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김윤근 경주문화원장이 취임했다. 5월28일 경주문화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4년의 임기를 시작한 김윤근(73) 신임원장은 “문화원과 박물관과 도서관을 중심으로 모인 인연이 삶에 가치 있는 보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시민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헌신적으로 남은 삶을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 | | ▲ 임기동안 해 나갈 일들을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김윤근 원장 |
신임 김 원장은 문화원장으로서의 몇 가지 포부를 밝혔다. 첫째 경주에서 발굴된 문화재를 제자리로 가져다 놓고, 둘째 지역문화예술단체를 결집시켜 더 나은 문화발전에 기여하며 바람직한 경주축제를 연구하고, 셋째 경주 명인을 선정해 그 예술성과 창의성을 크게 알리고 생산공예품이 제대로 평가받아 생활 속 문화가 되도록 노력하며, 마지막으로 경주 문화발전에 중심역할을 했던 고마운 분들의 자취를 기리고 본받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먼저 김 원장은 “경주 문화재 중에는 우리나라가 약하고 가난할 때 해외로 빠져 나간 것도 많지만 경주가 힘이 없어 서울이나 대학박물관으로 빠져 나간 것도 상당하다. 경주에서 발굴했거나 있던 많은 문화재들이 현재 서울에 있다. 문화재는 제 위치에 있어야 빛이 난다. 앞으로 남산연구소, 신라문화동인회, 경주학연구원 등 전문가들과 함께 문화원 내에 경주 문화재를 제자리에 모시기 위한 추진체를 만들 계획이다. 이번에 이사를 모집할 때도 이러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제 연구개발에 대해서는 “경주의 대표적인 축제인 신라문화제, 술과 떡축제가 실패했다. 이는 공무원들이 판을 다 짜니까 잘 안 되는 것이다. 축제에 대한 아이디어나 예술성, 재미는 전문가들이 하자는 대로 하고, 공무원들은 행정적인 애로사항을 풀어줘야 한다. 현재 경주축제는 90%가 보여주고 전시해놓는 식이다. 국내에서 성공하는 축제들은 참여축제다. 춤추고 마시고 놀고 이런 참여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러기 위해서 문화원에 축제연구회를 만들어서 전문가들을 전문위원으로 모시고 원초적인 연구를 해보겠다. 시청 공무원들이 행정서류로 바쁘게 형식적으로 짜내는 것이 아니라 예술문화인들이 전문적으로 연구해서 우리 경주에 어울리는 축제를 시에 제안하겠다. 또한 모두 함께즐기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경주문화 예술인들이 화합하는 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문화원이 중심이 돼 경주예총 산하 8개 단체, 신라문화동인회, 경주학연구원, 신라문화원 등 모두 모여 큰 잔치를 벌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경주에는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이 많은데, 조례를 만들어 경주시에서 장인을 임명하는 것이다. 집에 장인인증 명패를 걸고, (시민들은 장인이 만든) 물건을 구매해주며 사기를 북돋아주는 것이다. 집에서도 플라스틱 컵이나 수입품이 아니라 경주에서 생산한 도자기를 손님상에 올리는 것이다. 우리 장인들이 만든 걸 소비시켜주는 생활에 녹아들어가는 이런 행사를 해보면 어떻겠는가. 지금은 각자 열심히 하지만 도자기축제라고 해봐야 전국적인 분위기가 안 난다. 문경막사발축제 가보면 판매고도 굉장히 높다”
그리고 “순수하게 제야에서 역사문화의 발전을 위해 일생동안 헌신적으로 활동했던 분들이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겠다. ‘이 시대에 열심히 살고 떠나면 언젠가 후배들이 이렇게 나를 칭송하고 빛내주는 구나’하는 이런 게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이취임식에서도 최햇빛 할아버지 기림공연을 행사 중심에 뒀다”고 역설했다.
김 원장은 “윤경렬, 김만술 선생 등은 일생동안 헐벗고 고생하면서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노력하다가 떠났지만 지금은 안 챙겨주고 없다. 앞으로 체계적으로 시에 건의도 하고 예산지원도 받아서 문화인들의 자취를 기리는 행사를 하겠다”고 문화원장으로서의 의욕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경주문화원 신축에 대해서는 “경주는 다른 도시와 다른 천년역사 고도다. 천년왕도 경주의 품격에 걸맞게 짓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밤길도 오래 걷다보면 새벽을 맞이한다’는 최햇빛 할아버지의 말씀처럼 앞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그 새벽이 올 때까지 교육운동, 환경운동, 역사문화운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