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착공은 연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케이블카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했으면 보다 빨리 진행돼야 한다. 지금부터 시작하더라도 2016년 3월 착공에 들어가 2018년 1월께 시험운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좀 더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계획에 따르면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앞서 2017년 말까지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설악산 끝청봉에 이르는 3.5㎞ 구간에 45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그러나 국립공원관리위원회의 심의 절차 등이 남아있어 해묵은 케이블카 논쟁, 즉 환경이냐 개발이냐의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28개 국립공원에 36개의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고 캐나다와 호주도 유명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놓았다. 이들 나라가 우리보다 환경의식이 낮아 케이블카를 설치했겠는가. 오히려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등산객들이 기존 등산로 대신 케이블카를 이용하게 돼 환경 피해를 줄일 수 있고, 관광객을 더 많이 끌어들여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적어도 2018평창동계올림픽 1년 전인 프레올림픽 때 전 세계인에게 선보여야 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9일 개막된다. 개최일 훨씬 전 운행이 돼야 설악산의 진면목을 세계인에게 보여줄 수 있다. 우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세계에 내놓을 만한 배후지의 관광 인프라 구축에는 손을 놓고 있다. 설악산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상징할 만한 명산이며 스위스의 절경이라 불리는 필라투스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산악관광의 중심이다. 사람이 존재하고 잘 이용해야만 환경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대부분의 유럽과 선진국들은 이런 관점에서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이용해 산악관광을 제대로 정착시켜 관광수입을 극대화하고 있고, 국가와 지역 브랜드를 키워 나가고 있다.
여기에다 지금 설악권 경기는 매우 침체되어 있다. 오색 케이블카는 설악산 정상을 걸어서 올라가지 못하는 어린이나 장애인 및 실버세대에게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그 수요는 상당하리라 본다.
설악산에는 이미 설악동에서 권금성에 오르는 케이블카가 1970년에 설치돼 운행 중이지만 신설될 케이블카는 훨씬 길고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중청봉-소청봉은 물론 장엄한 서북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차원이 다르다. 문체부는 서울 남산에도 곤돌라형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지리산, 한라산, 소백산, 북한산 등 국립공원 명산(名山)들에 케이블카를 놓자는 움직임이 지방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다.
찬반 양론 모두 일리 있지만 선진국의 사례에서 무엇이 합리적인 접근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 덕유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한 이후 국립공원에 신설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환경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가 조기에 착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