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이들 데리고 용인으로 가는 날입니다. 완도까지는 배로 간 다음 먼 길을 달려 아이들 집에 데려다주고나면 간만에 태균이와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음 주는 강의도 있고 태균이 정기검진도 있고 단 하루도 쉬는 날도 없이 이번 주말까지도 일이 있습니다.
7시 20분 완도행 배편이라 꼭두새벽이라고도 할 수 없는 한 밤중 시간인 2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했습니다. 준비라는 것은 주로 미뤄져왔던 집안정리가 큰 일입니다. 설겆이들에다 버려야 할 음식물 정리까지 이게 늘 마음의 부담이면서도 이런 기회가 와야지 후다닥 끝내는 계기가 됩니다.
큰비는 아니더라도 어제는 종일 비가 부슬부슬대는 수준인데다 며칠 미술수업 중단이 아쉬워 미술과 도예를 3시간이나 하게 했더니 어디가기에도 애매한 시간대가 되어버렸습니다. 하루 잠정 휴업 ㅋ
4시부터 짐싸고 아이들 깨워 샤워시키고 옷갈아 입히고 5시 조금 넘어 제주항을 향해 무사히 출발. 새벽에는 부실부슬이 보슬보슬 정도로 바뀌어져 있기는 하지만 배타고나니 날씨는 해가 반짝입니다. 물론하늘 한켠에는 아직 먹구름이 잔뜩하지만...
오늘도 다함께 차에서 내리지않고 승선하는 혜택은 똑같으나 별도의 객실을 하사받는 특혜는 없습니다. 아직은 몇 번 수준이지만 우리가 탈 때마다 친절하게 해주었던 여자승무원이 없으니 무뚝뚝한 남자승무원은 우리에게 거의 관심조차 없습니다. 하긴 이런 무관심도 편하긴 합니다.
우리가 예약한 2등 객실은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오늘은 시끄러운 가족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적어도 열 명이상은 넘을듯한 대가족 속에 아이들도 있어서 신경이 쓰입니다. 게다가 우리랑 같은 공간에 머무는 부부 중 여자가 통화를 하는데 거의 화통삶아먹은 목소리톤인데다가 통화도 어찌나 긴지 통화내용 듣고있자니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스피커폰 통화를 하니 상대방의 소리까지 다 들어야하는 곤혹스러움.
이 여자가 톤을 그토록 높인 것은 남편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인지 남편이 돌아오자 목소리도 대폭 낮추고 통화도 서둘러 끝냅니다. 주변에 다른 사람은 전혀 의식하지 않으면서 남편은 바로 의식하는 이 실리성 ㅋ
그래서 가끔 대중 속으로 들어오게 되면 억울한 생각도 좀 들기는 합니다. 연실 노래를 불러대는 완이, 혼잣말의 달인 준이, 이런 행동들은 분명 타인의 특별한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큰소리로 통화하기나 집단으로 떠들어대는 것들과 비교해 볼 때 똑같은 이목집중 대상인데도 더 백안시되는 측면이 강합니다. 이렇게 사회적 통용성이라는 기준은 실제 행위의 해악정도를 떠나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자기를 절제하고 통제하는 학습은 대중 속으로 들어갈 때 훨씬 더 많이 교육이 되니 회피해서도 안됩니다. 공동구간 내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행위, 큰소리로 전화하는 행위, 코고는 행위 등을 못마땅하게 여길 필요도 없이 사회적 통용성이란 측면에서 우리는 늘 불리할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수없이 조심! 조용! 정숙! 교육에 매진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통용이라는 측면은 어쩔 수 없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합니다. 귀가 따갑더라도 사람의 말이라는 것과 말이 아닌 소음적 반복발성은 조용하더라도 사회적 수용에 현격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태균이 데리고 대중 속으로 들어가 본 숱한 경험 속에 이런 측면까지 우리가 감수해야 되는 건 우리만의 또다른 과제이기도 합니다.
집에 가는 길도 여행처럼... 즐거움을 창출해내며 아름다운 바닷길을 싫컷 즐겼습니다.
첫댓글 아, 여긴 화창한데 성산 쪽은 비가 부슬거렸군요. 바다 위는 쾌청해서 다행입니다. 수면도 부족하실텐데, 일정을 잘 마치시길, 또 일주일간의 육지 일정도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