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니엘 마코비츠는 <엘리트 세습>에서 , 오늘날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능력을 물려주려고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한 명의 엘리트가 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라는 말처럼, 한 사람의 엘리트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투자와 시간을 들이게 된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기를려면 많은 시간 오래된 방향으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린시절부터 다양한 것을 다 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2.
그런 경향 때문인지 많은 젊은이들은 다양한 부분에 호기심이 있고, 다양한 것들을 다양하게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새로운 경험을 더 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 좀 더 심플한 삶을 살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성장을 하려면 해야 하는 일도 있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자유란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사랑을 위해 더 작은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자유이다. 당뇨환자인 내가 맛있는 것을 마음대로 먹고 싶은 자유와 건강하게 살고 싶은 자유를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마음의 원함은 마음대로 먹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지만, 그런 자유란 없는 것이다.
3.
더 건강하게 살려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면 맛있는 음식을 포기해야 한다. 맛있는 것에 더 비중을 두면 건강을 포기해야 한다. 결국 자유란 더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덜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는 과정이다. 공부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양립할 수 없는 자유이다.
기도를 하고 싶은 데 시간이 나지 않는다. 책을 읽고 싶은데 잘 안 된다. 라는 말들을 하지만 사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24시간이 줄어들어서 20시간이 되었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다른 것 할 시간은 있는데 성경 읽을 시간은 없습니다,"가 좀 더 정확한 말일 것이다. 성경을 읽고 싶고, 기도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잘 안 되는 이유는 다른 것을 더 하고 싶기 때문이다.
4.
글을 쓰고 싶은데, 글을 잘 쓰지를 못했다는 자매와 대화를 하면서, "그럼 글 쓰고 싶은 것이 아니니,, 정말 쓰고 싶으면 썼지.. 글을 쓰고 싶지만 다른 것을 더 하고 싶기 때문에 글을 쓰지 못한 것이지..." 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하루는 긴 것 같지만 짧게 지나간다. 그래서 삶을 관조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계속 먹고 위장을 쉬지 못하게 하면 몸에 탈이 나듯이, 정신도 계속 쏟아지는 무엇을 넣기만 하면 탈이 나게 된다.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는 기도를 통해 삶의 RPM을 늦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문화의 내러티브는 우리에게 더 많은 성취를 추구하기를 원하고, 또 보상심리로 무엇을 즐겨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 같다.
5.
각종 프로그램은 여행, 맛있는 것, 연애 등을 위주로 트랜드를 형성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들여 더 좋은 것을 먹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무언가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면 휩쓸려 떠내려갈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온다.
세속화의 시대란 신앙에 관심이 없는 시대이다. 교회 안에서도 점점 신앙에 관심을 가지기보다 다른 자신의 커리어와 개인적 추구에 더 힘을 기울이는 시대가 된 것 같다. 본질을 말하고, 그것으로 삶의 동력을 삼아줄 수 있는 통찰과 능력이 필요한 것 같다.
6.
복음을 통해 영혼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남기는 인생이 가장 의미있는 삶의 출발이다. 나를 위한 삶은 늘 매몰될 수 밖에 없다. 자아를 넘어 하나님과 세상과 이웃을 향해 삶을 나아가게 할 때 비로소 진정한 만족과 의미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런 시대에 어떻게 복음의 아름다움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심어줄 수 있을까는 늘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먼저 내 안을 복음의 풍성함으로 물들이고 싶다. 가장 아름다우신 그리스도를 위해 삶을 드리는 기쁨을 누리고 보여주고 싶다.
너무 분주하고 영원하지 않는 가치에 현혹되는 스펙타클의 시대에 복음이 진정한 대안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 복음으로 대안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목회자의 과제일 것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그길로 가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복음의 영광스러움을 맛보고 누리는 것, 그리고 맛보게 하고 누리게 하는 것은 많이 다른 것 같다.
7.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힘은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열심히 설교하지만 볼링으로 비유하자면 킹핀을 맞추지 못하고 계속 스플릿이 나는 것 같다. 복음의 풍성함을 좀 더 다채로운 방식으로 목회 안에서 풀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