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원병에 갖혀버릴 위선적 신화 안철수 2
단일화 과정에 대한 안철수의 거짓말
(서프라이즈 / 시다의검 / 2013-03-24)
프롤로그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의 승리는 우리나라 선거사상 유례가 없는 대역전 드라마였다. 그 드라마는 주인공도 작가도 사실상 국민이었다. 보수진영은 역사상 최고의 후보인 이회창을 내고도 김대중에 이어 두 번째 패배하는 좌절을 맛봐야 했다. 이에 절치부심, 와신상담.. 이 땅의 우익들은 대동단결 ‘뉴라이트’ 라는 전국조직을 결성했고 똘똘 뭉쳤다. 여기에 오렌지 혁명(?)을 지원하는 국외세력들이 합류했으니 그 정체는 미일의 네오콘이다. 이들의 외곽에 마피아와 야쿠자 같은 서북청년돌격대(?)가 ‘아스팔트 보수’라는 이름으로 결집하여 반정부 집회와 시위를 뻔질나게 벌였다. 전시라면 이들의 손에 죽창이 들려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들 세력의 조직적 음해와 선동에-대표적인 게 이른바 노무현 신영남패권론이다.-이른바 호남과 개혁진보의 연합전선은 와해되고 이명박이 집권할 수 있었다. 그리고 5년.. 호-개연합은 문재인으로 다시 결집하여 지난 대선에서 위력을 보여주었다. 비록 개표에서 부당하게 뒤집혔지만 그러나 박그네 대통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수구의 무덤이 될 조짐이 벌써 뚜렷하다. 취임 후 한 달이 다 되도록 국무회의 한번 제대로 못 열고 사실상 파업 중이다. 국내외 상황도 심상찮다. 전쟁위기에, 경제침몰에, 비상거국내각이라도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어려운 판에 초대형 섹스스캔들이 터지고 내각의 예비자들은 온갖 비리로 줄줄이 사퇴파문 중이다. 집권 초인데 집권 말기와 같은 상황이다. 골수 박사모만 빼고 다 예상했던 일이다.
박그네에겐 이제 주체적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유사 파시즘 체제로 가느냐 아니면 작년 국회의원 사퇴발표 때 실수로(?) 언급했던 대통령직을 사퇴하는 ‘조기사임’의 길 그것이다. 그러나 독점 자본의 희망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우선은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친 자본정권으로 길들여 보려는 것 같다. 이를 위한 정계 개편도 구상중인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안철수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지난번 글에서 주로 안철수의 신화가 기실은 과장과 왜곡된 위선의 산물임을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안철수 신화가 그 물적 동력을 잃지 않고 있다는 현실에 있다. 이상하게도 황우석 신화를 깨는 데에는 열렬히 앞장섰던 이른바 진보언론과 지식인 그룹도 입을 쳐 닫고 있다. 최소한 황우석 신화에는 그 애국주의적 열풍이라는 거품을 제거하더라도 동물 체세포복제에 관한한 독보적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최소한의 알짜-실체는 있었다. 따라서 윤리적, 경제적 문제를 배제하고 보면, 인간의 줄기세포 복제도 가능하다는 현실적 동력원은 존재하는 스토리다. 그러나 안철수의 신화에 있어 그 알짜는 양파 껍질처럼 공허하다. 그럼에도 황우석은 희대의 사기꾼으로 낙인해서 교과서에도 삭제된 반면 안철수는 여전히 건재하다. 양보와 희생의 화신으로 노원병에 재림하여 이제는 내 차례다, 내게 양보하라는 설법을 하고 있다. 오늘 글은 지난 번 글에 이어 양보와 희생으로 포장되고 있는 ‘문안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의 사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탐구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그가 보이는 의문스런 행보에 대한 분석이다.
1.단일화 과정에서 선보인 안철수의 거짓말
안철수는 작년 9.19 대통령 출마선언 자리에서 자기를 음해하는 세력의 그 어떤 모략에도 굴하지 않고 이를 발본색원 할 것이라는 비장한 선언을 한다. 그 당시에 누가 안철수를 음해했던가? 나도 그랬지만 대다수 야권지지자들은 그의 정계진출과 대통령 출마를 환영했다. 이제야 비로소 이명박그네 정권을 끝장낼 제 세력이 다 모여서 함께 정권교체도 이루고 공동정부를 실현할 수 있겠구나 희망에 부풀었다. 안철수를 격렬히 비난하는 세력은 당시에 새누리당 내 친박 진영과 박사모를 필두로 한 박그네 지지자들이었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안철수의 야권합류는 박그네 대권가도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들을 의식한 듯이 보이는 안철수의 비분강개한 경고가 내겐 좀 부자연스러웠다. 왜 저러지? 좀 오바 액션 아닌가? 정치인 안철수가 보여준 이런 어색한 첫인상은 이후 이어지는 그의 정치적 행보를 통해 의혹이 쌓이고 불신으로 커져서 확증단계에 이르렀다. 탐색해 보자.
(1) 우선 그가 출마 이후 보인 언행이 전혀 야권의 후보로 보이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그 절정은 10.12 전북 전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발언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정권교체보다 새정치가 상위개념”이라며 “국민이 동의하면 새누리당과도 (대통령후보)단일화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자신을 범야권 후보로 분류하는 데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서 잠깐, 안철수는 또 다음과 같은 무의식적 속내를 드러냈다. 새누리가 자신으로 단일화해서 집권하면 그것은 정권교체보다 더 우월한 새정치 실현이다. 인혁당 발언과 유신 옹호로 흔들리는 박그네 보다 내가 더 적합한 여권 후보일 수 있다.)
내가 그를 본격적으로 의심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시점이자 계기가 바로 이날 안철수의 이 발언이었다. 그것은 안철수 현상과 안철수란 인물의 불일치, 국민적 인식과 안철수란 존재의 배리, 의식과 존재의 괴리라는 심각한 회의가 일었다 . 그리고 그가 이후 정권교체를 염원해온 국민의 애간장을 태우고 나서 막바지에 야권후보단일화를 선언하며 단일화 협상의 조건으로 내세운 새정치의 내용인 ‘정치혁신안’을 보고나서 그가 결코 야권으로 분류할 수 없는 친 자본 보수주의자임을 알았다.
중앙당의 폐지,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국회의원 정원축소 등등 딱 국민의 정치 불신에 편승하여 독점재벌의 금권을 통한 정치지배에 날개를 달아주면서 진보정치 세력을 고사시킬 위험이 큰 정책이 아닌가? 당시에 이런 비판들이 안팎에서 쏟아지고 자신의 지지도가 정체되는 상황에서도 안철수는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이를 집요하게 고집한다.
이랬던 안철수가 지금도 노원병의 골목과 거리에서 자신은 크게 보면 범야권이다. 새정치를 위해서 박그네를 견제할 것은 할 것이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가 문재인에 양보했듯이 자신을 노원병 야권 단일후보로 인정하라고 민주당에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민주당의 공천포기를 강권하고 있다. 그러나 보라. 지난 대선에서 과연 안철수의 사퇴를 아름다운 양보로 볼 수 있는가?
(2) 안철수는 자신은 여론조사 결과는 보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 다는 대인배 발언을 해왔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선관위가 공개한 안캠프의 선거비용의 상당액이 문-안 단일화 과정에서 수차례의 여론조사 비용으로 지출되었음이 드러났다.
안철수 캠프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들에 근거한 여론동향을 보고서 스스로 정치혁신안이라며 제기한 ‘완전 국민참여경선’은 갖가지 이유를 들어 무산시켜 버렸다. 결국 시간에 쫓겨 단순 여론조사 대결로 단일 후보를 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단순 적합도 방식이 아닌 박그네와의 가상 양자대결 방식을 끝까지 고집하지 했다. 그것마저도 자신이 없자 일방적 사퇴 선언을 한 것이 아닌가? 이게 아름다운 양보인가? 국민에게 민주당과 문재인의 횡포를 고발하는 ‘땡깡 쇼’ 아니던가? 정작 아름다운 양보를 한 것은 아무 조건도 걸지 않고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수십억의 국가보조금도 포기하고 사퇴한 심상정 후보다. 차라리 10년 전 깨끗하게 적합도 조사로 나온 결과를 인정하고 노무현의 손을 들어준 2002년 정몽준이 더 진솔해 보인다.
(3) 조직이 없어서 외롭고 힘들다는 안철수의 엄살은 현재도 계속되는 대표적인 거짓말이다. 그에겐 지금 당장이라도 전국적 정당으로 위용을 드러낼 쉐도우 조직이 있다. 또한 수 년 동안 그와 동행해온 수백명 규모의 후원자 그룹이 있다. 재벌 2,3세와 청년 기업가 모임인 ‘V소사이어티’도 그 중 하나다. 지금도 여러 사이버 공간에서 안철수를 철벽 옹호하는 댓글 부대도 있다. 이는 지난번 ‘십알단’ 사건에서 문서로 확인된 바다.
안철수는 마치 오랜 고뇌와 번민 끝에 홀로 이 사바세계의 불쌍한 중생을 구제하러 나선 수도사의 고행으로 자신의 정계진출을 묘사한다. 그런 발언은 이번 노원병 출마의 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고향인 부산 출마라는) 지역주의 정치를 벗어나기 위해 (고통스런 서울 노원출마라는) 가시밭길에 나섰다. 여기서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적 염원을 반드시 실현하겠다.
이런 발언은 지난 문안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이란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의 처지로 자신을 비유할 때 절정에 이른다. 사실상 수많은 민주당 전 현직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이 안철수의 뒷배로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도 친노 패권의 불공정성을 규탄하며 이해찬과 박지원의 사퇴를 관철하려 했다. 급기야는 문재인의 사퇴와 자신에게로 단일 후보 양보를 문재인의 면전에서 뻔뻔히 주장하기도 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온갖 수모를 감내하며 양보해온 문재인이 오히려 안하무인 고집쟁이 심술보에 쩔쩔매는 소년 다윗의 처지였다. 그렇지 아니한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안빠님들하! 문재인 지지자들의 가슴에 그 얼마나 많은 사리가 쌓였을 지를...
2.이번엔 안철수의 사퇴로 사실상 문재인이 야권 단일후보가 된 이후의 사정을 살펴보자.
얼마 전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그의 트윗 글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사실 지난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는 민생문제로 과감한 승부를 보려했으나 문-안 단일화 과정에서 선언한 새정치 약속이행이라는 조건에 걸려 추상적인 정치혁신만을 외쳐야 했다.”
이는 한상진 등 안철수 측의 문재인 책임론과 민주당 비주류 노웅래, 황주홍, 김영환 등의 문재인 사퇴 주장에 맞서 문재인을 변호하려는 항변이라고 보여 진다. 그러나 이 고백엔 분명한 진실의 알기가 있다.
우선 첫째, 9월에서 11월 말 까지 안철수의 돌발적 출현과 사퇴파동으로 대선 투표심리에 가장 중요한 쟁점인 정권심판과 민생문제가 실종되고 추상적인 정치쇄신-그것도 타겟이 거꾸로 된 친노 세력 청산과 선출권력인 국회의원과 정당의 권한 축소라는-이 부각된 점. 이는 또한 문/안 지지자간의 대립과 갈등을 필요 이상으로 증폭시켜서 반 이명박그네 전선의 균열적 피로감을 몰고왔다. 이는 현재 부정선거 규탄의 동력의 소진이란 후과로 까지 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둘째, 안철수가 후보 단일화의 전제로 요구하여 관철한 이해찬 당대표의 퇴진과 박지원의 무력화로 인해 민주당 전국조직이 사실상 마비되었다는 사실이다. 탁현민 교수의 증언에 의하면 사실상 문재인 후보는 혼자서 선거운동을 다했다. 민주당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으니 그 휘하의 당원들은 오죽했겠는가? 그러니 개표조작으로 판명나고 있는 부정선거에 그 무슨 증거확보도 대비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나는 민주당에서 이번 대선 개표과정에서 자체 집계도 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 그 일을 책임진 당직자가 있으면 그 자료를 이제라도 공개하기 바란다. 혹시나 문재인 후보에 거짓 보고를 하고 있다면 민주당 당직자들! 두려워하라. 부정선거의 공범이 될 수도 있으니..
셋째, 안철수의 후보사퇴 이후 10여 일 간의 잠적, 이후 미적지근한 지지의사, 빨강에서 주황으로 노랑으로 바뀌어간 안철수의 스카프가 상징하고 마지막 유세 전날 올린 안철수의 지지철회를 암시하는 듯한 트윗 글이 주는 함의에 대하여.
현재 이 문제에 대해서 일반에 공개된 정보는 노영민 의원의 지지유세 조건으로 안철수 차기 대권 주자 인정요구와 단일화 협상 자료공개에 대한 이인영, 박영선 의원의 할 말은 많지만 덮고 가자는 발언이 전부다. 노영민의 주장에 대한 안철수 측의 대응은 그런 요구를 할 사람이 아니다 이다.
이제부터는 나의 추론이다. 참고한 사료는 정몽준이 후보 사퇴 후 노무현에 장관의 반을 달라는 전례다. 또한 문재인 역시 이미 7월에 공동정부를 제안했다는 사실과 안철수 측에서도 이원집정부와 책임총리를 주장해왔다는 사실이다.
안철수는 조건없는 아름다운 양보를 강조하고 있지만 내 판단은 다르다. 분명히 안철수는 사퇴 후 지지유세 참여를 위해서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이 그러했듯이 문재인도 공동정부의 비젼의 공유외에는 어떤 내각 지분분배 약속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 유세 시점까지 양 진영의 협상은 최종타결에 이르지 못하자 안철수의 의미심장한 트윗이 올라왔다. 이에 보수진영은 안철수가 지지철회를 했다며 환호했으나 돌연 안철수는 광화문 유세장에 나와 문재인에 노란 목도리를 둘러준다. 안철수의 마지막 유세 참여를 보고 나는 문재인의 승리를 대세로 확인했다. 즉 안철수도 비록 아무런 약속도 받지 못했지만 문재인 승리라는 대세를 인정하고 승복하는 걸로 해석했다. 그러나 돌연 안철수는 투표 당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해버린다. 이건 또 무슨 의미지? 그날 종일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이 문제는 여기까지만 하자. 분명히 역사는 이 날의 의미를 밝혀 주리라.
3. 가시 밭(?) 노원병에 빨대 꽂는 안철수의 수상쩍은 정치재개-자본공화국 사법부의 실체를 가리고 쟁점을 희석시키는 안개효과.
이번 노회찬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과 그로인한 의원직 상실은 작년 곽노현에 대한 실형선고와 교육감직 상실과 더불어 대한민국 사법부가 실질적 정의가 아니라 현실적 체제유지 기능에 충실하다는 본질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우리사회 권력체계 상부구조인 재벌과 사학재단의 전횡과 부정에 맞서 싸운 결과 그에 대한 응징을 받은 것이다.
노회찬에게 적용한 통신비밀법 위반은 통비법의 입법목적의 취지를 전혀 어긋나게 자의적으로 해석 적용한 부당한 판결이다. 사적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목적에 뇌물을 받은 검사들의 명예나 프라이버시를 포함할 순 없는 것이다. 반면 곽노현에 적용된 사후 매수죄의 지나친 확대해석은 엄격히 좁게 해석해야 할 범죄 구성요건의 범위를 무리하게 확장해서 적용한 역시 부당한 판결이다. 그 결과 재벌과 사학재단의 비리에 항거한 두 사람은 괘씸죄로 처벌받고 그 결과 국민의 공직 선출권도 침해받은 것이다.
이렇게 비선출 권력중 하나인 사법부(검찰포함)가 역시 비선출 권력이자 세습권력인 재벌의 이익수호를 위해 국민이 선출한 권력(입법권의 분유자인 국회의원과 교육자치의 수장인 교육감은 국민이 직접투표로 뽑았다. 따라서 권력의 정통성은 선출권력에 있다.)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이 사건의 본질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 아니라 부르죠아 귀족들이 주인된 자본 과두제 국가가 되었다.
따라서 이번 4월의 노원병 재보궐 선거는 지난 대선의 부정과 이번 노회찬 의원직 상실 판결의 진실을 알려내고 무너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보라. 느닷없이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노원병에 내려앉아 새정치를 외치는 안철수의 깜짝 등장으로 이러한 정치적 쟁점은 사라지고 엉뚱하고 모호한 새정치와 범야권연대 만이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낭 대선에 이어 또 다시 벌어지는 안철수의 황당한 안개효과이다. 본질은 사라지고 쭉정이만 나풀대는 이 현상! 훗날 어느 시인은 이를 두고 ‘간 빨대의 안개효과’ 라는 서사시를 남기리라.
왜 안철수는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이란 거물과 맞서 전국적 인물로 부상할 절호의 기회를 날리고 야권을 흔들고 자신도 초라해지는 초급 수준의 정치를 할까?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그릇인 줄 진작 알았지만 이번 건은 그 도가 지나치다. 혹시 그도 거부할 수 없는 어떤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것인가? 음모론의 소재가 되어버린 안철수! 사람이 진심으로 안타까운 이유다.
4.노무현의 정직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손호철이 안철수의 노원병 출마에 대해 지역주의 타파 운운하자 고 노무현 대통령이 무덤에서 호통칠 일이라고 일갈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은 모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옥탑방을 아느냐는 질문에 무슨 달동네 하꼬방이냐고 반문했다한다. 며칠 후 노무현에 똑같은 질문이 있었고 노무현은 나도 몰랐다고 고백한다. 당시 신혼을 옥탑방에서 시작한 나로서는 처음 왜 저리 답답할까 의아했지만 국가의 공직을 맡을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정직이란 것을 절감했다. 국민의 선택권은 정치 공학적 선전과 의도적 띄우기에 분별력을 잃기 쉽다. 방송과 언론등 매스미디어가 자본에 종속되어 편파적인 보도를 일삼는 우리의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후보자가 자기의 이력을 조작하는 게 중대 선거범죄인 이유이다.
그런데 우리의 호프 안철수는 자신의 삶의 내력에 대한 미화와 과장은 물론이고 자신의 생각마저 가장하고 미화한다. 대중의 감성에 영합하는 숱한 고백과 진술들은 그러나 곧 그것과는 다른 사실과 기록들에 의해 부정된다. 참이 아닌 거짓으로 판명난 안철수의 일화는 오늘도 끊임없이 양산되고 전파된다.
나는 작년에 이카루스! 안철수하면 추락한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후보사퇴로 멈춘 줄 알았던 그의 무모한 날개 짓은 오늘도 비상을 꿈꾸며 퍼덕이고 있다. 대중과 하나가 되어 함께 호흡하고 울고 웃는 진정한 정치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정체성에 솔직하기를 바란다. 부유한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라고 더 큰 성취를 추구하는 자본가적 본성을 감출일이 아니다.
나는 자본과 자본가를 발본색원해야 할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의 공적 기구의 견제와 감시하에 공정한 경쟁과 창의를 통한 부의 생산이라는 기능에 충실한 자본은 권장할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다수의 자유와 행복까지 침해하는 독점과 지배에 저항할 뿐! 그 독점을 해소하지 않고는 진정한 민주주의도 자유와 인권도 보장되지 않기에 그에 민감한 촉수를 벼르고 있을 뿐! 거기에 안철수란 인물이 이명박에 이어 걸려 파닥거리는 것일 뿐!
에필로그
천년만년 구전되는 신화의 힘은 진실함에 있다. 상징과 비유로 표현되어 역사적 진실이 날 것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대를 이어 전승되는 신화의 전달자이자 해석자는 다수의 대중들이다. 사실 신화를 만들어 전하는 주인공은 대중 자체이다. 개개인들의 소망과 염원이 모이고 그것이 역사적 인물에 투영되어서 그 인물이 당대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에 대한 추모의 염이 유전자 단위에 까지 각인되어 전달된다.
그래서 신화의 해석은 인류의 집단무의식을 밝히는 것이 된다. 한 개인이나 소수가 특정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신화는 그래서 생명력이 없다. 무의적 각성이란 결코 인위적인 가공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공권력과 자본을 동원하여 선전하고 호화찬란한 스타들로 드라마를 만들어도 그 지속시간은 토끼처럼 짧다. 현대사에서 이승만, 박정희 신화가 그 예이다. 이명박의 청계신화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탐욕적 물신이 남긴 맘몬의 악취만이 진동할 뿐..
노무현의 2002년 대선승리는 국민적 신화의 시작이었다. 그는 국민의 염원과 기대에 충실하려 애쓰다 우리 곁을 떠나 별이 되었다. 그를 불러서 일으켜 세우고 권좌에 올린 힘은 다수 국민이었다. 노무현 신화는 대를 이어 전승되어 갈 동력을 얻었다. 바로 다수 대중의 무의식까지 전파되는 공감의 힘이다. 지금 속리산 어느 무당집에선 노무현을 모시고 있다. 그것이 대를 이어갈 하나의 증거다.
2013년 소수에 의한 신화 만들기가 여전히 시도되고 있다. 실체와 허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다수에 주입된 그 이미지는 아마 한 동안 가공된 힘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한 해를 지속하기에도 이미 힘이 딸린다. 깨시민에 의한 신화 깨기가 서서히 그러나 묵직하게 진행 중이다. 그렇게 오늘도 역사는 지속된다.
시다의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