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 대단한 회사입니다.
99년에 설립해서, MP3플레이어 하나로, 시가총액 7천억원이 넘는 기업이 되었다는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가전산업에 대해 전문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반도체 관련 지식이 있다보니,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하는 레인콤에 대해 자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향후 레인콤에 대한 투자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글을 쓰는 것입니다.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보는 위험은 하이닉스, 인피니온 등의 낸드 플래시메모리 생산과, 그에 따른 중국업체들의 MP3 플레이어 시장 진출입니다.
레인콤의 경쟁력이 과연 무엇일까?
답은 여러개가 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레인콤의 시장점유율을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사항은 NAND형 플래시메모리를 삼성전자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플래시메모리는 크게 NOR형과 NAND형으로 나뉘고, NOR형은 프로그램 실행 등에 유리하여, 핸드폰에 주로 쓰이고, NAND형은 단순 데이터 저장에 유리하여, 메모리카드에 주로 쓰입니다. 현시점에서 NAND 플래시메모리의 가장 큰 수요처는 디지털카메라입니다.
NAND형 플래시메모리는 삼성전자와 도시바에 의해 과점되고 있고,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의 65% 내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외 히다찌와 미쓰비시가 non-DRAM 사업부문을 통합해 설립한 ‘르네사스’도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미약합니다.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폭발하고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도 증가하면서, 디지털카메라의 메모리카드로 쓰이는 NAND형 플래시메모리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는 곳은 삼성과 도시바 두 군데 밖에 없습니다. 르네사스의 플래시메모리는 삼성,도시바의 셀과 구조가 달라 시장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삼성전자의 대리점들 얘기로는 낸드 플래시메모리 품귀가 너무 심해, 제조업체들이 원하는 수요의 50% 밖에 조달해주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레인콤은 삼성전자로부터 안정적으로, 그것도 저렴한 가격으로 플래시메모리를 공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레인콤의 양덕준 사장이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점도 한몫했을 겁니다. 낸드 플래시메모리 품귀는 정말 심해서, 레인콤이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는 가격이 $100이라면, 현물시장에서는 $160~$170에 거래됩니다. 사실 각종 가전시장에서 한국을 위협하는 중국업체들로부터 레인콤의 MP3 플레이어를 지켜준 것은,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아무나 구할 수는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MP3 플레이어를 제조하는 기술은 범용기술입니다. 경쟁력이라고 해봐야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 정도인데, 그것은 누구나 돈만 있으면 어느 정도 쫓아올 수 있는 사항입니다. 2004년 하반기부터 하이닉스와 인피니온 등에 의한 플래시메모리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이고, 하이닉스는 중국시장에 그것을 대부분 풀 것으로 전망됩니다. 낸드 플래시메모리가 본격적으로 공급과잉기에 진입되어 누구나 그것을 구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레인콤의 경쟁력이 그대로 유지되리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즉, 대폭적인 영업마진 악화가 전망되는 것입니다.
중국의 하이얼이 50만원 수준의 와인 냉장고로 국내 시장을 석권한 것을 아실 겁니다. MP3플레이어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레인콤이 만도 위니아의 딤채와 같은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MP3플레이어의 주 구매계층은 젊은 층이고, 가격에 상당히 민감한 계층입니다. 성능만 비슷하다면, 당연히 중국제품을 살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물론 MD(미니드라이브)형 MP3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시장 확대도 계획하고 있지만, 절대 만만한 시장은 아닐 것이고, 성공 여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지금 형성되어 있는 레인콤의 주가, 그에 따른 시장가치가 플래시메모리형 MP3플레이어 1위 업체,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이 반영된 것이라면, 향후 하락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레인콤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이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스스로의 힘에 의해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없는 회사, 특히 외부기술에 의존해야하는 경우는 리스크가 비교적 높은 편이지요. 그 회사의 '지속가능한 핵심역량(sustainable core competence)'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봐야하는 것이지요.
현재도 다른 회사의 MP3는 20~30% 저렴하고, 기술&디자인도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1%의 그 무엇이 차이를 가르는 것이죠. 그것이 가격차이를 만들고.. 다만, 중국mp3업체들이 우후준순으로 생겨나서 20~30%를 넘어서 30~40%저렴한 mp3를 양산한다면 문제는 분명 심각해 지리라 봅니다.
md형?? 혹시 mini disk를 말씀하시는 건지 아니면 hdd형은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지만,,시장은 hdd형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이리버는 일본에서 hdd형을 출시하자마자 1위를 차지했는데, 과연 경쟁회사에 비해 비싼가격으로도 그런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친구중에 모증권사 IPO 팀에서 일하는 친구가 "레인콤 20만원갈수 있는 주식이다,,돈있으면 그거 사라" 라는 말을듣고 레인콤의 매출-수익 추이하구 시가총액을 봤습니다..직감적으로 비싸다는 느낌과 과거의 성장성이 유지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런 비판적인 느낌조차도 근거가 빈약한 막연한 두려움이었
첫댓글 레인콤의 시장지배력(장점)에 대해서 제가 보는 관점과 다른게 없으시네요. 저 역시도 레인콤은 돈이 있다해도 사기가 두려운 주식입니다. 좋은 분석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스스로의 힘에 의해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없는 회사, 특히 외부기술에 의존해야하는 경우는 리스크가 비교적 높은 편이지요. 그 회사의 '지속가능한 핵심역량(sustainable core competence)'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봐야하는 것이지요.
현재도 다른 회사의 MP3는 20~30% 저렴하고, 기술&디자인도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1%의 그 무엇이 차이를 가르는 것이죠. 그것이 가격차이를 만들고.. 다만, 중국mp3업체들이 우후준순으로 생겨나서 20~30%를 넘어서 30~40%저렴한 mp3를 양산한다면 문제는 분명 심각해 지리라 봅니다.
사실상 플래시메모리 mp3시장은 한국의 독무대였지만, 일본의 도시바등 기술력이 있는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격전장으로 변할 것은 분명해 보이고,,쉽지않은 경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d형?? 혹시 mini disk를 말씀하시는 건지 아니면 hdd형은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지만,,시장은 hdd형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이리버는 일본에서 hdd형을 출시하자마자 1위를 차지했는데, 과연 경쟁회사에 비해 비싼가격으로도 그런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확실히 기술주 투자는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친구중에 모증권사 IPO 팀에서 일하는 친구가 "레인콤 20만원갈수 있는 주식이다,,돈있으면 그거 사라" 라는 말을듣고 레인콤의 매출-수익 추이하구 시가총액을 봤습니다..직감적으로 비싸다는 느낌과 과거의 성장성이 유지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런 비판적인 느낌조차도 근거가 빈약한 막연한 두려움이었
는데 님의 글을 읽으니 어느정도 두려움이 정당화된것 같습니다.^^ 일간경제신문에서 7년이나 기자생활을 하던 친구가 작년 12월에 돌연 레인콤으로 자릴 옮기는것을 보면서 사실 투자해볼까 고민이 많았었거든여,,,,ㅎㅎㅎ 아무튼 고맙습니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가 뒤를 봐주고 있었군요...^^;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어떻게 이런 정보들을, 지식들을 얻으시는건지..존경스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