정해야지, 살면서 자꾸 싸우기만 하면
자기 인생만 괴롭다 이 말입니다.
그런데 술 먹는 거 빼 놓곤
그래도 쓸 만한 게 많으니까 다들 데리고 살아요.
그것만 고치면 괜찮을 거 같아서,
1년이면 고쳐질까 2년이면 고쳐질까 하면서 20년씩 싸우고 사는데..
되지도 않는 거 자꾸 고치려고 싸움만 하지 말고
'그래 그것 빼면 쓸 만하다'
이렇게 탁 받아들이고 살면 훨씬 편하다.. 이 말입니다.
출처 : 불교는 행복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