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행> 카탈루냐의 주도(州都) 바르셀로나(Barcelona)<3>
2. 검은 성모자(聖母子) 목조상(木彫像)
몬세라트 수도원의 정식명칭은 베네딕투스 수도회 소속으로 ‘산타마리아 몬세라트 수도원(Santa Maria of Montserrat Abbey)’인데, 치유의 기적을 베푸는 오래된 ‘검은 성모자(聖母子) 목조상(像)’을 모시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목조상은 성 누가(St. Luke)가 조각하고 사도 베드로(St. Peter)가 스페인으로 가져온 것으로 전해지며, 무어(Moor)인이 지배할 당시 동굴 속에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잊어버렸는데 서기 880년, 어느 날 저녁 목동들에게 밝은 빛과 함께 천상의 음악이 들려 빛이 있는 쪽을 따라가 보았더니 동굴 안에 검은 성모자 상(聖母子像)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검은 성모자 상을 뵈러 가는 자비의 문 / 몬세라트 성당 제단 / 성당 내부 모습
목동들은 놀라 만레사(Manresa) 주교님에게 알렸고 주교님은 성모자 상을 옮기려 하였지만, 꼼짝도 하지 않아 성모자 상이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라며 이곳에 작은 성당을 세웠다고 한다.
만레사는 이 근처의 지명으로 이냐시오(Ignatius) 성인이 살던 곳이다. 검은 성모자 상을 알현하려면 성당으로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으로 문이 있는데 이곳으로 들어가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본당 정면의 제단 뒤쪽으로 가는 좁은 통로가 이어진다. 이 통로는 참배객들로 항상 기다란 줄이 늘어서는데 제단 바로 뒤쪽 2층의 작은 방에 검은 성모자 상이 모셔져 있다. 본당에 있는 사람들도 머리를 들어 제단 뒤쪽을 보면 검은 성모님을 알현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에스콜라니아 성가대 / 소년 조각상 / 검은 성모자상 알현(謁見)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검은 성모님은 둥근 유리로 막아놓고 오른쪽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았고, 그곳에 구슬을 들고 있는 성모님의 손이 보이는데 이 구슬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성모님이 계시는 이 작은 방으로 들어가는 문은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잠벌(暫罰)을 사해주는 전대사(全大赦)의 은혜를 내리는 ‘자비(慈悲)의 문’으로 지정해 주신 문이다.
성모자 상을 모신 작은 방으로 오르는 계단 바로 옆에는 성가대 복장의 소년 조각상이 있는데 슬픈 일화(逸話)가 전해진다. 이 근방에 살던 한 소년이 큰 병을 앓고 있었는데 소년은 이곳 성당의 에스콜라니아(Escolania) 성가대(聖歌隊)에 들어가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한다. 소년의 사연을 알게 된 수도원에서는 단 하루지만 에스콜라니아 성가대원이 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고 소년은 그토록 원하던 성가대 단복을 입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안타깝게도 얼마 뒤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소년의 부모는 아들의 소원을 이루어 준 성당과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에 에스콜라니아 성가대 단복을 입은 아들의 조각상을 만들어 수도원에 기증했다고 하는데 검은 성모자 상을 뵈러 가는 바로 아래 입구에 설치되어 있다.
예수님과 12 사도(성당입구) / 성당 입구 / 성당은 미사 중
빈 소년합창단,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과 더불어 세계 3대 소년합창단으로 꼽히는 에스콜라니아 소년합창단은 이곳을 방문하는 순례객들과 관광객들을 위하여 무료로 매일 오후 1시에 2곡을 부른다고 하는데 한 곡은 하느님께, 또 한 곡은 이곳을 방문하는 순례자들을 위하여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에스콜라니아 성가대는 이곳에서만 노래를 부르고 성당 바깥에서는 절대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두 번 부르는 것을 모두 지켜서서 들었는데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하느님 앞에 너무나 부족한 제가 이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은총을 모두 입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