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희(juventus88@hanmail.net) l 등록일:2014-02-20 15:43:00 l 수정일:2014-02-21 18:41:50
나이지리아의 한 크리스천 마을에서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이슬람 무장단체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 밤,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 주(州)의 한 마을에 무장괴한들이 침입하여 주민들을 살해하고, 건물을 파괴하는 등 기습적인 테러공격을 감행하였으며, 괴한들은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숨어있는 주민이 있는지 확인한 후 이들을 한 장소에 모아 학살을 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괴한들의 이 같은 무차별 공격은 5시간 가량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수십 채의 마을 건물이 파괴되고 주민 수백 명이 인근 마을로 대피했다.
살아남은 이들은 “오후 9시30분쯤 군복을 입은 괴한 100여 명이 트럭 6대와 오토바이에 나눠 타고 마을에 들어와 사제 폭탄을 던지고 총을 무차별 난사했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보르노 주의 알리 엔두메 상원의원은 “현재까지 노인 한 명을 포함하여 모두 10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고받았다”며 “시신 60구는 매장했고 나머지도 장례를 치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마을은 기독교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 기독교인을 노린 이슬람 반군의 테러 활동이 격화되면서 지난해 5월에는 이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보코하람'을 지목했다. 과격 이슬람 단체인 이들은 현 정부를 무너뜨리고 이슬람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2002년 결성된 이후, 나이지리아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 차례 기독교인들을 공격해 최근 4년간 3600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26일 아다마와 주(州)에 위치한 가톨릭교회에 괴한이 침입해 기관총을 난사하고 폭발물을 터뜨려 예배를 드리고 있던 45명이 숨진 사건 역시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굿럭 조나단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들을 불법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소탕을 위한 작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