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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업데이트와 공급망 관련해서 보충설명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현 상황을 쭉 정리해놓은 기사입니다.
https://www.ytn.co.kr/_ln/0104_202208131646056741
//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러한 상태에서 중국이 우리보고 칩4 여기에 들어가지 마라고 하는 것은 일국의 산업 정책, 발전 정책을 다른 나라가 간섭하는 형태가 돼버리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나오면 이건 어렵고.
그래서 이번에 박진 장관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중국이 이 얘기에 대해서는 한국이 결정 잘하겠다고 하니까 지켜보겠다, 일단 이랬단 말이죠. 아직 형성이 안 돼 있는 이 어떤 규범도 안 돼 있는 이걸 가지고 지나치게 한국을 압박하면 오히려 자신들 반도체 수급에 마이너스가 올 뿐만 아니라 이 4개. 한국 빼고 미국, 일본, 대만은 다 중국에 적대적입니다. 협력의 가능성이 한국보다 훨씬 나쁘거든요. 그러니까 한국과 오히려 가깝게 가는 게 더 좋겠다라고 약간 방향을 선회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 그럴 리는 없고요. 일단은 지금 그걸 지켜보는 것 아닌가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
// 그러니까 충분히 조정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중국도 지켜보자 하는 쪽으로, 너무 한국을 자극하지 않고, 이건 입장이 다른 때하고는 다른 거죠. 이 분야에 관해서는. //
// 칩4도 마찬가지고 이제 규범을 짜서 앞으로 1년 또는 1년 반 이상이 걸릴 일들이란 말이죠. 이걸 미리부터 이렇게 여기에 대해서 한국을 강력하게 압박을 하게 되면 이거는 오히려 더 불리하게, 자신들한테 전략적으로 작용할 수가 있어 //
네. 확실히 중국은 사드에 대해서는 뒷통수를 쳐왔지만 칩4에 대해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국 뭔가 조치를 취해올거라는 점에서 외교부는 가만히 쉬고 있으면 안됩니다.
의외로 중국의 기의는 늘 일관되어왔습니다. 그저 기표를 사납게 만들거나 좋아보이게 만들었던 차이가 있었을 뿐이죠.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칩4에 대한 친절한 한마디 들어볼까요.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회담에서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 것’ 등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 중 중국이 생각하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항은 무엇인가. 각각의 요구가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왕이 국무위원이 제기한 5가지 응당 해야 할 것의 의미는 매우 분명하다. (중략) 세 번째 글로벌 공급망은 깊이 교직돼 있고 떼려야 뗄 수 없다. 양국은 시장 규칙과 공통의 이익에서 출발해 힘을 합쳐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 발전을 수호해야 한다. 어떤 인위적인 공급망 단절과 디커플링 시도도 거절해야 한다. 다른 한쪽을 겨냥해 소그룹을 만들거나 참여하는 것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
반면에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작년에 구상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The fact that most advanced technology links in the semiconductor supply chain are concentrated among countries that are U.S. allies and partners creates an opportunity to forge a cooperative, multilateral approach to semiconductor-related issues. These countries share many of the same concerns, including supply chain vulnerabilities, the importance of technological leadership, and countering China’s aspirations.
반도체 공급망속에서 가장 발전된 기술과 연관된 국가들은 대개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인 국가들이라는 점이 반도체 이슈들에 관련되어있는 다자적 접근과 협력을 다지는 기회를 (* 미국에게) 주고있다. 이 국가들은 공급망의 취약함, 기술적 리더쉽의 필요성, 중국의 야망에 맞딱뜨리고 있다는 점 등 많은 우려들을 공유하고 있다.
While industrial supply chains and investment are almost exclusively the purview of the private sector in the United States, the same is not true for Japan, South Korea, and Taiwan who have a long history of industrial coordination between the government and the private sector. As such, direct U.S. government involvement in coordinating efforts to build industrial partnerships between U.S. business and industrial partners in Japan, Taiwan, and South Korea is critical.
미합중국에서 산업 공급망과 투자는 거의 독점적으로 민간영역(* 시장)의 관할인 반면에 정부와 민간영역의 협동해 온 오랜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 남한, 대만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미국의 사업체들과 일본, 대만, 한국의 산업 파트너들간에 산업적 파트너쉽을 구축하기 위한 조정 노력에는 직접적인 미합중국 정부의 관여가 결정적이다(* 필수불가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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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소식은 우리가 다루는 주제와 상관없어 보이지만 눈에 띄어서 올려봅니다. 중국 기관지 환구시보의 영어판 글로벌타임즈.
https://www.globaltimes.cn/page/202208/1272868.shtml
내용은 딱히 인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일러스트 하나가 결정적입니다.
자국의 영토들을 쌀알로 표현하고 있으며, "단 한톨도 버려둘 수 없다"는 멘트가 쓰여져 있습니다. 뭐, UN헌장의 원칙을 돌이켜보면 당연한 소리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문제는 일러스트의 상단과 우하단에 있습니다.
일단 일러스트의 상단. CHINA에서 "I"가 대만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쌀알로 표현되어있습니다. "단 한톨도 버려둘 수 없다"가 적용됩니다.
일러스트의 우하단. 뭔가 점 같은것들이 역시 쌀알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냥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이 남중국해 해상의 암초위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인공섬들과 제1 도련선을 점선으로 그어놓은 겁니다.
그리고 이미 수도없이 중국이 반복해서 말해오고 행동해왔듯이 제1 도련선은 중국의 핵심전략이익 사항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핵심이익사항에 대해서 한국에게 요구하는 바는 이미 어제 살펴보았습니다.
4) 평등과 존중을 견지하여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5) 다자주의를 견지하여 UN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견지해야 합니다.
"얼핏 중국은 모든 외교 사안에 주권 존중, 내정불간섭 원칙을 적용하는 것 같지만 편의주의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간섭과 불간섭의 기준은 중국이 규정한 <<<‘핵심 이익’>>>이냐 아니냐다."
'우리 중국이 원하는건 핵심전략이익의 쟁취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한국은 우리의 이러한 행동에 제약을 가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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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공급망 - 보충
어제 적다보니 빼먹은 부분이 있어 오늘 보충하려고 합니다. 내용은 2022년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칩4 동맹' 관련 내용입니다. 이 내용과 2021년 6월 바이든 행정부가 100일동안 작성하였던 공급망 관련 보고서(얹그제와 어제에 걸쳐 보여드렸던 그거)를 같이 놓고 보겠습니다. 군말없이 바로 본문부터 들어가겠습니다.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01846
// 한국과 미국의 과학자, 연구자, 기술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수준임을 충분히 인식하는 가운데, 양 정상은 이러한 비교 우위를 활용하여 첨단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인공지능, 양자기술, 바이오기술, 바이오제조, 자율 로봇을 포함한 핵심·신흥 기술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public and private cooperation)을 강화하기로 합의(agree)하였다. 나아가, 양 정상은 이러한 분야들에서의 전문인력 간 인적 교류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재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양 정상은 투자 촉진과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양국 간 이 같은 핵심(critical)·신흥 기술 관련 파트너십 증진하도록 협력하기로 합의(agree)하였다. //
// 안전하고 지속가능하며 회복력 있는(resilient) 글로벌 공급망은 이러한 노력의 기반이다. 미국 주도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resilient) 정상회의로 촉진되는 국가 간 협력과 다가오는 각료급 회의에서의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양 정상은 공급망 생태계 내 당면한 도전과 장기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agree)하였다. 양 정상은 잠재적 공급망 교란의 탐지와 대응을 위한 조기경보시스템 관련 협력과 핵심광물 공급 및 제련에 관한 협력을 포함하여, 글로벌 공급망의 회복력(resilient)과 다양성(diversity)을 강화하기로 합의(agree)하였다. 양 정상은 또한 반도체, 배터리, 핵심광물 등 주요 품목의 회복력(resilient) 있는 공급망 촉진을 논의하기 위해 정례적인 장관급 공급망ㆍ산업대화를 설치하기로 합의(agree)하였다. 양 정상은 또한 선진기술의 사용이 우리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침해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기술 관련 해외 투자심사 및 수출통제 당국 간 협력을 제고하기로 합의(agree)하였다. //
저는 예전 글에서 이 2022년 5월 21일 윤석열-바이든 한미 정상회담의 성격은 "과거 행적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할지 그 기조를 확인하는 자리"일 수 밖에 없으며 "이 지점으로 인해 많은 문장들이 '합의했다'기 보다는 '앞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제약조건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https://cafe.daum.net/shogun/OCbn/457
그러므로 일단 제가 인용한 문장들에서 "합의하였다(agree)"는 표현이 많이 쓰였습니다. 합의하였다. 왠지 모르게 신경쓰입니다. agree라는 동사의 뜻은 'to have the same opinion, or to approve of someone else’s ideas and opinions:'입니다. 같은 의견을 가지거나 누군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에 승인한다는 말로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도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둘 다 이러한 문장들에 대해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일단 우리가 여태까지 봤던 '100일 보고서'를 돌이켜보면 알 수 있듯이 그 보고서에 나왔던 단어, 표현, 내용이 그대로 옮겨져 있습니다(파란색 강조표시들). 심지어 미국은 그동안 민간이 공급망 문제를 주도해왔으나 이제는 미합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관리하겠다는 핵심 포인트까지 나왔습니다(빨간색 강조표시들). 우리나라는 워낙 관이 민간영역에 깊숙히 관여하다보니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나 미국에서는 정말 이례적인 밀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겁니다(그래서 바이든이 사회주의자라는 흰소리들도 많이 나오겠지요).
pp.72
While industrial supply chains and investment are almost exclusively the purview of the private sector in the United States, the same is not true for Japan, South Korea, and Taiwan who have a long history of industrial coordination between the government and the private sector. As such, direct U.S. government involvement in coordinating efforts to build industrial partnerships between U.S. business and industrial partners in Japan, Taiwan, and South Korea is critical.
미합중국에서 산업 공급망과 투자는 거의 독점적으로 민간영역(* 시장)의 관할인 반면에 정부와 민간영역의 협동해 온 오랜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 남한, 대만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미국의 사업체들과 일본, 대만, 한국의 산업 파트너들간에 산업적 파트너쉽을 구축하기 위한 조정 노력에는 직접적인 미합중국 정부의 관여가 결정적이다(* 필수불가결하다).
그래서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
윤석열 행정부는 공급망 문제에 대해서, 특히 '칩4 동맹'에 관해서 앞으로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미 작년 6월에 만들어진 구상)에 동의(agree)했습니다.
그러므로 윤석열 행정부가 박진 외교부장관을 통해 2022년 8월 9일에 왕이 국무위원 및 외교부장에게 전달한 사항들 중에 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동의한 사항들과 상충되는게 없는지 살펴보고 싶습니다. 특히 왕이 부장의 인지도식속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의 말들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여부도 점검해볼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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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대학원에서의 논문심사를 "디펜스 한다"고 표현합니다. 사실 저는 대학원에 가본적이 없어서 당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마치 그것처럼 왕이 부장의 인지도식을 활용해 박진 외교부장관 본인이 한 말들을 재료로 박진 외교부장관을 오펜스 해볼 겁니다. 오펜스의 목적은 한국을 상대로 중국의 국익을 쟁취하기 위해서 박진 장관의 입을 통해 중국의 이익을 주장하게 만드는 겁니다.
** 그런데 이러한 접근방식은 필자인 제가 왕이 부장의 인지도식을 정확히 파악해야 유의미합니다. 즉, 제가 왕이 부장의 인지도식을 잘못 파악한게 보인다면 이 글은 그냥 bullshit에 불과합니다.
박진 - 공동회담 발언.
국제사회는 지금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판데믹, 기후위기,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말이 끝나고 통역할 떄 잠시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틀었음). 경제적 측면에서도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클린 에너지로의 변환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간 밀접한 경제관계를 발전시켜온 한중양국은 한중FTA 서비스투자 협상타결, 디지털 경제 동반자 협정 가입, RCEP의 관세 및 원산지 이점 활용 그리고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을 통해서 새로운 도전들을 함께 극복해나가야 합니다.
// 이러한 맥락에서 양국 외교부가 함께 실천할 구체적인 방안을 담은 ‘한중관계 미래 발전을 위한 공동행동 계획’을 제안했고, 중국도 이를 추진키로 동의했습니다. 또한 양국간 외교안보분야의 전략적 소통을 위해서 2+2외교국방 차관급 대화를 연내 개최하기로 하였습니다. 양측은 또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기로 하였고,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후속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하였습니다. //
왕이 - 오펜스.
** 왕이 혹은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실제로 발언한 표현들은 강조표시.
<인지도식>
원인 : 중국의 매우 일관된 입장은 아국의 중대전략이익을 달성하면서도 타국의 간섭을 받지 않는 것(UN헌장 원칙들은 우리에게도 유용한 재료다)이다. 한국은 아국의 중대전략이익을 달성하는데 중요한 나라이나, 미국이 한국에 어프로치 함으로써 한중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솔루션 : 그러므로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아국의 중대전략이익을 달성하려면 한국과 미국의 연관관계(ties)를 침식 내지 차단해야한다.
<오펜스> 공자님이 삼십이립(* 三十而立 四十不惑. 서른이면 스스로 입신하고 마흔이면 미혹됨 없이 정도로 나아가라. 공자가 자신의 삶을 회고한 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비바람에 시련을 겪어온 중한관계는 당연히 더 성숙하고 더 자주적이고 더 견고해져야합니다. 그런데 장관님은 이 비바람이 어디에서 왔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 비바람이 실제 태풍마냥 인도-태평양으로부터 왔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해 중대 관심사항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UN헌장의 국가와 주권에 대한 원칙에 의거하여 이 관심사항들을 추구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나라들은 내정간섭 금지 원칙(Nonintervention)을 어기면서까지 중국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이 비바람은 바로 이러한 중국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결코 중국이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중국이 원하는 것은 다른 모든 국가들이 주권평등원칙(Westphalian sovereignty)에 의거하여 그렇게 하고 있듯이 아국의 중대 관심사항들을 추구하는 것뿐입니다. 모든 나라는 평등과 존중을 견지하여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제 말이 틀렸거나 유별납니까?
그런데 어떤 국가들은 중국의 정당한 주권 행사에 대하여 온갖 방법으로 내정에 간섭(intervention)하여 여러가지 사건들을 일으켜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불안정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국도 주권국가로서 정당한 대응조치들을 취해왔던 겁니다. THAAD 문제와 요소수 사태에 대해서도 중국은 결코 한국을 해하거나 간섭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중국은 그저 우리의 중대 관심사항을 추구하고자 했을 뿐입니다.
사실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중국과 한국은 유일하게 30년간 잘 해오지 않았습니까? 역사와 실체는 모두 중한양국은 언제나 안위를 같이하는 동반자, 언제나 서로가 필요로 하는 동반자라는 것을 증명해주었습니다. 30년간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지지하며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습니다. 이는 양국과 양국 국민을 위하여 중요한 이익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이 역내에 매우 안정적인 역량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한국이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일해나가길 바랍니다.
오늘 박진 장관님의 주요한 의제가 공급망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말인데 공급망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리죠. 우리 중국과 한국만큼은 대화을 견지하여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해야 합니다. 세계화가 맞바람에 직면해왔고 특정 국가들이 경제문제에 대해 정치화되어와 무역을 도구로 이용해왔고 여러 규범들을 무기화하여 글로벌 산업과 공급망에 불안정성을 야기시켜왔어요. 글로벌 자유무역체계의 수혜자이자 기여자로써 중국과 한국은 시장질서를 저해하는 그러한 행태를 함께 거부해야합니다.
*** 이 단락은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중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시 나오지 않았던 부분임.
박진 장관님께서 아주 좋은 말씀해주셨더군요. 화이부동(和而不同)말입니다. 우리 양국은 다른 소인배들마냥 동이불화(同而不和)하지 않고, 앞으로도 쭉 군자답게 사귀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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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포인트를 짚어가면서 정리하는 편이 좋을거 같습니다.
1) 지금 세계에서 일어난 불안정성은 중국의 탓이 아니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이 그러하듯이 그저 자국의 이익을 추구했을 뿐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들은 중국에 온갖 불이익을 주려 애쓰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세계적으로 불안정성을 야기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불안정성을 중국의 탓으로 돌리는건 부당한 처사다. --> 이러다보니 서방은 시장질서마저 저해하고 있다.
3) 한중관계는 원래 좋았는데 외부요인에 의해 교란되었을 뿐이다. => 당연히 미국.
4) 그러므로 우리 중국과 한국만큼은 똘똘 뭉쳐서 부당한 것들을 요구하며 혼란을 야기하는 외부에 맞서 함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 "새로운 도전들을 극복",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
특히 잘 보시면 중국은 공급망에 대해서 "수호"하자고 말합니다. 보통 증진이나 공고화같은 능동사가 올 것 같은데 중국은 수동사를 썼습니다. 이 말은 중국은 한국으로 하여금 공급망에 대하여 뭔가를 하는 능동적 입장이 아니라, 뭔가를 하지 않는 방어적 입장을 취하길 원하는 것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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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북핵문제
슬슬 끝이 보여서 좋네요. 북핵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을 했는지 이미 위에서 받아보셨을 한중 외교장관회담 전문을 같이 보시죠.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북핵문제에 대해서 왕이 위원은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기표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박진 장관의 발언들부터 보고나서 왕이 위원의 기의를 파악해내야 합니다.
// 지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없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일관된 원칙에 기초하여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둘 것입니다(* 이때 양손을 왕이를 향해 뻗으며 비언어적 의사소통).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합니다(* 또다시 양손을 왕이를 향해 뻗음). //
// 왕이 위원과는 이번이 세 번째 대면회담입니다. 우호적인 분위기속에서 한중관계, 북핵문제, 지역과 글로벌 이슈를 포함한 양측의 관심사안에 대해서 솔직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저는 양국이 수교 30주년을 맞아서 상호존중에 기반하여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써 국익과 원칙에 따라 화이부동의 정신으로 중국과 실질적인 협력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
// 아울러 그동안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우리입장을 명확히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대화로 복귀하여 진정한 비핵화의 길을 걷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고, 중국도 이에 공감하였습니다. //
음. 두 가지 포인트로 정리할 수 있을듯 합니다. 북한의 비핵화,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
북한의 비핵화.
여태껏 한반도 비핵화인지 북한의 비핵화인지 논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썼고, 바이든 행정부도 한반도 비핵화를 쓰고있고,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를 쓰고 있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쓰나 싶더니 이번에 박진 장관의 말을 보니까 북한의 비핵화를 쓰는거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도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의 차이를 모릅니다. 언뜻 봐서는 북한만 비핵화와 북한과 남한 모두 비핵화로 읽힙니다. 하지만 거기에 어떤 기의들이 담겨져 있는지는 모르지요.
그러므로 북한의 비핵화 단락은 한국-중국-미국의 용례를 보며 비교해보는 수밖에 없을듯 합니다.
또다시 2022년 한일 정상회담.
President Yoon and President Biden reiterate their common goal of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and agree to further strengthen the airtight coordination to this end. The two Presidents share the view that the DPRK’s nuclear program presents a grave threat not only to peace and 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but also the rest of Asia and the world.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빈틈없는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한반도 뿐만 아니라 여타 아시아 지역 및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하였다.
일단 영문을 보니 reiterate입니다. 즉 예전에 이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발화되었던 적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발언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이건 이전 정부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말해왔듯이,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말했다(목표로 한다)는 의미로 쓰인겁니다.
하지만 이미 제가 말했듯이 윤석열 정부는 집권때부터 북한의 비핵화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https://www.voakorea.com/a/6565005.html
//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아시아와 전세계 평화와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심지어 박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일관된 원칙이라고까지 아예 못을 박았습니다.
"지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없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일관된 원칙에 기초하여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둘 것입니다"
이번엔 중국차례입니다.
중국이 과거에 북한의 비핵화를 썼는지 아니면 한반도 비핵화를 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최근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http://www.snkpress.kr/news/articleView.html?idxno=592
// 싱하이밍 대사는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중국의 한번도의 비핵화, 평화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원칙은 확고부동하다며 “어느 측이든 핵을 가진 것을 우리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확실합니다.”라고 밝혔다.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아예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https://www.voakorea.com/a/6606579.html
// 중국은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포착된 데 대해 “한반도 비핵화가 공동이익”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북한 핵실험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중국은 관련 각측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동하는데 진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한 자오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
자오리젠 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표현은 또 색다릅니다.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익이긴한데 공동이익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공동"이 누구인지는 명확해보이진 않지만, 매우 일관되게 자국의 중대이익을 추구하는 중국이 공동이익이라는 표현을 쓰니 이색적입니다.
다음은 미국을 보겠습니다. 미국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인지 한반도의 비핵화인지 왔다갔다 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일단 바이든 행정부는 위에서 보셨듯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쓰고 있었으니 트럼프와 오바마까지만 체크해보겠습니다.
일단 오바마때는 북한의 비핵화였습니다.
The United States and Republic of Korea remain fully committed to continuing our close cooperation on the full range of issues related to North Korea toward our common goal, which is shared b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of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in a peaceful manner.
// Both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are determined to achieve the peaceful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and are working with other Six-Party Talks partners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insist that North Korea adheres to its international obligations and commitments. //
그러다가 트럼프때부터 한반도의 비핵화로 바뀌었습니다.
// President Trump and President Moon pledged to continue to coordinate closely to achieve our shared goal of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 a peaceful manner. //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하면... 딱히 없습니다. 왜냐하면 역시 그 둘의 차이를 모르니까요.
다만, 현재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로 주파수를 맞추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이것밖에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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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진 장관이 북핵문제에 대해서 건설적 역할을 당부한다는 부분입니다.
이거에 대해선 온갖 왈가왈부가 많을 겁니다. 그리고 저도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합니다. 쓰다보면 결국 "중국이 북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거냐, 말거냐"를 논하면서 예언자 노릇이나 해버릴거 같아서 말입니다.
그래서 전 제가 아는 것들만 나열하고 이 부분을 끝낼 겁니다.
1) 중국의 일관된 입장은 단 하나다. 자국의 중대이익을 추구하면서 타국의 간섭을 받지 않는 것.
2) 중국은 언제나 늘 자국의 중대이익이 달성된다고 판단하는 방향대로 북핵문제를 다루어 나갈 것이다. 그게 건설적인 방향이든 파괴적인 방향이든 상관없이.
3) 중국과 미국과 전 문재인 정권이 북핵문제에 대해 발화한 기표가 "한반도의 비핵화"로 일치했던건 흥미로워 보인다.
4) 그러나 현재는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로 주파수가 일치하는 반면, 윤석열 정권은 "북한의 비핵화"로 어긋나있다.
5) 이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뭘 원하는지 알아야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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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Leftovers
이것만 하면 끝입니다. 뭔가 빼먹은게 있어서 보충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요...
자잘한 것들을 주워모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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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측 통역사의 발음문제
https://www.youtube.com/watch?v=BO4o7EHc01o
한번 왕이측 발언차례때 중국측 통역사의 발음을 들어보시면 매우 어눌합니다. 보통 이런 중요한 외교자리에는, 특히 기표가 매우 중요한 자리에는 발음도 신경쓸거 같은데 너무 안좋습니다.
저는 제가 몇일간 둘러본 왕이 부장의 기의들을 고려해볼때, 일부러 그런 통역사를 배석시키지 않았나하는 의심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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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추지? 주지?
방금 적었던 중국측 통역사의 발음으로 인한 문제인데 함께 보시겠습니다. (* 왕이 부장 발언)
// 저는 장관님과 함께 양국정상 통화할 때 이룩한 중요한 합의에 따라서, 중한관계가 이미 확정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방향에 따라서 계속해서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진전-발전 할 수 있도록 추지(* 발음문제로 인해 여러 가능성있음)하고자 합니다. //
표시해놓은 "추지"가 "추지"인지 "주지"인지 영 모르겠습니다.
1. ‘주지’이나 “추지”로 발음 : "주지"라면 '여러사람이 두루 앎'을 의미합니다. 문장이라 같이 읽어보면 별 거 아닌듯 합니다.
2. ‘추진’이나 “추지”로 발음 : "추진"이라면 ' 어떤 목적을 위해서 일을 밀고 나아가다'를 의미합니다. "일을"이라는 목적어가 빠진듯해서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3. 말 그대로 "추지" : "추지"의 뜻은 '미루어 생각하여 앎 혹은 좁은 식견으로 큰 도리를 관찰한다는 비유'입니다. 예의를 차리는 는 자리니까 왕이 부장이 자기자신을 낮춘듯한 뉘앙스가 됩니다. 하지만 지금 적으면서 왕이 부장의 기의들을 돌아보니 그냥 "주지"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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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금 당장은 끝난거 같습니다. 보충할게 없다면 이대로가 끝입니다.
생각보다 오래걸렸지만 여태껏 썼던 것들이 제대로 된 글인지 그냥 헛소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그냥 헛소리라고 전제하시는게 나을거 같습니다.
딱히 또다른 일이 없다면 당분간은 사일런트헌터3와 IMINT 연재를 이어나가고, 가끔씩 잡다한 글을 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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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약만 보면 진짜 중국은 자기들 하고싶은 것만 하는 느낌이....
사실 모든 국가들이 할 수만 있었으면 모두 자기의 이익을 취하려 합니다. 이걸 유식해보이게 '현실주의 세계관'이라고 부를 뿐입니다.
다만 다른 국가들은 규범, 국제법, 관습법, 합의 등으로 부르고 있는 현존 질서(status quo)를 준수하려는 반면에, 중국은 그 질서를 왜곡 및 수정(revisionist)하려는데서 차이를 보이는 셈입니다. 이때 중국이 쓰는 수법이 바로 요즘 자주 들리는 회색지대전략(Gray Zone Strategy)이구요.
@cjs5x5 당연히 국익 추구이긴한데 예네들은 내로남불이 유럽능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